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술과 관련된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공중파 방송이 아니라도 여러 프로그램에서 술과 관련된 콘텐츠가 나온다. 술과 관련된 드라마에는 ‘술꾼 도시 여자들’과 ‘음주가무’ 그리고 ‘혼술남녀’ 등이 있고 예능으로는 ‘인생 술집’과 ‘이슬 라이브’ 등이 있다.

기존에는 술을 슬픔의 동반자라고 여겼지만 드라마와 예능에서는 기쁨을 나누는 소재로도 여기며 희로애락을 술과 함께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알 수 있듯 술은 방송에서 사람들과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나누는 친숙한 소재로 다뤄진다. 사람들은 술이라는 소재를 통해 더욱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처럼 술을 소재로 다루는 많은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는다. 또한 전반적인 예능 콘텐츠의 정체기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19의 장기화로 ‘술의 금기’에 대한 경계가 조금씩 풀리는 추세다. 과거에는 술과 관련된 콘텐츠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해 새로운 트렌드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1인 방송이 유행하면서 유튜브에서도 술을 자유롭게 먹는 영상을 볼 수 있다. 구독자를 70여 만 명 가까이 보유한 유튜버 역시 연령 제한 없이 마음껏 ‘술방’을 한다. 영상 후반부에는 알코올을 분해할 체내 효소가 적어 발생하는 ‘아시안 플러시’ 현상으로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모습도 여과 없이 나타났다. 구독자들은 “얼굴과 눈이 점점 빨개지는 게 킬링포인트다”와 “술 마시면 재밌겠다” 등 동조하는 반응을 보인다. 두 영상 모두 조회수는 수십 또는 수백만 단위였고 연령제한은 없었다. 유튜브 연령제한은 영상제작자가 직접 설정하거나 유튜브 본사에서 규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유튜버는 더 많은 조회수를 얻기 위해 혹은 영상 등록에 절차가 늘어나는 것이 번거로워서 연령제한을 기피한다. 이렇게 아이들도 무분별하게 술을 마시는 영상에 노출되는 것이 현실이다.

대중매체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인기를 얻는다. 그래서 더욱 자극적인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대중매체는 모든 사람이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악영향을 끼치지 않아야 한다. 앞서 소개한 다양한 드라마와 예능 그리고 1인 방송 등은 술이라는 소재를 미화시켜 사람들의 술 소비를 권장한다. 물론 우리가 술을 통해 기쁨을 즐기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술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시청자로서 대중매체를 무조건 수용하지 말고 비판적으로 적절하게 수용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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