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 협정을 통해 1973년 '아시아의 MIT'라는 도전적 비전을 가지고 아주공업초급대학으로 개교한 우리 학교는 올해 50주년을 맞이했다. 이에 따라 개교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오는 12일 개교기념일에 맞춰 50주년 기념 주간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적지 않은 연례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5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자리는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기념의 자리에 교내 구성원인 학우들을 위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50주년의 행사는 대부분 다른 학교 석학들의 강연과 기념식 형태의 단발성 행사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학우들이 참여하는 ‘50주년 전야제’가 존재하지만 이 또한 사실상 매년 진행하는 벚꽃축제에 50주년이라는 키워드만 붙인 것에 불과하다. 사실상 학교의 핵심인 교내 학우들이 주축이 돼서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없다. 학우들은 대부분의 강연을 듣는다든지 아니면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 정도만 가능하다.

해를 단위로 돌을 기념하는 이유는 지나간 시간을 정리하고 현재의 성취를 점검하는 기회를 얻기 위한 것이다. 우리 학교 또한 개교 50주년 행사를 개최하며 이 행사를 계기로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에서 이를 듣는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은 다른 학교의 교수나 전문가를 초빙하는 것이 아닌 교내 학우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장을 열고 좀 더 열린 자세로 학생과 함께 미래를 고민하는 것이다

대학의 위기라는 말에 우리 학교도 포함돼있다. 그렇기에 교내 내부 구성원들의 단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학교는 학우들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50년 이후를 바라본다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학우들에게 어떤 비전을 보여주는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 학교는 이번 50주년을 맞아 "세상의 A+가 되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세상의 A+가 되기 전에 학교는 학우에게 A+인 학교였는지 돌아봐야 한다. 50주년이라는 중요한 기로에 놓인 우리 학교는 학우들을 먼저 바라보고 대학의 미래를 학우들과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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