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 이형우(물리) 교수는 세계 최초로 산화물 이종 구조에서 2차원 홀가스(2DHG)를 관찰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제29회 산화물 전자공학에 관한 국제 워크숍’에서 ‘우수 연구자상’을 수상했다. 우수 연구자상(iWOE상)은 산화물 전자 분야 연구자 중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낸 만 40세 미만의 연구자에게 주어진다. 이 교수의 주요 연구는 ‘Direct observation of a two-dimensional hole gas at oxide interfaces’라는 논문으로 2018년 국제 유명 학술지인 네이쳐 머티리얼즈에 개재됐다.

다양한 디스플레이 제품과 앱 그리고 인공지능 등이 발전함에 따라 산업계는 점점 더 고성능과 고밀도 소자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탄소나 규소 등의 원소를 합성한 반도체 물질을 이용하면 발열 현상과 전력 소모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차세대 전자 응용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반도체 재료가 연구되고 있다. 이 중에서 열악한 환경에서도 우수한 특성을 유지하는 산화물 반도체 재료는 유망한 후보 재료 중 하나다.

산화물 이종접합에서 2차원 홀가스를 직접 관찰하다.

그러나 산화물을 반도체로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전기 전도도가 탄소 등을 합성한 반도체에 비해 낮고 고품질의 산화물 반도체 제작이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기존의 금속-산화물 이종접합의 접합면에서는 음의 성질을 띄는 전자가 2차원으로 넓고 얕게 퍼져있는 2차원 전자가스(2DEG)만 관찰됐다. 이후 연구진은 음의 전자가 존재한다면 대칭적으로 양의 홀가스도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몇 년간 양의 2차원 홀가스를 관찰을 시도했지만 직접적으로 발견한 경우는 없었다.

이 교수 연구팀은 박막을 통해 2차원 전자가스가 생성되는 기존 연구를 통해 2차원 홀가스 형성도 산화물의 두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종구조 산화물(STO/LAO/STO)의 두께를 조정해가며 2차원 홀가스가 가장 잘 관찰되는 두께를 찾아갔다. 상부 STO층의 두께가 3단위셀 보다 두껍고 LAO층은 120단위셀 보다 얇을 때 뚜렷한 전기적인 수송 특성을 가진 2차원 홀가스가 발견됐다. 이후 주사투과전자현미경(STEM)을 이용해 2차원 홀가스의 구조를 직접 관찰했다. 이 교수는 “2차원 전자가스만 발견됐던 이종접합 산화물에서 2차원 홀가스를 직접적으로 관찰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안정적인 2차원 홀가스 관찰을 위한 노력

발견한 2차원 홀가스를 안정적으로 관찰하기 위한 방법도 고안됐다. 이를 위해서는 산소 제거 결합(Oxygen Vacancy)의 조정이 필수적이다. 산소 제거 결합은 산화물의 박막에 형성되는 전자의 수를 결정한다. 산소 이온은 하나당 2개의 전자와 결합하는데 안정적인 홀가스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전자의 수를 범위 내에서 잘 조정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때 전자의 수가 너무 많아지면 전자와 양공이 결합하게 돼 2차원 홀가스를 관찰할 수 없다. 따라서 연구팀은 산화물의 산소 결손 분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 교수는 “산소 제거 결합의 조절을 통해 상부 경계면에서 높은 밀도의 양전하와 하부 경계면에서 음전하를 안정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산화물 반도체 개발의 가능성을 선보이다.

2차원 홀가스의 관찰로 전기신호 처리의 기본이 되는 p-n접합을 산화물로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산화물 반도체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 교수는 “산화물을 이용해 반도체 소자를 만들면 전류의 누설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산화물 반도체로 현재 널리 쓰이는 실리콘을 대체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산화물 반도체 분야는 이제 응용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어 실용적인 반도체 소자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 교수는 우수 연구자상 수상에 대해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연구하고 계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제 연구 성과를 인정받게 돼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TIP.

산화물(Oxide): 산소와 다른 원소의 화합물

2차원 전자가스(2DEG): 매우 얇은 2차원 모양의 공간에 전자를 고밀도로 가둔 상태

2차원 홀가스(2DHG): 매우 얇은 2차원 모양의 공간에 양공(양전하)을 고밀도로 가둔 상태

박막(Thin film): 기계가공으로는 만들 수 없는, 두께가 10−6m 이하인 얇은 막

주사투과전자현미경(STEM): 전자선을 표본에 투과해 원하는 상을 얻는 현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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