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에는 다양한 유형의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하 공시생)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공무원 시험(이하 공시)을 준비하는 이유가 공직에 근무하고 싶어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과 마찬가지로 현실 사회의 공시생들도 마찬가지다. 2019년 취업포털 ‘커리어’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공시생 중 0.8%만이 공직에 뜻이 있어 공시를 준비한다고 응답했다.

N가지의 것을 포기하는 세대라는 의미의 N포 세대라는 신조어도 있다. 연애와 결혼 그리고 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부터 취업과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하는 5포 세대 더 나아가 건강과 외모 관리도 포기하는 7포 세대 등 2030 청년들은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있다. ‘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에 “위험과 불안이 상존하는 사회에서 개인은 누구나 알아서 안전을 도모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온다. 과거 청년들은 위험과 불안이 만연하며 하나를 포기하면 낙오자 취급하는 사회의 눈초리를 피해 안정적인 공무원에 주목해 안전 도모를 꾀했다. 이처럼 청년 세대들은 불안정한 사회에 대한 해결책으로 공무원을 고려하기 시작한다.

불안정한 사회에 대한 해결책으로 공무원을 고려했던 공시생들은 공무원의 불안정에 노출된 뒤 공무원에 대한 희망을 접기 시작했다. 진학사 캐치에 의하면 공무원 선호도 감소의 원인을 52%가 사기업에 비해 적은 임금과 18%가 연금제도 개편 등 공무원 복지제도의 변경 그리고 8.8%가 사기업에 비해 적은 복지를 이유로 들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의하면 2020년 18세부터 35세 공무원 가운데 5천9백61명이 퇴직했는데 이는 2017년 4천3백75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특히 5년 이하 재직 후 퇴직한 공무원은 2017년 전체 중 15%에서 2020년 전체 중 21%로 6% 상승했다. 인사혁신처에 의하면 7급 공시 평균 경쟁률은 ▲2016년 76.7대1 ▲2017년 66.2대1 ▲2018년 47.6대1 ▲2019년 46.4대1 ▲2020년 46대1 ▲2021년 47.8대1로 지난해에 조금 증가했으나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이는 9급 공시도 마찬가지다. 9급 공시의 평균 경쟁률은 2016년 53.8대1 그리고 올해 29대1로 7년간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공무원 선호도는 계속해서 줄어들 전망이다. N포세대 청년들은 공무원이 평균 이하의 안정을 추구하자 공무원마저 포기하고 다른 것을 꿈꾸기 시작한다.

N포 세대 청년들이 무엇을 꿈꾸고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공시 경쟁률의 하락은 평균 수준의 안정만큼은 제공했던 공무원마저 더 이상 그렇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공시 경쟁률 하락은 단순히 공직에 근무하고 싶은 인원의 하락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적신호가 켜졌음을 의미한다. ‘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는 공시 경쟁률이 극심했던 2016년에 발간된 책으로 현재 사회 모습과는 다소 다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공시 경쟁률 극심화와 하락의 원인은 동일하다. 책 말미에서 저자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민으로서의 직무를 유기한 스스로’를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집필했다고 말한다. 책에서 말하는 좋은 사회란 평범하게 살아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사회이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N포 세대 청년들은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지 않고 안정만을 좇고 있다. 개인과 사회가 각자의 직무를 유기하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포기하지 않고 공존하기 위해 적절한 방안을 모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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