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학보 3면의 ‘우리 학교 50년사로 바라본 기록의 가치’ 기사가 인상 깊었다. 지난 5월 아주대학교(이하 아주대)의 50년 역사를 함께한 동문과 그들의 추억에 집중한 스토리북인 ‘그땐 그랬지’가 출간됐다. 스토리북 서술 과정에서 아주대의 기존 역사서와 공식 자료뿐만 아니라 그간 누적된 학보를 적극 참고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공식 기록에서 다루기 힘든 당대의 생생한 생활상과 문화를 다뤘기에 사료로서 그 가치가 크다는 것이다. 지난 학보도 현재 아주인의 생활을 생생하게 기록한 사료로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빛을 발하길 바란다.

1면에서는 기숙사 호실 선택과 2학기 본 수강신청이 겹쳐 학우들이 불편을 겪은 상황에 대해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기숙사생들은 저층에 거주하길 희망한다.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는 사생으로서 많은 학우가 원하는 호실을 선택할 기회 자체를 잃은 것에 불만을 느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부터는 아주대가 일정을 적절히 조정해 원활한 호실 신청이 가능하게 해주길 바란다.

아주대 차원을 넘어 국가 차원의 문제를 다룬 부분도 주목할 수 있었다. 5면에서는 지방 소멸 위험에 대해 다뤘다. 저출산의 지속과 수도권 인구 쏠림 현상으로 지방은 지속적인 인구 유출에 시달리고 있다. 저렴한 임대주택과 귀농 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대표되는 지역 활성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지방에는 일자리가 많지 않고 임대주택도 최장 6년 거주가 한계이므로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움을 설명했다. 최근 여러 매체에서 부각되는 지방소멸 문제를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자세하게 설명한 점이 좋았다.

10면에서는 ‘2023 잼버리 스카우트 대회’ 관련 기사를 볼 수 있었다. 기사에서는 우선 국내외 여론과 같이 관련 부처의 적절치 못한 대응을 비판했다. 하지만 이후 더 나아가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한국 사회에서 대중이 정치권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며 학보 독자를 포함해 일반 대중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바람직한 사회를 위해 독자에게 책임감을 고취하려 한다는 점이 매우 신선했다.

11면에서는 ‘스무 살 인생의 길잡이, 학보사’라는 제목의 기자일기가 눈에 들어왔다. 이 일기에는 자신의 스무 살을 의미 있게 보내려 학보사를 시작한 뒤 여러 고민과 성장의 과정이 담겨있다. 그는 자신이 수습기자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상당한 양의 학보사 업무로 지치고 여러 학과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던 것이 큰 스트레스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보사 업무에 차차 적응하고 더 발전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 자신의 스무 살을 돌아봤을 때 학보사를 ‘최고의 시작’이라고 칭할 정도로 자부심을 가졌다고 말하며 일기를 마무리했다.

이 일기를 접하니 내가 이제껏 읽은 학보는 단순히 교내 신문의 의미가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성장의 장이며 그들이 꿈을 펼치는 공간이었음을 자각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많은 이에게 긍정의 영향력을 끼칠 학보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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