이 글을 읽는 당신은 지난달 31일 어디에 있었나? 그동안은 할로윈 데이마다 이태원과 홍대 등의 번화가에서 축제를 즐겼을 것이다. 이번 2020년의 할로윈 데이의 번화가는 이전과 달라야 했지만 결국 똑같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 19)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유지되고 있던 만큼 31일의 이태원에 전국적인 관심이 쏠렸다. 할로윈 전날과 당일에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해가 저물기도 전 이태원에서는 거리두기가 실종됐다. 사람들은 술을 마시며 테라스에서 분장을 받는다. 물론 마스크는 없었다
병사의 수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만약 전투에 부적합한 인원이 발생한다면 그 사람을 돌보기 위해 또 다른 전투 병력이 소모돼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제대로 된 군 생활이 힘들 정도로 문제가 있는 사람은 군에 적합하지 않다. 그렇기에 병역의 의무 수행이 힘든 사람은 보통 보충역이나 전시근로역 등의 판정을 받아 의무를 대체 혹은 면제받는다.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에 구멍이 나기 시작했다. 지속적인 저출산으로 인해 입영 대상자가 감소하면서 복무 대상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1990년대까지는 단순하게 병역 수를
지난해 ‘조국 사태’부터 이번해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하 ‘인국공 논란’)과 ‘공공의대’ 논란에 이르기까지,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가장 화두가 됐던 단어를 꼽자면 단연 ‘청년’과 ‘공정’일 것이다. 지난 여러 사안들을 두고 정부·여당을 비판하는데 누구보다 가장 앞장섰던 이들은 청년층 그중에서도 특히 대학생 계층이었고, 이들의 주된 논리였던 공정 논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공정 담론’이었다.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의 공정 담론이 모든 청년들에게 공정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오직 상위권
이번 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19(이하 코로나 19)는 기자 활동을 하는 것에 큰 타격을 안겨 줬다.지난 학기 학사 운영은 코로나 19 확산에 대해 신속한 반응을 보이지 못했다. 개강부터 수업 및 시험 진행 그리고 학교 행사까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개강 연기에 이어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우리 학교는 재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것에 있어 운영 방안이나 플랫폼 구축 등에 있어 미숙했다. 학생회를 포함한 모든 학우는 다소 늦는 학교의 공지에 불만이 가득했다.이번 학기 개강일까지도 코로나 19의 확산
테스 형이 유명해 진 김에 그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소크라테스는 왜 글을 쓰지 않았을까. 플라톤의 저술 『파이드로스』에서 그는 문자가 사람들을 기억하는 데 무관심하게 만들고 스스로 기억을 떠올리는 노력도 하지 않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지적으로 그가 글을 쓰지 않았던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책이 널리 보급되면서 암기력은 상당히 떨어졌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선비들은 수백 편의 시를 외웠다고 하는데 지금 현대인들은 자주 노래방을 가지만 수백 편의 노래가사를 외우지는 못한다. 그러나 문자의 시대는 사람들에게 오래된 지
지난달 21일 KBO 신인드래프트가 진행됐다. 총 1백 명의 선수가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이 중 대졸 선수는 19명에 불과했다. 과거에 비해 하락한 대학야구의 위상을 보여준다. 이에 대학야구를 살리기 위한 대책들이 시행되고 있다. 바로 고졸 선수의 육성 선수 입단제한과 대졸 선수 의무지명 조약이다. 전자를 통해 대학 리그에 좋은 선수를 유입시킬 수 있고 후자를 통해 대학야구가 발전될 때까지 보호받으며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각 정책이 조화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야구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면에도 적용되는 논리다.그런
나는 함초롬바탕체를 싫어한다. 어린 시절, 함초롬이라는 친구(?)가 나에게 했던 거짓말과 질투 어린 행동들이 떠올라서다. 이유가 아주 유치하게 느껴지겠지만, 그로 인한 영향은 더 유치하다. 예를 들면, 학생들에게 과제를 낼 때, 그 어떤 폰트도 좋으니(심지어 궁서체도 괜찮으니) 함초롬바탕체로 작성하는 것만은 안된다는 기준을 제시한다.물론 동명의 한 인간에 대한 배신감이 고작 글씨체에 대한 화풀이로 발현된 이 시트콤 같은 결과에는 수많은 변수가 동반된다. 늘 텍스트를 읽고 써야 하는 직업의 영향이 가장 클 것이고, 어쩌면 함초롬바탕체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많은 신입생이 학교생활을 하지 못하고 집에 머물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회 활동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과정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학보사 활동을 통해 사람들을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취재를 위해 교수님께 전화를 걸며 사회생활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교수님께 처음 전화했을 때 몇 번 신호가 가더니 음성 메시지를 남겨달라는 말이 왔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전화를 걸었다. 6번 정도 전화를 걸었을 때 겨우 교수님과 연결될 수 있었다.“제가 바빠서 전화를 계속
