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워지면 보일러를 틀 때가 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전히 보일러가 아닌 연탄을 때야 하는 가구들이 존재한다. 밥상공동체 연탄 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연탄 사용 가구는 8만1천7백21 가구다. 이 중 84.2%가 경제적으로 열악한 소외가구다. 소외가구의 대부분은 달방이나 옥탑방 또는 무허가 지역에 거주하는 80세 이상 고령층이다. 이들은 노인성 질환 등으로 거동이 불편하고 일할 능력이 없어 정부지원금에 의존하거나 월 소득 30만 원 이하로 버티고 있다.

추운 겨울 연탄이 있어야 하는 곳에 따뜻함을 전하는 단체가 있다. 지난 2004년에 설립돼 전국 24개 지부와 함께 약 1만 가구에 연탄을 전달한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이하 사랑의 연탄)이다. 필자는 이 단체와 함께 봉사를 진행했다.

추워진 날씨 속에 봉사 장소인 전원마을로 향했다. 이번 봉사에서 필자는 연탄을 한집 당 2백 장씩 총 6개의 집에 옮겨야 했다. 이렇게 기부된 연탄 2백 장은 약 한 달 반 정도 사용된다고 한다. 연탄을 들고 울퉁불퉁한 길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필자는 한 번에 2장 정도를 옮기는 것도 힘들었지만 한 번에 6장씩 옮기는 분을 보고 힘을 내서 옮길 수 있었다. 추운 날씨에 쉽지 않았지만 16명의 자원봉사자가 함께해 예상보다 빨리 끝낼 수 있었다. 자원봉사자였던 소민경(24) 씨는 “처음 하는 연탄 봉사지만 따뜻함을 나눌 수 있어서 다음에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봉사가 끝난 뒤 마을에서 자원봉사자들에게 고맙다고 어묵탕을 준비해줬다. 자원봉사자들은 봉사를 끝내고 함께 모여 어묵탕을 먹으며 몸을 녹였다. 봉사자들을 위해 어묵탕을 준비한 마을 어르신 이순자(78) 씨는 “따뜻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연탄을 줘서 항상 고맙다”고 전했다. 연탄 봉사 3년 차인 김연우(27) 씨는 “날이 추워서 빠르게 옮긴다고 사람들과 소통하지는 못했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건 매한가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19(이하 코로나 19)의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연탄 후원과 봉사를 절반 아래로 감소시켰다. 그 때문에 연탄을 사용하는 취약계층은 지난 2년간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사랑의 연탄에 따르면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봉사가 줄어들며 평균 1만여 가구를 지원하던 연탄 봉사는 2020년 6천9백94로 대폭 감소했다. 연탄 봉사는 사랑의 연탄 홈페이지에서 지원 후 카카오톡으로 날짜를 정해 개별적으로 신청할 수 있다. 사랑의 연탄 박일수 직원은 “사랑의 연탄은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봉사를 진행한다”며 “나눔의 아이콘인 연탄 봉사는 건강한 에너지를 채워준다”고 참여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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