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기술 총동원령’이다. ChatGPT는 물론이고 다양한 기술들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고 있다. 이들의 등장은 대중들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가져다줬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의 파장이 상당하다. 교육계에서는 ChatGPT를 학습의 도구와 부정행위의 수단 중 무엇으로 바라봐야 할지에 관한 의견이 분분하다. 과연 ChatGPT는 교육계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과거 학생들은 궁금증이 생기면 먼저 백과사전을 찾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어학사전을 펼치기도 했다. 한때는 각종 사전이 대학생의 필수품이었다. 그러나 검색엔진의 등장 덕분에 무겁게 들고 다니던 사전을 방구석 어딘가에 고이 모셔두게 됐다. 그리고 이제는 한 단계 초월한 ChatGPT가 등장해 일일이 검색하고 자료를 취합하는 과정 없이도 깔끔하게 정리된 내용을 얻는 것이 가능해졌다.

ChatGPT의 등장에 미국 교육계는 금지 의견을 표하고 있다. 미국은 학교에서의 ChatGPT 사용을 금지한 대표적인 국가다. 로스앤젤레스 교육 당국은 학문적 정직성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지난해 12월 ChatGPT 사이트를 전면 차단했다. 또 뉴욕시 교육 당국도 ChatGPT에 의해 생성된 답변의 정확성을 우려하며 사용을 금지했다.

다만 이러한 미국의 처사는 옳다고 볼 수 없다. 진보하는 사회 속에서 ChatGPT의 사용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한 가운데 교육만을 덩그러니 뒤처지게 하는 꼴이다. 구글에서 다양한 검색 기법을 활용해 빨리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 경쟁력이 됐듯 ChatGPT의 다양한 활용법을 아는 것 또한 발전하는 사회 속 개인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학생들이 다양한 인공지능의 활용 역량을 키울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교육의 역할이다.

ChatGPT를 부정행위의 도구로서 바라볼 것이 아닌 검색엔진의 등장과 같이 새로운 검색 도구가 생긴 것이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교육계는 ChatGPT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백과사전에서 구글이나 네이버와 같은 검색엔진으로 검색 방식이 바뀌었다고 해서 이들을 금지하지 않았듯 ChatGPT의 사용을 금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교육 방식과 과제 그리고 시험 방식을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ChatGPT의 정확성에 대한 우려가 있긴 하지만 이를 확인하고 피드백하는 과정을 거치며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남용을 막기 위한 적절한 규제도 필요할 것이다.

시대는 변하고 기술은 발전한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무분별한 금지는 교육을 기술의 발전에 따라가긴 커녕 도태하게 만든다. 교육 현장이 학생들을 발전의 뒤를 쫓게 하는 것이 아닌 변화에 앞장서는 인재로 만들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사람이 아닌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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