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특별시 마포구의 ‘작은 도서관 폐쇄 추진’이 한겨례 신문에 보도됐다. 지난달까지 지속적인 운영을 위한 심사를 마친 상황에서 예산 부족을 이유로 돌연 상황을 뒤집은 것이다. 구민들은 크게 반발했고 작은 도서관 폐쇄 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수백 개의 민원이 접수됐다. 결국 마포구는 이를 철회하고 잘못된 정보라며 꼬리를 내렸다. 작은 도서관이 어떤 의미였기에 폐쇄를 반대했을까? 아동과 청소년 그리고 시민에게 독서 공간을 제공하는 ‘작은 도서관’의 현장을 직접 찾았다.

오후 1시 봉사가 시작됐다. 분야별로 정리돼 꽂혀있는 도서들과 책상 5개로 구성된 작은 도서관이었다. 익명을 요청한 사서는 “가족이 함께 책을 보기도 하고 이웃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며 분위기를 설명했다. 필자가 가장 먼저 맡은 업무는 책을 옮기는 거였다. 기부 또는 중고도서가 많을거라는 예상과 달리 신상도서가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

작은 도서관은 이웃 만남의 장소로도 사용되고 있었다. 매주 목요일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교육과 수업이 진행됐다.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종이접기를 하는 모습과 즐겁게 웃는 모습을 보며 왜 구민들이 ‘작은 도서관’을 지키려고 했는지에 대해 알게 됐다. 이웃사촌이라는 개념이 모호해진 사회에서 작은 도서관은 하나의 문화센터이자 이웃을 연결하는 공간이었다.

마포구청의 도서관 폐쇄가 보도된 날 한 민원인은 글을 남겼다. ‘작은 도서관은 구분 없이 책이라는 매체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마을회관과 같은 곳이다.’ 작은 도서관 협회는 작은 도서관이 존재하는 이유를 지역민들을 화합하는 생활밀착형 공간이 되는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작은 도서관은 위기를 맞고 있다. ‘작은도서관운영실태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간 2백24개관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 도서관이 감소세로 돌아선 이유는 간단하다. 수는 늘었지만 질적으로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작은 도서관 운영현황에 따르면 작은 도서관 4개관 중 1개관은 직원 없이 자원봉사자들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인력의 부족은 도서관 서비스의 질을 반증한다.

작은 도서관의 목적 단지 읽는 행위만이 아닌 책을 매개로 인간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나 문화 소외지역일수록 작은 도서관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작은 도서관이 제공하는 독서 행위와 수반되는 활동 등이 곧 ‘문화’가 되기에 작은 도서관은 문화소외지역에 소통하는 하나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작은 도서관 운영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멈춰서는 안된다. 지자체는 작은 도서관을 설치한 후 운영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는 작은 도서관을 설립한 이후에도 관심가지며 문화공간을 계속해서 지켜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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