필자는 ‘작은 정치판’ 속의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초중고 12년 간 반장과 조장을 도맡아 했으니 ‘학교’라는 사회 속의 정치인인 셈이다. 하지만 ‘지난 12년간 어떤 정치인이었는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면 필자는 ‘독재자’라고 불릴지도 모른다. 절대권력을 가졌다거나 만행을 저질렀다는 뜻은 아니다. 조직원들의 말을 경청하긴 했지만 모든 일을 도맡아 하며 버스 기사를 자처했다. 어리석지만 조직원들을 믿고 기다리기보다 혼자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편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것이 ‘독재자’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그렇다 보니 어
다시 “표현의 자유”가 화두다. 북미 사회에서 나타나는 인종주의적 의도가 없이 ‘순수하게’ 재미로서의 패러디를 위해 행한 블랙페이스(blackface)는 그 자유가 보호받아야 할 표현인가? 혹은 오직 작품 속 세계(universe)에 존재하는 한 인물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라면, 그것이 보여주는 특정 집단에 대한 부정적 묘사도 예술적 표현으로서 그 자유를 보장 받아야 하는가? 아마도 최근 한 달 사이에 세간을 달군 두 가지 논쟁을 질문으로 만들면 이와 같을 것이다. 두 사건은 시차를 두고 일어났고 논란의 중심군이 되는 사회 집
20여년전 강원도 제4땅굴 부근 휴전선 인근 부대에서 파견 근무를 할 때였다. 근처에는 ‘펀치볼(Punch Bowl)’이라고 알려진 한국전쟁 격전지도 있었다. 북한지역이 눈앞에서 보이는 민간인 통제구역이었지만 야생동물들은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활보하고 다녔다. 밤낮으로 가끔씩 멧돼지가 출몰했고, 특히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면서 언덕의 풀숲에서 스멀스멀 피어올랐던 반딧불이 만들어냈던 환상적인 풍경은 잊을 수가 없다. 그 때 근무지 휴게실에서 우연히 발견했던 책이 한권 있었는데, 월간 말의 오연호 기자가
현대인들은 살아가면서 취미를 한가지씩은 가지고 살아간다. 직장, 다시 말해 직업으로부터 얻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통 취미를 직업으로 삼는 행위, 즉 자신의 직업적 능력과는 다른 것으로 삼는다. 예를 들어,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음악을 취미로 삼고, 음악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이 요리를 취미로 하는 등의 현상을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들 수 있는 의문점은 취미와 직업적 재능이 같을 수만 있다면, 스트레스를 주는 직업이라는 것이 그 자신에 의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자기계발에 있
‘불신의 자발적 유보’라는 용어가 있다. 문학이나 영화 등 허구를 대할 때 독자나 관객이 취하는 태도를 일컫는다. 현실처럼 받아들여 그것에 몰입하고 즐기기 위해, 그 허구가 진실이 아니라고 불신하는 것을 잠시 미루어두는 것을 뜻한다. 만일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를 대할 때, ‘뭐야, 저게 말이 돼?’라고 코웃음을 치면서 고개를 젓고 있으면 그 영화를 온전히 즐기기 어렵다. 반대로, 영화를 감상하는 동안 그 세계관과 캐릭터들을 받아들이면, 캐릭터의 갈등과 위기 극복의 이야기에서 여러 감정과 쾌락을 즐길 수 있게 된다.COVID-19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이 나날이 하락하고 있다. 민주당 인사들의 연이은 성추문 파동과 이에 따른 부적절한 대응이 주된 요인이다. 취임 후 23차례에 걸쳐 부동산 대책을 펼쳤음에도 주택 가격 안정에 실패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잇따른 실책에 4월 총선 당시 50%에 육박하던 민주당 지지율은 30% 초반대까지 급락했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출구전략을 통해 상황을 타파하기로 나섰다. 7월 20일 김태년 원내대표의 연설로 시작된 세종시 이전 정책이다.하지만 해당 정책의 전망은 밝지 않다. 민주당이 세종시 이전 정책과 같
얼마 전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던 친구 녀석이 호들갑을 떨면서 등장했다. 그리고 다짜고짜 “너 연예인 누구누구가 결혼한다는 거 알아?”라며 소식을 전했다. 뜬금없는 소식에 놀라 소문의 출처를 물으니 친구는 “나 페이스북에서 봤는데?”라고 말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 페이스북 게시물의 내용은 거짓이었다. 하지만 그 거짓 게시물에는 몇천 개의 댓글과 몇만 개의 ‘좋아요’가 달려 있었다.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조회 수를 위해 꾸며낸 거짓 정보에 속아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대부분의 사람은 ‘믿고 거르는 페이스북’이라고 지칭하곤 한다.
창간 45주년을 기념하는 창간호였던 636호는 현재 학교와 학우들이 집중해야 할 이슈들에 대해 보도했고 편집권 독립을 다루는 창간 기획까지 창간호에 걸맞은 알찬 기사를 담고 있었다.학보는 그동안 학 내 주요 소식에 대해 발 빠르게 전달했고 그 면모가 이번 호에서는 특히 더 두드러졌다. 전학 대회와 감사위 문제 그리고 최근 새로 생긴 횡단보도 등 어렴풋이 알고는 있으나 자세히 알지 못했던 문제들에 대해 학우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 감사위 문제를 다룬 ‘감사위 구조적 문제 해소를 위해 구조조정 필요해’ 기사
얼마 전 기억에 남는 책 출판 광고 하나를 읽었다. ‘이번 책은 마른 수건에서 한 바가지 물을 짜낸 결과물입니다’라고 쓰인 추천사가 그 책을 기억하게 만들었다. 기사를 쓰는 것도 ‘마른 수건에서 물을 짜내는 일’이다. 보도와 학내 기획은 소재 선정부터 취재까지 모두 학교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학내 이슈들은 한정적이어서 소재 찾는 것이 쉽지 않을뿐더러 주변을 수소문해 취재원을 찾는 일은 더욱 만만치 않다. 늘 다양하고 적절한 취재원을 찾아 인터뷰하는 일은 상당한 수고가 필요해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찾기 쉬운 정보를 찾는 것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