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타인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 이런 말은 허울뿐인 소리로 여겨진다. 사람에게 상처받은 경험 때문일까? 그저 삶에 지친 것일까? 인생은 혼자라는 말이 교훈이 된 세상이다. 아이를 잃은 슬픔 속에서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아내는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살았고 이는 때때로 남편을 향한 증오로 표출됐다. 남편은 아내를 사랑했지만 아내의 모든 감정을 받아주기란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니었다. 관계가 나아질 수 없다고 비관하기에 이른 부부에게 핀란드 출신의 여행자 마리가 찾아온다. 부
우리는 살면서 수십 년간 직업의 세계에 머문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 각자의 마음 속에는 당장이라도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은 꿈의 불꽃이 타오른다. 하지만 현실을 마주하며 하나 둘 타협하는 것들이 늘어나고 꿈의 불꽃은 가슴 속 깊은 곳에 묻어둔 불씨가 된다. 그렇게 우리는 꿈도 일하는 이유도 잊어버린 채 그저 움직이기만 한다.라디오 드라마의 리허설이 아무런 문제없이 끝났다. 극본 공모전에서 수상해 자신의 작품을 방송하게 된 작가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넘쳤다. 이제 프로듀서 우시지마에게 남은 것은 생방송을 리허설 때와 똑같이 잘 마무리
2021년 1월 관세율 513%로 쌀 수입 시장이 완전 개방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쌀 개방에는 오랜 역사가 어려 있다. 1992년 대한민국은 ‘우루과이 라운드’라는 다자간무역협상에서 농산물 전면개방을 요구받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농업계는 외국 쌀 수입이 국내 쌀 가격 하락과 농가 파산을 초래할 것이라며 협상을 강력히 반대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직을 걸고서라도 우루과이 라운드에서 쌀 개방만큼은 막겠다고 했지만 결국 부분개방을 피하지 못했다. 실제로 쌀 가격은 하락했고 일부 농가는 어려움을 겪었다.이에 정부는 농기
주인공 앤드류는 위대한 드러머가 되는 길에 방해가 된다며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할 정도로 상당한 공명심과 야망을 가지고 있다. 완벽주의를 가진 지휘 교수 플레쳐는 재능의 발현이라는 명목 아래 폭언과 폭력 등을 이용한 가학적인 교육을 정당화한다. 재즈의 거물로 불리는 찰리 파커는 미숙한 드러머로 활동하던 시절 창피와 모욕을 당한 이후 노력을 반복해 위대한 드러머로 발돋움했다. 당시 찰리 파커가 폭언과 폭력을 당하는 대신 더 잘할 수 있다는 격려를 받았다면 우리가 아는 위대한 드러머 찰리 파커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인터뷰가 곧 영화
우리는 모두 과거를 추억하고 때론 후회하며 살아간다. 과거가 현재의 나를 만든 것이라며 지나온 시간에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과거보단 미래를 바라보며 살아가라고 말하며 이를 ‘미래를 기억하는 것’이라고 표현한다.‘나’와 지민은 미래를 기억하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미래를 기억하기 전의 ‘나’와 지민은 1999년 현재에서 과거에 얽매어 동반자살을 결심한다. 그러나 미래에서 현재의 원인을 찾으며 그들의 1999년은 완전히 뒤바뀐다. 미래에서 찾은 원인은 20년 후에 결혼해 부부로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라는 가정이
1862년 11월 21일 파리 고등법원에서 사진을 예술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판결과 사진기의 발달이 맞물려 미술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당대 유행하던 화풍은 눈에 보이는 형상을 그대로 모방하는 방식이었다. 화가들은 왕족과 귀족의 초상화를 그리며 카메라와 다르지 않은 노동으로 부를 축적했다. 당시의 왕립 아카데미에서 진행한 미술 교육에서도 화가들의 주관적 의도가 배제된 획일적인 화풍을 강요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러한 화풍을 고집하던 화가들은 그림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모습을 정밀히 담아내는 사진기의 등장 이후 설 자리를 잃었다
“사형 폐지론자의 눈에는 범죄 피해자가 보이지 않는다” 사요코는 자신의 책 첫머리에 이렇게 남겼다.11년 전 어느 날 사요코는 저녁거리를 사러 집을 나섰다. 평소와 달리 딸은 함께 나서지 않았다. 이날은 사요코의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기억으로 남았다. 사요코가 집을 비운 사이 딸이 강도에 의해 살해당한 것이다. 사요코와 남편은 졸지에 살인 피해자 유가족이 됐다. 1심은 범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부부는 물론 검찰도 판결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렇게 2심 재판이 진행됐다. 범인의 발자국과 딸의 몸에 남겨진 흔적을 통해 살인의
