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의 수습기자로 활동하며 3번의 마감을 거쳤다. 첫 신문에서 짧은 스트레이트 기사로 시작해 인터뷰 기사와 학술 기사를 작성하게 됐다. 글의 분량이 늘면서 글을 쓰는 시간도 길어졌다. 글이 늦게 나오니 동료 기자들과 퇴고하는 시간이 미뤄졌다. 668호 작성 당시 필자의 학술 기사는 해당 호의 기사 중 가장 늦게 완성됐다. “글이 너무 늦게 나온다”는 말을 듣고도 혼자서 계속 글을 부여잡고 있던 결과였다.

필자의 글의 부족한 점을 마주하는 게 두려워 한 단어 한 문장에 온 힘을 쏟았다. 한 번에 완전한 글을 쓰려는 욕심을 부렸다. 퇴고를 도와줘도 모자랄 판에 퇴고할 시간을 날렸다. 더 좋은 기사를 쓸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셈이다. 입사 면접에서 말한 “최소한 조직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가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모든 글쓰기의 핵심은 퇴고에 있다. 기자가 초고를 완성하면 수많은 기자의 손에서 기사가 재탄생한다. 문단이 뒤바뀌고 내용이 잘려 나가기도 하며 처음부터 글을 다시 쓰는 경우도 있다. 피드백을 받으며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는다. 다른 기자의 초고를 읽으면서도 기사 쓰는 법을 배운다. 특히 잘 쓴 초고를 읽으며 기사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생생히 배운다. 한편으로는 이 글을 어떻게 수정할지 고민하며 생각은 더 깊어진다. 그렇게 초고는 점차 기사가 되고 기자는 한 뼘 성장한다.

이번 호 기사를 쓰면서 한 문장에 집착할 때마다 ‘일단 내용을 만들고 동료들과 글을 다듬자’고 스스로 되뇌었다. 그리고 동료 기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부족한 점을 고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랜 기간 지녀온 버릇을 고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기자로서 성장하기 위해 꼭 넘어야 할 산이기에 이 과정을 멈춰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안다. 수습 직함을 떼고 후임 기자를 맞았을 때 부끄럽지 않은 선임 기자가 되지 않기 위해 필자는 계속 되뇔 것이다. 내용에 집중하고 동료들을 믿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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