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중 무엇을 선택해야할지,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해 봤을 것이다. 이번에 만난 싱어송라이터 파랑망또는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고민하고 실천했던 사람이다. 삶의 목표를 분명히 알고 달려가는 그녀의 목소리는 여리지만 자신감이 있었다. 발랄한 목소리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파랑망또를 만나보자.

 

 
 

 Q.파랑망또라는 이름의 의미

A.제가 파란색을 굉장히 좋아해요. 빨간 천을 두르고 사람들을 구하러 날아다니는 슈퍼맨처럼 저도 파란망토를 입고 공연하러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제 노래로 힐링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파랑망토라고 하면 너무 칙칙해 보여서 귀엽게 ‘파랑망또’라고 지었습니다.

 

Q.파랑망또만의 차별성은

A.보통 어쿠스틱 장르를 하시는 분들은 기타를 치면서 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기타는 잘 못치지만 피아노는 자신이 있습니다. 다른 가수들과의 차별성이라면 대부분의 곡에 피아노 사운드가 들어가는 것이고요 독특한 음색도 팬들이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보컬부분이 부족한 감이 있지만 보완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Q.곡을 만들 때 소재나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A.평상시에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저는 친구들과 지내면서 갑작스럽게 벌어진 황당한 일이나 이별 경험을 통해 느낀 감정들을 주로 메모해놓습니다. 메모에 놓은 것을 바탕으로 일기처럼 가사를 써요. 그 가사들을 노래로 풀어내면 우연치 못한 곳에서의 영감이 전달되는 느낌입니다.

 

Q.가장 아끼는 곡이 있다면

A.처음에 쓴 ‘비몽사몽’이라는 곡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비몽사몽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수시를 준비하면서 쓴 곡인데요. 가뜩이나 수험생이라서 힘든데 노래에 대한 슬럼프도 같이 와서 설상가상이었어요. 노래를 계속 해야 하는지 의문이 많이 들었던 때에요. 8년동안 클래식피아노를 다루다가 싱어송라이터에 도전을 하는 것이다 보니 힘이 많이 들었어요. 게다가 당시엔 아무리 자도 계속 졸렸습니다. 그래서 당시 저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비몽사몽이라는 곡이 나오게 됬어요.

 

Q.싱어송라이터를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는지

A.처음에는 의아해 하셨어요. 클래식피아노를 8년동안 하다가 그만 둔다고 했을 때 흔쾌히 승낙하지는 않으셨죠. 대신 아버지가 미션을 주셨어요. 일주일을 줄테니 자작곡 두개를 만들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버지는 회사 동료들에게 그 곡들을 들려주고 반응을 들어보셨데요. 부모님이 승낙해주셨으니 지금의 제가 있겠죠?

 

 
 

Q.가장 기억에 남는 팬이 있는가

A.남이섬으로 공연을 하러 갔을 때 만난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이 생각이 나요. 어린 나이임에도 저의 공연을 좋아 해주고 진심으로 저를 응원해줬어요. 생일날 회사 쪽으로 선물이 왔는데 그 남학생이 보낸 것이 였어요. 그 선물상자에는 음악노트와 편지 그리고 저의 사진을 본떠서 만든 퍼즐이 있었어요. 그날 처음으로 팬에게 선물을 받고 편지를 읽으면서 펑펑 울었죠. 활동을 하면서 가장 큰 기쁨과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또 다른 팬은 직업이 군인이신 분인데요. 공연을 할 때마다 휴가를 나와서 찾아주세요. 군인신분에 휴가 하루하루가 소중할 텐데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Q.현재의 삶에 만족하는지

A.인터뷰할 때 항상 느끼는 거지만 23년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며칠 전 건국대학교 커먼 그라운드에서 열린 청심환 페스티벌에 공연 팀으로 초청돼 다녀왔습니다. 이 페스티벌의 취지는 한곳만 보고 달려가는 청년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찾자는 것이었습니다. '남들이 그렇게 사니까'하는 평범함보단 '나 다운 평범함'을 찾아 살아가도록 응원 메시지를 주는 행사였죠.

