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를 둔 홍은선(41) 씨는 아이 생일선물로 장난감을 사러 마트를 찾았다가 비싼 가격에 당혹감을 느꼈다. “아이가 고르는 장난감마다 10만 원이 넘어갔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선물을 구매하려 했는데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비싼 가격에 한숨이 나왔지만 신나 하는 아이를 위해서 홍 씨는 결국지갑을 열었다.

급격한 물가 상승은 장난감 가격에 영향을 미치며 부모의 주머니 사정에 부담을 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장난감 가격 등이 포함된 오락·문화 부문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보다 3.9% 상승했다. 수원특례시는 이러한 물가 상승 속 부모의 장난감 구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9곳의 '장난감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필자는 아주대학교 근처에 위치한 장난감도서관 원천점에서 장난감 소독 봉사에 참여했다.

각양각색의 장난감으로 가득 찬 장난감도서관에서는 부모의 손을 잡고 열심히 장난감을 고르고 있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이동한 카운터 뒤쪽에는 반납된 장난감이 카트에 한가득 쌓여 있었다. 장난감 소독 봉사는 알코올 솜으로 장난감을 닦은 후 자외선 살균기에서 건조한 장난감을 연령대와 크기별로 분류해 포장하는 과정으로 이뤄졌다. 반복되는 행위가 지루했지만 장난감을 고르던 아이들의 환한 미소가 떠올라 정성들여 닦을 수 있었다. 아이와 함께 온 이효정(35)씨는 필자가 열심히 닦고 있는 모습을 보고 “수고가 많으시다”며 “덕분에 안심하고 장난감을 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자원봉사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장난감도서관 원천점에서는 하루 100점 이상의 장난감이 대여되고 반납된다. 장난감도서관 한신숙 직원은 “장난감 도서관은 장난감 구매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덜고자 설립됐다”며 영아부터 유아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위한 1천여 점의 장난감이 구비돼 있다”고 전했다. 만 5세 이하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1년에 1만원의 연회비를 납부하면 2주마다 2점의 장난감을 대여할 수 있다. 장난감을 대여해간 이나리(33) 씨는 “아이들이 장난감을 좋아해 종종 방문한다”며 “이처럼 육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관과 제도가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속담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함께 봉사에 참여한 김민지(29) 씨는 “모든 가정이 부담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자체와 사회 구성원이 육아 부담을 분담해야 한다”며 봉사에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 아이들의 웃음을 지켜줄 장난감 소독 봉사에 지원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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