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학생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등록금 인상 반대에 대한 시위를 펼쳤다. 전국 대학들이 일제히 등록금 인상 움직임을 보이자 학생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의 근거는 ‘물가 상승’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반값 등록금 정책으로 등록금을 동결한 결과 지난 10년간 대학 손실액이 2조 원이 넘는다는 연구보고서를 내놓았다. 현재 등록금 인상률은 물가상승률의 1.5배 이내로 법정 상한선이 정해져 있다. 따라서 법정 상한선 최대치까지 매년 등록금을 올렸다면 지난 10년간 벌어들였을 수입 추정액은 10조9천52억 원인데 실제 수입은 8조7천4백70억 원이었으므로 차액인 2조 원만큼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들이 막대한 재정 손실을 보았다고 주장하는 동안 사립대 적립금은 쌓여갔다. 대학 알리미에 공시에 따르면 올해 사립대 적립금은 총 10조6천2백2억 원이다. 그리고 2020년 사립대 적립금은 8조6백40억 원이었다. 10년 동안 2조 원을 손해 봤다는 말과 달리 2년 만에 2조 원이 더 늘어난 것이다. 이는 대부분 등록금을 받아 쌓아온 돈이다. 등록금 ‘반값’이나 ‘동결’을 말했지만 사실 대학은 그동안 등록금을 반만 받은 것도 아니고 동결한 것도 아니다. 반값 등록금은 이름만 반값일 뿐 국가장학금을 통한 소득수준별 등록금 보조 정책으로 변형돼 실시됐다.

등록금 동결 이전 한국은 OECD 국가 중 미국 다음으로 대학 등록금이 비싼 나라였다. 게다가 등록금 인상을 해야 한다는 지금도 다섯 번째로 순위가 높다. 2010년 학자금 대출을 못 갚고 고민하던 대학생이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 극단적 선택을 한 학생 옆에 복권과 학자금 대출 서류가 놓여 있었다. 이런 상황을 피하고자 등록금 동결이 이뤄졌지만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을 위해 ‘등록금 자율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대학 등록금이 학원비나 반려동물 유치원비보다 싸다"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 사무처장이 한 말이다. 이는 대학 운영자들의 생각을 그대로 드러낸다. 대학 운영이 학원 운영이나 반려동물 유치원 운영과 다를 바 없는 영리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 재정위기를 등록금 인상으로 해결하려는 건 가장 쉽지만 나쁜 방법이다.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 말고 다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청년들을 죽이고 부모 가슴을 멍들게 했던 과거 등록금 자율화 시절로 우리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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