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잼버리 스카우트 대회

지난달 12일부로 크고 작은 논란이 지속됐던 새만금 잼버리가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이번 잼버리는 여러 지표에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자부하는 대한민국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건이 됐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는 정말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선진국이 맞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부지선정을 시작으로 야영지 조기 철수 이후에 생겼던 여러 문제까지의 가장 큰 책임은 정부와 지자체가 가지고 있음은 엄연한 사실이다. 대회 유치를 실적 채우기로 사용하려고 한 지자체들과 큰 관심을 두지 않고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지 않은 정부 그리고 부조리한 구조 사이에서 업무역량이 저하된 일반 공무원들의 콜라보가 이번 잼버리 대참사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 돌아가 필자는 이번 책임의 가장 큰 소재는 이 칼럼을 읽고 있는 당신을 포함한 일반 대중들에게 있다고 본다. 대회가 종료된 이후 정부는 해명성 답변만 연일 내놓고 있다. 여당은 어떻게 하면 책임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그림을 만들어 야당과 지자체에 덮어씌울지 고민하고 있고 야당은 어떻게 하면 최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로 여당 정권에 타격을 줄 수 있을지 궁리하고 있다. 어쩌면 평생을 꿈꿔왔던 기대를 강제로 망치게 된 아이들의 대우에 대한 논의는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사실에 토악질이 나온다. 이들이 이렇게 마음 놓을 수 있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시민의식이 원인이다. 언론에 보고되기 이전까지 대다수 대중들은 이 대회의 존재 여부조차도 잘 몰랐을 것이다. 그들은 평소에 예산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관심도 없다가 막상 문제가 터지면 천문학적 액수가 허공으로 증발했다는 사실에 분개하며 평소에 품고 있던 정치적인 색깔을 묻혀 냅다 정치인들을 비난하기 시작하거나 국가의 가치가 훼손되었다는 점에 기분 나빠하며 정치와 선을 그어버린다. 가장 공포스러운 점은 시간이 지나며 결국 문제는 천천히 잊힌다는 것이다. 이것이 21세기 대한민국 정치의 현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을 바탕으로 정치인들은 눈앞에 보이는 일시적인 성과와 개인의 실리를 기회가 될 때마다 최대한 뽑아내려고 한다. 논란이 되지 않는 이상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만약 논란이 된다 한들 항상 이런 흐름대로 역사가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상생활에 치여 정치 따위에 관심 가질 수 없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좌우로 편을 갈라 싸우기만 하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면 그것 또한 잘못된 생각이다. 정치의 본질은 훨씬 더 너머에 있고 이 본질은 결국 당신에게 직격타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문제가 터진 이후에 여론을 따라 질타하는 것만이 아니라 대중들이 먼저 알아보고 의문이 가는 부분에 먼저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는 문제를 잊지 않고 본질적인 원인이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한다. 이는 소수의 구성으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는 대한민국의 문제이고 이제는 그 상황이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을 정도로 극에 달하고 있다. 우리가 모두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그때는 현재의 경제나 생활환경만큼 시민의식 또한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는 소수가 아닌 모두가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아주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