2016년 11월 4일 기후변화의 위협에 대해 전 지구적 대응을 강화하자는 파리협정이 공식 발효됐다. 파리협정은 산업화 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C로 제한할 것을 합의하고 각 국가가 스스로 결정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토록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하지만 지난 4월 세계기상기구(WMO)는 2015년 파리협정은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보다 1.15°C 높아졌고 현재부터 2027년까지 1.5℃ 이상 높아질 가능성이 66%로 추정된다. 시간이
우리는 흔히 청소년을 미성숙하기에 통제해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본다. 미성숙한 청소년을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사회의 필수 덕목이다. 하지만 그 방식이 통제뿐일까? 영화 코러스는 우리에게 이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영화 코러스에서 등장하는 시골 마을의 작은 기숙 학교 ‘퐁드레탕’에서는 학생들을 체벌과 독방 보내기 등 통제에 기반한 교육을 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통제에도 학생들의 반항은 점점 거세지고 더 많은 사고를 친다. 퐁드레탕에 변화를 불러온 주체는 새로 부임한 교사 마티유다. 그는 학생들을 통제 대상으로 바라보는 다른
1994년 10월 21일 대한민국에서 한강 다리가 무너졌다.이날 0시 20분부터 철판이 성수대교 상판 이음새에 깔려있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서울특별시(이하 서울시)는 상판 벌어진 틈새를 덮는 응급조치를 취했다. 균열은 갈수록 커졌지만 서울시는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오전 7시 48분 성수대교 가운데 상판 48m가 내려앉으며 사고 지점을 통과 중이던 시내버스 1대 승합차 1대와 승용차 4대가 이음새와 함께 한강으로 추락하며 사망자 32명과 부상자 17명으로 49명의 사상자를 냈다.성수대교 붕괴의 주된 원인은 동아건설의 날림
누구나 한 번쯤 인생을 살아가며 타인의 평가나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삶의 중심이 흔들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생의 우선순위는 저마다 다르기에 인생을 저울질 할 수 없다는 것이다.떠돌이 방랑자 ‘크눌프’는 정해진 거처와 직업 없이 자신이 원한다면 언제 어디든 떠날 수 있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그는 어디에도 자신을 구속하지 않으며 시간에 몸을 맡겨 세상을 만끽한다. 그의 밝고 유쾌한 성품은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 속 기쁨과 행복을 선사한다. 또한 그들의 행복한 미소에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는다.하지만 크눌프의 주변
‘주토피아에서는 누구나 뭐든지 될 수 있습니다’. 주토피아는 모든 동물이 각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이상적인 도시이다. 그러나 이러한 명성과는 다르게 주토피아에서는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의 보이지 않는 역할이 정해져 있다. 영화 ‘주토피아’는 평등을 주장하지만 보이지 않는 차별이 만연한 우리 사회를 거울처럼 비춰낸다.주토피아에서 첫 토끼 경찰이 된 주디는 범죄 사건을 수사하고 싶어 했으나 초식동물이라는 이유로 주차 단속이라는 비교적 쉬운 임무를 맡게 돼 좌절한다. 하지만 차별을 당하는 것은 비단 초식동물뿐만이 아니었다. 여우 닉은 어릴
내 삶의 무게가 타인에게 치우쳐져 있지는 않는가? 정신분석의인 앤서니 스토는 ‘자아실현은 타인과의 상호작용보다 자신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자아실현은 남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는 것이다.현주는 다른 형제자매들과는 달리 아버지와 각별한 사이다. 고3 동생과 군 복무 중인 오빠를 이유로 한 어머니의 반대에도 현주와 아버지는 둘만의 유럽 여행을 강행했다. 이후에도 아버지의 편애가 계속되자 동생은 떠났고 어머니도 이혼 후 동생을 따라갔다. 오빠 역시 조선소에 취직해 지방으로 내려갔다.아버지와의 특별한
