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이 지났지만 전쟁의 불길은 계속해서 타오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참혹한 결과를 남겼다. 우크라이나 국가 기반 시설의 절반이 파괴됐고 국민 30%가 난민이 됐다. 또한 현재 양국 군인 사상자가 벌써 20만 명이 넘었고 민간인 희생자도 1만 명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 전쟁은 전 세계에 극심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에너지와 세계를 살인적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의 지옥으로 밀어 넣었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 따라 세계적인 기후 위기 대응 연대는 약화됐다. 환경보호를 위해 한시라도 빨리 퇴출해야 한다고 평가받던 석탄화력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려는 국가가 늘고 있다. 심지어 에너지 시장에서 비중이 줄어들던 원자력발전에 대한 재고도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전쟁 초반에 일시적으로 평화 협상이 시도됐으나 상호간의 불신으로 그 어떤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유엔의 역할과 존재감도 사실상 실종됐다. 이대로 가면 전쟁은 장기화할 것이 뻔하다. 더욱 위험한 것은 전 세계에 신냉전 구도가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개전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5억 달러 규모의 무기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3년 뒤 종료될 미·러 간 전략핵무기 감축협정 참여를 중단하겠다고 맞섰다. 이는 양국 간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핵 능력에 대한 제동장치로 핵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결국 러시아의 침공은 강대국이 무력으로 국경선을 바꾸려 하는 시대가 되돌아왔다는 경고가 됐다. 중립국을 유지하던 스웨덴 그리고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나섰고 독일과 일본은 군비 강화로 나아갔다.

대립하는 양 진영은 타국의 전쟁을 권력 쟁취와 유지의 수단으로 삼아 전 세계적 블록 싸움을 확대했다. 이로 인해 발생될 수많은 희생들을 그들은 예상하지 못하는 듯하다. 뚜렷한 승자도 없이 희생과 피해만 키우는 소모적인 이 비극적인 전쟁을 멈춰야 신냉전의 기류가 조금이나마 잠잠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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