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난 겨울에 어떤 즐거움을 발견했는가? 필자의 즐거움은 교정 내에서 느낀 겨울이었다.

 쌀쌀맞게 내리던 눈 속 손을 꼭 잡고 한 발씩 내디디며 걷는 어떤 이의 모습과 얼어붙은 길바닥을 빙판 삼아 스케이트를 타던 이들의 모습 그리고 소복하게 쌓인 눈으로 눈사람들을 만들던 사람들의 표정과 손길이 떠오른다. 특히 해 질 녘에 봤던 도서관 앞 눈사람 전시회는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줬다. 날씨는 추웠지만 마음은 훈훈했던 그런 계절이었다. 겨울의 풍경에서 느껴지는 순수함은 필자를 웃음 짓게 했다. 이제는 겨울만의 차가운 즐거움도 기억 속에 덮어놓아야 겠다.

 지난주부터 따뜻한 봄이 피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019년도부터 동아리 박람회를 체험했지만 이번 동아리 박람회는 꽤 특별한 느낌이었다. 마스크를 쓰고 진행할 때와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많은 학우가 봄이 보낸 달큰한 공기를 맡으며 여러 부스를 체험했다. 따뜻한 공기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학우들을 보니 어쩌면 마스크 속에 덮여있던 캠퍼스의 활기를 되찾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19(이하 코로나 19)가 유행하던 2020년에 이제는 더 이상 코로나 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때는 마치 영화 속에서 보던 아포칼립스를 보는 것 같았다. 그 당시 대구에 있던 필자는 사람들의 일상 깊숙이 들어갔던 코로나 19의 공포를 체감했다. 항상 붐비던 동대구역에는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으며 아침 8시부터 마스크를 사기 위해서 늘어진 긴 줄이 아직 생생하다. 인류의 멸망이 다가왔다는 황당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 보면 다 지나간 일일 뿐이다. 일상을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이 무색하게도 잃어버렸던 일상이 제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봄은 어떨까 생각한다. 봄을 경험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겠지만 떠나보기에는 아쉬운 봄이길 바란다. 너무나 즐거워서 기억에 묻기 아까울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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