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라임 사업 신청과 관련해 중앙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아주 대행진’이 개최됐다.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통보한 프라임 사업 계획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위함이었다. 3시부터 신학생회관 광장에 모인 1백여 명의 학우들은 프라임 사업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또한 자유 발언을 통해 학교에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성호대교 앞을 지나 율곡관 정문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이 사건 이후 학교 측은 프라임 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가시적으로 드러난 성과는 금융공학과 전체와 미디어학과 그리고 수학과 일부의 통합을 막은 것에 있지만 보다 이 일을 중요하게 봐야 하는 이유는 바로 학우들의 학교를 향한 목소리가 직접 표출된 것에 있다.

아주 대행진에 참여한 학우들은 자신이 선택한 학과에 대한 권리를 주장했고 학우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학교의 일방적인 방침에 항거했으며 또 다른 일부는 자성의 목소리를 통해 스스로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바꿀 수 있다는 확신에 차있었기에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아니다. 그들 역시 불안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확신을 가지지 못했음에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그 움직임이 지금껏 불통의 모습을 보여주던,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학교의 모습에 변화를 가져오는데 영향을 미쳤다. 학우가 없는 학교의 움직임에 변화를 일으킨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겐 중요한 시작이었다.

흔히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지금까지 우리 학교의 주인은 과연 우리였는가. 우리의 의견이 없는 학교가 우리를 위할 수는 있는가. 우리의 목소리 매 순간 존재했다. 다만 그것은 지금껏 학교에 닿지 않았다.

이번 아주 대행진에 참여한 학우들의 수가 매우 적었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그 영향력이 미진했을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지 않을 논리적 이유를 가진 금융공학과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주장 또한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록 작은 소리일지라도 학우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신학생회관 광장에 모였던 그 작은 사람들이 비로소 학우들의 목소리를 잊은 학교에 ‘너는 그것을 잊고 있다’는 것을 전했다는 점이다.

13년도 대학가에서는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이 불었다. 그리고 전국의 대학 게시판마다 대자보가 붙어 자신들의 안녕치 못함을 얘기했다. 그때도 우리 학교는 조용했음을 기억하는가. 추운 겨울, 취직과 스펙에 지쳐 목소리를 낼 엄두가 없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간 우리는 남의 일이라서, 바빠서, 내게 피해가 올까 두려워 너무나 오래 침묵했다.

그리고 16년. 봄이 왔다. 학교에 우리의 의견을 목소리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제 시작일 뿐이지만 힘든 발걸음을 내딛은 만큼 우리의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는 또 다른 다양한 움직임들을 기대해 본다. 이번 해의 봄과 함께 학내에서 학우들의 봄 또한 완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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