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정상적으로 개회됐어야 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가 안건 부재로 취소됐다.

기존에도 학우들의 전학대회에 대한 낮은 관심도에 대한 우려는 존재했다. 또한 정족수 미달로 취소된 적은 있었지만 안건 부재로 전학대회 자체가 열리지 않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는 학우들의 학생사회에 대한 낮은 관심도가 도를 넘었음을 보여준다.

안건들이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돼 올라와 사실상 의례적인 행사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전학대회의 영향력과 이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전학대회는 한 학기에 한번 유일하게 학생 대표자들이 전부 모여 교내 학우들의 뜻을 대리해 반영할 수 있는 자리다. 공론장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지금 전학대회는 개회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전학대회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논의되는 안건의 질을 높여야지 단순히 영향력의 부재만 비판하며 관심을 끊어버리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

학교의 주인은 학우들이다. 학우들이 학생사회와 학교의 발전 방향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으면 이로 인한 피해는 학우들의 몫이다. 특히나 전학대회는 대표자들이 모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리다. 이러한 자리에서도 안건을 제출하지 않고 회의에 관심을 갖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학생 대표자들이 학우들의 의견 반영에 힘쓸 이유가 없어진다.

물론 학생 대표자들이 먼저 나서서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실제 홍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올라오는 안건들의 주제가 학우들의 생활과 동떨어진 회칙 개정에 그친다는 지적이 반복해서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점들은 분명히 학생 대표들이 고쳐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만큼 학우들도 나서서 자신들이 뽑은 대리자들이 본인들의 의견을 실제 학생사회 운영에 반영하는지 감시해야 한다. 플라톤은 ‘국가’ 1권에서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저질스러운 자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주대학교 학우들 또한 학생 대표자들에 대해 비난만 하기 전에 과연 본인들이 학생사회에 진심으로 관심을 보였는지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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