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당신은 지난달 31일 어디에 있었나? 그동안은 할로윈 데이마다 이태원과 홍대 등의 번화가에서 축제를 즐겼을 것이다. 이번 2020년의 할로윈 데이의 번화가는 이전과 달라야 했지만 결국 똑같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 19)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유지되고 있던 만큼 31일의 이태원에 전국적인 관심이 쏠렸다. 할로윈 전날과 당일에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해가 저물기도 전 이태원에서는 거리두기가 실종됐다. 

사람들은 술을 마시며 테라스에서 분장을 받는다. 물론 마스크는 없었다. 출입 명단도 제대로 작성했는지 미지수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고 술을 마시며 이태원에서 할로윈을 신나게 즐겼다. 이태원의 할로윈은 악몽이었다. 하필이면 할로윈을 기준으로 확진자가 지난 사흘간 연속 1백 명대를 기록해 사람들의 걱정은 커졌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거리두기 1단계로 낮춘 이후 국내 발생 환자 수가 등락을 거듭하면서 수도권에서 수도권에서 확연한 진정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감소세에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기도 하며 매일의 환자 수를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의 미약한 규제였다. 지난달 23일부터 정부는 서울시 전담 인력 89명을 두고 고중 위험 시설 4만 5백여 개 곳을 대상으로 하루 20여 개의 시설을 돌며 전자출입 명부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할로윈 데이의 악몽이라는 포스터를 만들어 sns에 올리며 경각심을 주기도 했지만 제대로 된 공유가 부족했다. 이는 애초에 시작부터 부실한 대처라고 비난받았다. 정부는 사전에 이태원 상인들에게 강화된 거리두기 및 운영시간 축소의 강경한 대책을 발표했어야 했다. 그러나 전담 인력의 존재를 사람들이 알 수 없었고 전자출입 명부의 제대로 된 시행에 대한 입장은 전무했다. 정부가 할로윈 데이때 단속을 강화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태원에 인파는 넘쳤다. 정부의 확실한 대책이 없었다.  

이것은 정부가 할로윈 데이를 안일하게 여겼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지난달 추석 당시 정부는 귀향길에 대해서 비대면 추석 보내기를 명확히 권장했다. 정부는 성묘의 방문 자제를 밝혔고  벌초 대행 서비스가 있다는 것도 방송으로 알렸다. 또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테이크 아웃만 가능하도록 정책을 시행했다. 한시적으로는 김영란법을 완화해 농축수산물의 선물로 추석인사를 하도록 권유했다. 또한 연휴 기간 중 선별 진료소를 운영해서 확진자의 이동 반경이 넓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추석 기간 동안 수도권 및 지방의 전국적인 코로나 사태를 잘 대비했다.

정부는 할로윈 데이의 이태원 거리를 지켜만 봐야 했을까? 지난 5월 말 이태원에서는 클럽 집단 감염으로 한차례 큰 고통을 받은 적도 있었다. 할로윈 데이는 코로나 감염이 직접적으로 예상이 갔지만 QR코드 명부의 이행만으로 코로나를 막는 것은 부족한 시행이다. 앞으로 다가올 연말 행사들과 신년 행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 행사들을 맞이하기 전 정부는 거리두기를 유지할지 올릴지 국민에게 확실히 알려야 한다. 그리고 애매한 규제가 아닌 명확한 해결책을 모두에게 알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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