1948년 9월 22일 제헌국회가 반민족행위처벌법(이하 반민법)을 발의했다. 이후 반민법에 의거해 일제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이하 반민특위)가 출범했으며 국민들의 지지 아래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이승만 정권은 자신의 이권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친일파를 보호하고자 반민특위의 활동에 제동을 걸었다. 결국 이 정권의 지속적인 와해 공작에 반민특위는 1949년 10월 4일 해체의 수순을 밟았다.지난달 25일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가 믿기 어려운 내용의 성명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육사 내에 설치된 독립군과 광복군 영웅 5인의
세상을 살아가며 우리는 수많은 인연을 마주한다. 그 수많은 인연이 오랫동안 함께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떤 인연은 가까워지기도 하고 어떤 인연은 멀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이들은 멀어지는 인연을 어떻게 할지에 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화 ‘토이 스토리 3’는 이러한 문제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한 가지 좋은 자세를 보여준다.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토이 스토리 속 주인공 앤디도 점차 성장하면서 우디를 비롯한 장난감과 멀어져갔다. 그러나 우디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여전했던 앤디는 자신과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한 우디
“아무 일도 안 일어나고 아무도 안 오고 아무도 안 떠나고 참 지겹군” 이 시대에서 ‘기다림’은 곧 삶이고 계속해서 반복된다.나무 한 그루밖에 없는 황량한 곳에 중년의 두 남자가 서 있다. 두 남자의 이름은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이다. 이들은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고도’라는 사람을 기다리는 중이다. 두 사람은 고도가 누구인지 어떤 인물인지도 모른 채 마냥 기다린다. 기다리고 있는 도중 한 소년이 이 둘을 찾아와 “고도가 내일은 꼭 온다”라는 말을 전하고 떠난다. 이 둘은 그 약속을 믿고 다음 날 그 장소에 나가지만 고도는 역
1884년 8월 31일 새벽 목이 졸려 살해당한 한 여성의 시체가 발견했다. 화이트 채플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 일명 ‘잭 더 리퍼’의 첫 번째 살인이다. 이후 그는 공식적으로 총 5번의 연쇄 살인을 통해 영국 전역을 공포에 빠트렸다. 대대적인 언론 보도에 따라 빅토리아 여왕까지 나서 수사를 지시할 정도로 사태의 심각성은 커졌다. 현재까지 진범을 찾지 못한 화이트채플 연쇄 살인은 완벽한 영구미제로 남아있는 사건이며 잭 더 리퍼의 잠적으로 끝을 맺었다. 공식적으로 5명의 피해자를 남긴 화이트채플 연쇄살인 사건은 언론에
사람은 모두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모든 상처가 존중받지는 않는다. 가령 유명세나 이미지 등 대중이 만들어 낸 ‘정당한’ 이유를 토대로 누군가의 상처는 가십의 소재가 됐다. 상처는 그저 이야깃거리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한없이 가벼워져 갔다. 사람들에 의해 가볍게 여겨진 상처는 약점이 됐고 흥미로운 이야기로만 소비됐다.미란다는 업계에서 인정받는 뛰어난 편집장이다. 하지만 그녀는 독설과 폭언을 일삼는 패션계의 마녀이며 인간적인 평판은 바닥이다. 사람들은 이를 이유로 삼아 그녀의 논란을 즐겼다. 세 번째 이혼을 앞두고 있
노력하는 청춘은 사람들로 하여금 감동의 눈물을 유발한다. 나이 든 사람들은 밤낮 없이 입시나 취업 준비에 열중하는 청년들의 모습에 “아프니까 청춘이다”며 자신의 과거를 추억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당사자인 청년들이 원해서 했다기보다는 대학에 진학해 취업에 성공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떠밀린 경우가 다반사다. 이러한 사회의 분위기는 가끔 우리에게 수많은 압박감을 부여한다. 심지어 누군가는 사회가 정한 선에 부합하지 못한 본인의 모습에 비관해 죽음을 택하기도 한다. 사바나는 이런 사회가 부여하는 “해야만 한다”에서 벗어나 자유로워
당신은 비밀을 갖고 있는가? 예상해 보자면 아마 있을 것이다. 차마 밝힐 수 없는 사실을 숨기기도 하고 불필요한 소문을 막기 위해 자신만의 비밀을 갖기도 한다. 비밀을 지키기 위해선 약간의 거짓말도 동원된다. 도덕적인 행위로 보이진 않지만 때론 비밀을 갖는 게 나은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영화 ‘완벽한 타인’의 40년 지기 친구들은 소위 말하는 ‘불알친구’다. 하지만 서로에겐 차마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다. 투자에 실패한 일부터 친구 무리 중 한 명을 빼고 예약한 골프 라운딩 예약. 매일 밤 10시면 받는 외간 여성의 가슴 사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