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수(다산학부) 교수가 기자를 향해 환하게 웃고 있다.
이건수(다산학부) 교수가 기자를 향해 환하게 웃고 있다.

Q 간단한 연혁과 함께 교수 이건수에 대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A 서울예고와 중앙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대학원과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을 다녔다.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 총 23년간 일했고 2000년부터 성균관 대학교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원래 전공은 작곡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나이가 벌써 많이 들어버렸다. 현재는 교수로서 우리 학교에서 ‘음악의 세계’ 강의와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지휘법 강의를 하고 있다.

Q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나?

A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우긴 했다. 중학교 시절 오선도에 악보를 그리는 것이 내 유일한 취미였는데 학교에서는 악보를 그리고 집에 돌아와 그걸 연주해보며 노래 부르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었다. 우연히 학교에서 음악 선생이 나를 보더니 재주가 있다며 음악을 해야 한다고 하는 바람에 부모님을 모시고 학교에 가게 되었다. 마치 천재 음악가라도 난 듯 말하는 음악선생 덕분에 음악을 시작하게 됐다. 

Q 학우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음악의 세계’의 설강 배경이 무엇인가?

A 첫 강의였던 성균관대학교에서의 ‘음악의 이해’ 수업을 시작할 때는 주로 문학과 음악을 연결하는 강의를 했었다. 예를 들어 파우스트를 수업한다면 파우스트에 인용된 음악을 찾아서 듣고 설명하는 활동들을 한 학기 동안 했었다. 좋아하는 학생들은 내 수업을 많이 좋아해서 열심히 강의했는데 내가 문학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 아니기에 점점 어려워지고 힘들어졌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 와서는 음악에 대한 원리부터 풀어나가기로 마음먹고 ‘음악의 세계’ 수업을 시작하게 됐다. ‘음악의 세계’는 음악을 모르는 사람도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강의라고 생각하면 된다.

Q ‘음악의 세계’ 이외에 강의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들었다. 그 과목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A 음악만 설명하는 것이 아닌 예술에 대한 전반적인 수업을 진행하고 싶다. 예를 들어 현대 예술을 보고 누군가는 난해하고 괴기스럽다 생각하는 반면 누군가는 대단하다고 칭송을 한다. 사람마다 정의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것처럼 각자가 생각하는 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해 토론하는 수업을 하고 싶다. 더불어 학생들에게 최종적으로는 우리 삶 속의 예술을 가르치고 싶다. 나는 요즘은 ‘삶에서 디자인이라는 것이 중요해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느끼고 감동하고 체험하는 것이 예술인 시대이기 때문에 그것을 찾아내고 자신의 속안에 내제됐던 디자인적 감각을 표출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디자인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본인 스스로 예술을 느끼고 체험한 후에 스스로 디자인적 창의력을 끌어내야 한다. 강의로는 가르칠 수 없는 것일지 모르지만 최대한 그 능력을 발휘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내 강의의 최종 목표이다.

Q 음악인 이건수로서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음악의 세계’ 수업만을 가지고 이야기 한다면 내가 음악가로서 성공한 음악가인지는 솔직하게 자신할 수가 없다. 내가 정말 예술가인지 예술가 행색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정체성마저 가끔은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그런데 이 강의를 통해서 많은 학생들이 음악을 바로 느낄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을 내가 지금 펼쳐주고 있다면 그 행위 자체가 음악가로서 혹은 예술가로서 성공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음악의 세계에 들어왔던 어떤 학생이 몇 년 후에 날 찾아와서 ‘선생님 덕분에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됐어요’ 라고 한다면 나도 성공한 음악가였음을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음악의 세계’라는 강의를 통해서는 학생들이 음악을 공부할 수 있게 한다기보다는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하는 나름의 예술행위를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지?

A 우리 아주인들에게 디자인 인생에 대해 말하고 싶다. 예술이라 하면 그리거나 노래를 하거나 하는 것에 굉장히 국한되어 보인다. 그런데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쓴다면 조금 더 삶과 가까운 예술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 같다. 인생을 디자인 해나갈 수 있는 예술적인 감각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이미 수면위로 드러난 남의 것들은 창의적이지 않고 예술적이지도 않다. 내가 만들어가는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그려나가는 예술적인 인생이어야 한다. 당신들만의 예술적인 길을 걸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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