저도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했을 때는 그 길 외엔 다른 생각은 하지 못하고 오로지 앞만 보고 살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이 길을 걷고 있는 것 자체가 사실 놀라울 따름이에요. 하지만 꾸준히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를 생각하고 시도한 것으로 인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됐어요. 지금은 예전보다 더 즐거운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사랑하는 부모님께는 정말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Q.삶의 전환점이 있다면

A.제 삶의 있어서 전환점은 크게 세 번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처음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성악을 하는 도중 성대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클래식 피아노 연주로 전공을 바꾸게 됐어요. 어린 나이에 무슨 큰 결정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제가 되고 싶었던 성악가의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두 번째로는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음악감독님을 만나 처음으로 실용음악을 접하게 된 일이에요. 그때 처음 작곡이란 것을 시도해보게 됐고 제겐 그 경험이 신선하고 재미있게 다가왔죠. 그때까지 제가 곡을 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클래식 피아노보다 작곡에 더 마음이 가게 됐고 더 좋아하는 일을 찾아 이 길을 걷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용음악을 하기위해 휴학계를 낸 것이 제 삶에 가장 큰 전환점입니다. 그 때 제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확신을 갖고 이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니까요. 물론 그때 휴학을 하지 않았어도 '싱어 송 라이터의 길'을 걷고 있겠지만 지금처럼 재밌게는 못했을 것 같아요. 그때 미래를 설계하고 구체화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어요. 연기도 배우고 뮤지컬도 배우고 심지어 판소리까지 해봤죠. 결국 제가 원하는 것을 찾았고 지금 매우 행복해요. 다가오는 2학기에 복학을 하게 되는데 그전까지 더 많은 활동들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많이 나요. 이번 달에 싱글 곡을 낼 계획이구요 오는 6월에는 미니앨범을 만들 생각입니다. 7월에는 아이디어 팩토리가 주최하는 크라우드 펀딩에 참가해서 공연을 해볼 생각이에요.

TIP:크라우드 펀딩: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은다'는 뜻으로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

 

Q.과거와 현재 자신의 성격을 말한다면

A.사실 저는 굉장히 말수도 많고 무리에서 상대를 이끌어주는 리더 역할을 굉장히 좋아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클래식 피아노 연주를 전공을 하면서 어릴 때부터 혼자 계속된 연습으로 인해 또래의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죠. 피아노 전공분야에서 계속된 경쟁으로 저도 모르게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소심한 사람이 되어 있었어요. 지금은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관객과의 소통을 하다 보니 굉장히 밝고 적극적인 사람으로 바뀌었어요. 이로 인해 예전의 저를 다시 보게 되는 것 같아서 실용음악을 하고 있는 것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Q.파랑망또에게 음악이란

A.음악이란 저에게는 어릴 때부터 한 시도 떨어져 본 적이 없는 친구 같은 존재에요. 옆에 없으면 허전한 제일 친한 단짝 친구라고 말할 수 있죠. 제가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항상 같이 있어주고 저를 가장 저답게 만들어주는 친구에요. 이 친구 앞에서는 어린아이처럼 제 감정을 다 쏟아내죠. 위에서도 말했듯이 음악 자체가 제 삶의 이유인거죠.

그렇기에 지난 해 3월부터 이번 해 1월까지 한두달 단위로 곡을 썼어요. 빠듯했지만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음악을 억지로 하는 것이었다면 곡을 쓰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을 거에요. 제가 음악을 사랑했기에 열정적으로 작곡하는 것이 가능했어요.

 

인터뷰가 끝나고 나이 드신 할머니에게 피아노 레슨을 해주러 간다는 그녀는 즐거워 보였다. 그녀는 본인의 재능을 가지고 남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도 큰 기쁨이라고 덧붙였다. 뒤돌아가는 그녀를 보며 나의 재능은 어떤 것일지 생각해 보았다.

저작권자 © 아주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