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선 자연대 학장과 만나 대학 학문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자연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혜선 자연대 학장과 만나 대학 학문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자연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Q. 가장 중점을 두고 진행한 사업은 무엇인가?
A. 단과대학 학장으로서 어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는 대학에서의 교육과 연구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를 지원하는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장이 되고 난 다음 다양한 일들을 하긴 했지만 학교 차원에서 시행한 After You나 도전학기제 등과 같이 규모가 큰 사업을 단과대 수준에서 진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학장이 되고 나서 어떤 특별한 사업을 진행했다고 하기 보다는 교수들과 학생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게 더 맞는 것 같다.
 
Q. 자연대학(이하 자연대)이 당면한 과제는 무엇인가?
A. 취업이다. 취업 문제는 모든 대학의 문제이자 우리나라의 사회적인 문제라 누구라도 이 문제에 대해서 자유로울 순 없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자연대가 취업문제에 있어서 더 힘든 편이다. 사실 자연대를 졸업해서 실질적으로 전공과 관련된 분야에 취업하기가 힘든 문제도 있지만 졸업이 다가올 때까지 취업 준비는 뒷전인 채 전공 공부에 매진하는 학생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공과대학(이하 공대) 학생들에 비해 취업준비가 상당히 늦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진로 및 취업 프로그램은 자연대 학과의 특성상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실험 과목이 많아 자연대 학생들이 참여하기가 어렵다. 이런 점들이 안타까워 자연대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진로 지도를 프로그램을 제공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우리 학교 자연대가 타 대학의 자연대에 비해 차별화 된 점은 무엇인가?
A. 각 학문의 순수성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과 학과별로 교과과정이 굉장히 특성화 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수학과 같은 경우 최근 들어 산업수학 쪽으로 교과과정이 특화되고 있고 물리학과의 경우 광학이나 고체물리 쪽으로 특화되어있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각 학문의 순수성을 지키고 있는 점과 동시에 다른 대학의 자연대에 비해 각 학과의 교육과정이 많이 특성화 돼있다고 할 수 있다.
 
Q. 자연대의 목표와 전략은 무엇인가? 
A. 요즘 시대는 융합이 중심이지만 자연대는 학문의 가장 근간이 되는 연구를 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융합 학문을 위한 근간을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긴다. 융합 학문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면 기존의 순수 학문의 깊이가 얕아질 우려가 있다. 물론 융합 학문이 우리 학생들의 교육적 측면에서 봤을 때도 학생들이 사회의 다양한 수요에 적응하는데 훨씬 유리하긴 하다. 하지만 융합 학문이 지닌 양면성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자연대 교수들은 이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또한 융합의 시대라고 해서 모든 학생들이 융합 학문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니다. 융합 학문을 원하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순수 학문을 원하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전공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화교육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융합 학문과 순수 학문이라는 두 가지 갈래의 길을 모두 열어놓았다.
 
Q. 현재 자연대의 순수과학과 융합하고 있는 학문은 무엇이며 향후 융합하고 싶은 학문이 있는가?
A. 융합이라고 하면은 수학의 교집합처럼 연결 고리가 되는 키워드를 찾아나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융합 학문에 있어서 순수과학을 하는 자연과학은 굉장히 열려있다. 그래서 어느 형태든지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 많다. 지금은 대표적 응용 학문인 공대와 가장 많은 융합을 실시하고 있다. 공대의 ▲기계공학과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과를 비롯한 많은 학과와 융합 교육들을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더 융합 학문이 많아져야 하며 또 그렇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학부 수준에서 융합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화학이면 화학, 수학이면 수학. 내가 잘할 수 있는 주요 전공이 있어야 다른 학문과 융합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부 수준에서는 학생들이 다른 학문과 융합을 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기틀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Q. 자연대의 전망은 어떠한가?
A. 전망이 솔직히 밝다고는 못한다. 지금은 각 학문 분야별로 나눠진 단과대학들이 있지만 앞으로는 이런 단과대학들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단과대학이라는 벽을 모두 허물고 융합할 수 있는 학문들끼리 융합해 새로운 분야의 학문을 만들어내자는 내용의 이야기들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자연대는 학문이 존속하는 한 독립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 자연대는 모든 대학의 기본이자 근간을 이루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자연대에 들어오면 취업이 잘 됩니다’라고 얘기 할 순 없지만 융합의 시대를 살아가는데 있어 기초가 튼튼해야한다는 점에서는 자연대가 그 뿌리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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