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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찾던 곳에 한옥이 있소
  • 김효정 기자, 길선주 기자
  • 승인 2016.10.19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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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한옥의 기와 지붕에 새하얀 구름이 걸려있다

한옥의 매력에 취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현대화 되고 바쁘게 흘러가는 도시 서울’. 발 디딜 틈도 없이 높은 빌딩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는 가운데, 다섯 채의 한옥이 옹기종기 모여 평화롭던 조선의 정취를 자랑하듯이 옛 터의 숨을 내쉬고 있는 곳. 바로 남산골 한옥마을이다.
현대식으로 개조된 한옥이 많은 북촌 한옥마을에 비해 이곳은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한옥을 복원시켜 만든 마을로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했던가. 우리 옛 조상들의 말처럼 150년전 그들이 살았던 한옥의 가을 하늘은 눈부시게 푸르다. 이에 더해 울긋불긋 물든 단풍과 함께 불어오는 바람은 한옥의 고즈넉한 매력을 더욱 풍성하게 돋워준다. 가을은 한옥의 옛스러움과 깊은 정취를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다. 더 이상 고민하지말자. 다섯 채의 한옥이 눈앞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한옥에 담긴 이야기를 찾아서
남산골 한옥마을을 알기 앞서 남산의 역사를 잠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는 남산을 신성한 산이라고 칭하며 나무 목()에 찾을 멱()자를 써 목멱산이라고 불렀다.
아마도 나무를 보고 싶고 경치를 즐기고 싶을 땐 목멱산으로 가라는 말은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당시 선비들은 목멱산 골짜기마다 정자를 지어 아래로는 흐르는 물을 보고 위로는 산의 흐르는 능선을 보며 멋드러진 시들을 읊었다.
이 글을 읽고 한옥 마을로 향할 당신을 위해 이곳에 있는 다섯 채의 가옥에 얽힌 이야기를 모두 설명하지는 않겠다. 다만 당신의 흥미를 자극할 한 편의 이야기를 전하고자한다. 한옥마을에 있는 다섯 채의 가옥들은 저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중 하나인 도편수 이승업 가옥은 구한말 천재 건축가의 패기를 잘 보여준다. 도편수는 지금으로 말하면 건축소장 정도라고 보면된다. 당시 조선에는 건축의 각 분야에 탁월한 장인인 변수들이 있었는데 이들을 아우르는 총 책임자를 도편수로 부를 정도니 가히 그 능력을 짐작할만하다. 이승업은 건축의 귀신이라 불릴정도로 능력이 출중했다. ‘자네는 지금 대패질을 고르지 못하게 했군. 윗부분을 좀 더 깍아야 할걸세이승업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감독하지 않는 대신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변수들의 일하는 소리만 듣고도 변수들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가능했다.
조선시대로 치면 도편수는 중인신분이었지만 이 천재 건축가는 본인의 집을 궁궐처럼 짓기 시작한다. 그것도 경복궁중건을 하고 남은 자재를 가져다가 말이다. 이승업이 현대로 온다면 건축법 저촉 내지 횡령따위로 잡혀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 가옥이 지어질 당시의 조선은 근대화가 많이 진행된 상태였고 사회기강이 무너지던 시대였기에 도편수의 패기를 말릴 수 없었다는 설명도 전해진다. 이 천재 건축가가 본인을 위해 지은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지붕에 있다. 지붕이 직선으로 돼 있는 일본과 달리 우리 한옥의 지붕은 U자 형태를 띄는데 이를 현수곡선이라한다. 이 현수곡선은 우리 건축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중요한 것은 이 현수곡선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건축가가 드물었다는 사실.
한옥에서 즐기는 색다른 경험
한시간 정도 한옥의 아름다움을 따라 걷다보면 중간중간 한옥 안팎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저 한옥만 한바퀴 둘러보고 돌아가기엔 아쉽다. 전통혼례 체험 한국 다실체험 한지 접기 등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인기 있는 체험은 한복 스냅사진 촬영이다. 한옥에서의 한복이라.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을 돈을 주고 체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맘에 걸리긴 하지만 그렇게 비싼 돈이 드는 것이 아니니 꼭 추억을 남기길 바란다. 만일 당신에게 평생을 함께 하고픈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남산골 한옥마을에서의 전통혼례를 추천한다. 남산골 한옥마을과 함께라면 일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뜻 깊은 행사인 결혼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들 수 있다.
혹시 지금 시험과 취업 그리고 수많은 걱정과 고민들을 안고 하루하루 숨가쁘게 살아가고 있다면 볕 좋은 가을날 남산골 한옥마을로 발걸음을 옮겨보는건 어떨까.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한옥 마을을 걷다보면 당신도 모르는 사이 당신 앞에 성큼 다가온 한옥이 특유의 편안함과 아늑함으로 당신의 마음을 보듬어 줄지도 모를테니 말이다.

김효정 기자, 길선주 기자  isky906@ajou.ac.kr, bbabregas@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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