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언론의 위기는 커지고만 있다. 매년 줄어드는 예산과 인력으로는 월간 발행도 벅찬 데다가 이는 최근 이슈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주기도 아니다. 게다가 학우와 학교 본부 사이에서 본보는 학내 언론 기구란 이름을 달고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매번 외로이 기사를 써 내려가야 한다.

이번 해의 본보 1면은 아주대학교(이하 아주대)가 50주년을 맞은 만큼 학교 변화에 대한 탐구가 주로 이뤄졌다. 개교 50주년 행사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작성했고 학교가 추진 중인 계열제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다루기도 했다. 또한 교내 사이트 개인정보 취약점을 파고들어 문제가 발생하기 전 막아내기도 했다.

학교 견제 기구인 학보 특성상 기자들은 모든 학교 이슈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접근한다. 그런 만큼 기자들은 3주간의 회의를 통해 사실관계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기사 속 단어 하나하나를 계속 점검한다. 그런 치열한 고민 끝에 학우들을 위한 소재라는 확신이 서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취재를 시작한다.

절실한 마음이다. 하지만 학우들을 위해 작성하는 기사에 몇몇 교직원들과 학생 자치 기구는 학내 언론에 방어적 태세를 취한다. 교직원들의 “담당자가 없다” “답해줄 수 없다” “이런 걸 왜 물어보느냐?” 등의 무의미한 답변. 두세 번 보냈음에도 읽지 않은 메일로 가득한 아주 메일. 기사를 써내도 다가오는 무관심과 학생 사회 감시에 대한 학생 자치 기구의 불편한 시선. 이제는 무덤덤할 만큼 자주 겪는 일이다.

하지만 본보는 잘잘못을 따지거나 누군가를 가르치려 기사를 내는 것이 아니다. 되려 자극적인 소재를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그저 조회수를 늘리려는 기사는 편집부가 게이트키핑 단계에서 폐기한다. 우리도 독자들과 같은 학생이다. 기자이기 이전에 아주대 학생으로서 아주대의 문제가 해결되고 학교가 발전하기를 그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누군가는 문제를 말해야 한다. 문제는 언급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또한 근거 없는 문제 제기와 짧은 이슈몰이가 아닌 취재한 사실만을 바탕으로 한 ‘기사’의 형태로써 문제가 제기됐을 때 진정한 문제 해결의 시작을 만들 수 있다.

그렇기에 기자들은 오늘도 취재원에게 읽지 않는 메일을 보내고 받지 않는 전화를 건다.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하기에 학교의 위신을 떨어트리는 ‘불편한 진실’을 다룬다. 예산이 묶여있어 ‘독립 기관’이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만 꿋꿋이 ‘독립 기관’이라 칭하며 오늘도 신문을 제작하고 있다.

계속해서 ‘아주대학보’라는 다섯글자를 내세워 학교의 이야기를 담아갈 것이다. 열악해지는 학보의 입지와 배달음식 깔개라는 우스갯소리에도 누군가는 해야 하기에 나아가는 기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2023년’ 본보의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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