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김의겸(기계) 교수의 ‘링크 구동 기반의 모든 구성요소가 통합된 인간형 로봇 손’ 논문이 지난해 12월 15일 자로 저명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Integrated Linkage-Driven Dexterous Anthropomorphic Robotic Hand)’에 온라인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김 교수가 제1저자 및 교신 저자로 참여했고 정다운 고려대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한국기계연구원(KIMM) 로봇메카트로닉스실과의 협력 연구로 진행됐다. 

링크 구동 메커니즘 기반의 로봇 손 

인간의 손에는 인체 뼈의 4분의 1개가 위치해 있으며 근육 구조마저 매우 복잡하다. 또한 촉각을 가능케 하는 촉각 소체까지 분포돼 있어 섬세한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이렇듯 인간의 손은 매우 복잡한 기능을 담고 있어 이를 해석하는 것은 로봇 공학 분야에서 해결되지 않는 과제로 남아 있다.

로봇 기술을 사용해 인간 손이 가진 기능을 구현하고자 다양한 메커니즘들이 개발됐다. 현재까지 개발된 인간형 로봇 손들의 대표적인 핵심 메커니즘은 모터 직접 구동 메커니즘과 힘줄 구동 메커니즘 그리고 링크 구동 메커니즘 세 가지로 분류된다. 이번에 김 교수팀이 개발한 로봇 손 링크 구동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한다.

기존에 개발된 로봇 손들이 큐브를 조립하는 등 화려한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위질이 가능한 로봇 손은 이번 연구가 최초다. 가위로 종이를 자르거나 핀셋으로 작은 칩을 옮기는 등 일상 생활에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이유는 링크 구동 메커니즘을 도입해 기존보다 높은 자유도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자유도가 높을수록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김 교수 팀은 기존 1자유도의 한계를 3자유도까지 확보했다. 또한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한 로봇 팔 분야와 달리 로봇 손 분야는 복잡한 손의 기능을 구현하는 데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따라서 로봇 손 개발에서 모듈화 실현이 기존 팔과의 결합을 통한 상용화의 중요한 관건으로 작용한다. 모듈화를 구현한 경우 자유도 혹은 파지력 면에서 부족함이 발생했던 기존의 로봇 손과 달리 이번 연구는 링크 구동 메커니즘을 통해 모듈화 뿐만 아니라 자유도와 파지력 측면에서의 높은 성능까지 놓치지 않았다.

고성능 인간형 로봇손, 상용화 가능성도 충분 

인간형 로봇손은 실제 손과 비슷한 크기에 가벼운 무게는 의수 분야에도 발전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존의 로봇 손이 복잡한 구조를 구현하기 위해 약 1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드는 것에 반해 김 교수팀의 로봇 손 제작에 든 비용은 약 6분의 1에 불과하다. 높은 성능에 제작 단순화까지 성공한 로봇 손은 의수 제작 등 기업에서 필요할 경우 대량 생산 및 상용화에도 유용하기에 더욱 뜻깊다.

로봇 공학 분야 최초 네이처 게재 

김 교수팀의 혁신적인 연구 성과는 저명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로봇 공학 분야 최초로 게재됐다. 과학 분야에서의 트렌드가 변화하고 로봇 공학 분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급증하며 이번 연구 성과는 해외 각지에서 각광 받고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더 많은 로봇 공학 분야 학자들과 유망주들이 희망과 가능성을 품고 좋은 연구를 위해 정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로봇의 하지 부분에 대한 연구는 이미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된 것에 반해 상지 부분 특히 손에 대한 연구는 많은 이들이 연구 중임에도 여전히 풀지 못한 문제들이 많은 영역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며 연구를 진행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또한 공동 저자 외 7명이라는 많은 수의 연구원과 공동 연구를 진행한 것에 대해 “로봇 공학 분야는 융합 학문이라는 점에서 혼자 연구하기 어렵다”며 “제어 공학이나 컴퓨터 프로그래밍 관련 전문가와의 협동해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보다 수준 높은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보완점 및 새롭게 진행 중인 연구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아쉬웠던 점으로 인간 손과 비교해 엄지 손가락에 대한 자유도가 부족하고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을 꼽았다. 김 교수는 “엄지 손가락의 움직임은 아직 전 세계 누구도 완벽히 로봇으로 구현해내지 못했다”며 “현재 우리 학교 기계공학과 지능형 로보틱스 연구실(Interactive & intelligent robotics lab.)에서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또한 김 교수는 촉각 센서에 대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라 전했다. 인간의 손 피부에는 피하층의 촉각 소체 세포가 존재한다. 이를 구현한 로봇 손의 촉각 센서는 인간의 미세한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손가락 끝에만 촉각 센서를 구현했지만 마디와 손바닥까지 구현할 예정이다”며 “머리카락과 같이 미세한 물질을 감지하는 센서와 무거운 중량을 견딜 수 있는 센서가 융합된 일체형 소형화 센서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하드웨어 기술이 발전할수록 제어에 포커스를 맞출 시기가 올 것이다”며 최종적으로 센서와 하드웨어 그리고 제어 기술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다짐했다. 또한 인간 수준의 움직임을 로봇에 구현하고자 노력 중이지만 로봇만이 잘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해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덧붙여 실제 산업에 기여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것을 해내어 실제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Tip

모듈화: 거대한 것을 조각으로 나누어 다루기 쉽도록 하는 과정

파지력: 외력이 작용했을 때 링크에 작용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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