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던 친구 녀석이 호들갑을 떨면서 등장했다. 그리고 다짜고짜 “너 연예인 누구누구가 결혼한다는 거 알아?”라며 소식을 전했다. 뜬금없는 소식에 놀라 소문의 출처를 물으니 친구는 “나 페이스북에서 봤는데?”라고 말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 페이스북 게시물의 내용은 거짓이었다. 하지만 그 거짓 게시물에는 몇천 개의 댓글과 몇만 개의 ‘좋아요’가 달려 있었다.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조회 수를 위해 꾸며낸 거짓 정보에 속아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믿고 거르는 페이스북’이라고 지칭하곤 한다. 내 친구처럼 그런 거짓 정보에 속는 사람을 바보라고 놀린다.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는 페이스북만이 아니다. 우리는 궁금한 것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구글이나 네이버에 검색하고 검색 결과로 나타난 나무위키와 네이버 지식인 그리고 위키백과와 같은 사이트에 들어가 궁금증을 해결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수많은 정보에 노출된다.

여기서 문제는 소셜 미디어 중 그 어떤 것도 진실만 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거짓 뉴스는 연예계 소식에 한정돼 있지 않다. 실제와 다른 여행지 정보나 상품 사용 후기 같은 일상 정보부터 정치 분야까지 거짓 정보 수만 개가 날마다 쏟아져 나온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튜브를 통해 허위정보를 전달받은 경험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4%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스스로 허위정보라고 인식한 비율이 34% 일뿐이며 허위 정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사람들의 비율을 더한다면 거짓 정보를 접한 사람의 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우리는 정보는 넘쳐나는데 도대체 무엇 하나 믿을 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소셜 미디어 속 정보들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이 전국의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소셜 미디어의 신뢰도에 관해 조사했다. SNS의 정보를 어느 정도로 신뢰하는지 묻는 질문에 ‘매우 신뢰한다’를 1.7% 그리고 ‘신뢰하는 편이다’를 37.6%의 사람들이 선택했다. 거짓 뉴스를 보고 속은 것은 단지 필자의 친구뿐만 아니라 몇만 개의 ‘좋아요’를 누르고 몇천 개의 댓글을 달았던 사람들 속에도 있다는 것이다.

잘못된 정보와 거짓 광고에 계속된 노출은 우리의 생각을 병들게 만든다. 소셜 미디어를 하며 느끼는 피로감에는 가짜 뉴스와 거짓 광고가 한몫을 한다. 오죽하면 기업 및 기관에서는 SNS 광고 노출에 관한 피로도 조사까지 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 사용이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빅데이터의 시대와 정보의 홍수 그리고 허위 뉴스의 시대는 몇 년 전부터 변해가는 사회를 지칭하는 단어들이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정보를 소비하는 우리는 더욱 영리하게 대처해야 한다. 당장 나도 옷 한 벌을 사도 여러 곳에서 가격을 비교해본다. 하물며 옷 한 벌도 이렇게 까다롭게 사는데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정보들을 아무 생각 없이 소비할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 정보 중에 진짜를 알아보고 골라 소비할 수 있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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