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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깨달음, 연극 ‘삼봉이발소’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일침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4.03.3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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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인트로에 관객석이 술렁인다. 비범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삼봉이가 큰 가위를 들고 춤을 추며 관객들의 시선을 휘어잡는다. 삼봉이는 맨 앞자리에 앉은 관객 한명을 놀래키며 당당하게 무대로 입장한다. 나보다 예쁜 친구에게 질투가 나고 개구쟁이 남자친구들의 장난에 더욱 소심해지는 사춘기 시절을 무대로 연극은 시작된다. 네모난 뿔테 안경에 왜소한 체격을 가진 박장미는 반에서 예쁜 이수진과 늘 비교당하며 자신도 예뻐지고 싶어 한다. 예쁜 친구의 외모에 질투나 투덜투덜대는 장미의 모습은 유난히 외모에 신경을 많이 썼던 사춘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그 무렵 외모바이러스라는 병이 유행하는데 이는 ‘못생긴 애들만 걸리는 병’이라는 소문으로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가 트라우마가 돼 발작증세를 보이는 병이다. 자신도 외모바이러스에 걸릴 것을 두려워하던 장미는 TV에서 삼봉이발소를 운영하는 김삼봉에게 관심을 가진다. 삼봉이는 외모 바이러스가 나타난 사람들을 커다란 가위로 치료해주는 사람으로 장미는 삼봉이발소에 아르바이트를 지원하게 된다.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를 가진 삼봉이의 등장에 여성 관객들의 호응이 뜨거워졌다. ‘녀석’이라는 유행어로 반응해주는 삼봉이의 모습에 객석의 분위기는 달아오른다. 같이 일하는 장미에게 모진말로 상처를 주지만 겉으로만 까탈스러울 뿐 마음속은 따뜻한 인물임이 그 표정과 말투에서 드러난다.

장미와 같은 반 친구 우주인은 오랫동안 좋아한 다정이에게 고백하려고 마음을 먹는다. 다정이 역할을 맡은 사람은 맨 앞자리에 앉은 관객이다. 졸지에 다정이가 된 관객은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르고 주위 사람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다정이가 된 관객에게 시선을 놓치 못한다. 주먹을 꼭 쥐고 다정이에게 고백하는 우주인의 떨리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용기내 고백을 했지만 외모 때문에 자신이 싫다는 소식을 알고 우주인은 외모바이러스에 걸리자 어김없이 삼봉이는 큰 가위를 들고 우주인 앞에 등장하고 요란한 가위놀림 끝에 우주인의 발작이 진정된다. 큰 가위를 들고 액션 연기를 펼치는 연기자들의 진지한 모습에 관객들은 웃으면서도 연극에 빠져든다. 마지막에 거울을 본 우주인이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놀라자 삼봉이는 “만약 변한게 있다면 변했다고 생각하는 네 마음이야” 라고 말한다.
장미는 사람들을 치료해 줄수록 아파가는 삼봉이의 모습을 보면서 삼봉이의 숨겨진 비밀을 절친인 말하는 고양이 믹스에게 물어본다.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장미를 약올리며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귀여운 “야옹” 소리에 관객들은 믹스에게 빠져든다. 고등학생시절 의자에 혼자 앉아서 자기 잘난 맛에 고독을 즐기는 삼봉이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무대에는 어두운 조명과 기다란 의자가 등장한다. 이런 그에게 유일하게 말을 걸어주는 친구 민아가 다가오지만얼굴에 화상자국이 있는 그녀에게 그는 외모적으로 상처주는 말을 쏘아붙인다.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 있고 밝게 다가와주는 민아의 모습을 보면서 삼봉이는 점점 마음을 열게 됐다. 처음 기다란 의자의 양 끝쪽에 앉아있던 둘은 서로를 알아가며 가까워졌다. 큰 무대에서 표현하는 둘의 설렘은 무대를 가득 채우기 충분했고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의 마음도 두근거리는 듯 했다.
불량청소년들이 민아의 외모만보고 험한 말을 할 때 이에 대응하는 민아의 대사에서 외모로만 사람을 판단하고 깔보는 이 시대 외모지상주의의 한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 “적어도 난 이런 얼굴로도 당당하고 행복하거든, 아무 생각 없이 더러운 말로 남들 상처나 주는 너 같은 쓰레기들보다 우리들 인생이 훨씬 나아” 민아 역할을 맡은 배우의 목소리는 당당하고 힘이 넘쳤다.
이야기의 막바지에 장미와 장미 절친인 희진이의 대사로 연극이 관객들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등장한다. “마법 같은걸로 예뻐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도록 노력해야지’”
연극을 보러 온 김다경씨는 “배우들의 생생한 연극이 웹툰을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며 “유쾌한 웃음 속에 우리 사회 속에 자리잡고 있는 외모지상주의를 꼬집어줘서 좋았다”는 느낌을 밝혔다. 윤소정씨는 “외모에 너무 치우치지 말고 내면을 아름답게 가꿀 줄 아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공연정보]

일시: 2013.09.1(일) ~ 2014.04.30(수)
장소: 대학로 JH아트홀 (구.아시조극장)
시간: 화,수,목 오후 8시 / 금 오후 5시, 8시 / 토,공휴일 오후 3시, 6시 / 일 2시, 5시 / 월 공연없음
공연비: 전석 3만 5천원 (학생할인 40%, 신입생할인 60%)

이영주 기자  e2zeroju@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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