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 삶을 편하게 해주는 기술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인공지능 또한 마찬가지이다. 인공지능은 휴대폰과 스피커 그리고 자동차 같이 우리의 삶에 밀접한 존재가 됐다. 하지만 우리는 인공지능을 기계로만 여길 뿐 이에 대해 연민의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과연 인공지능을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고장난 론>에 나오는 ‘비봇’은 친구를 사귀게 돕거나 함께 노는 인공지능 로봇이다. 학교에서 주인공 바니만 비봇이 없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자 바니의 아버지가 약간의 결함이 있는 비봇을 싸게 구매한다. 하지만 이 비봇에는 뇌 알고리즘이 빠져 있어 바니가 직접 일상 속 사소한 것을 알려줘야 학습이 가능하다. 바니와 비봇 ‘론’은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친해지며 진정한 친구로 거듭나게 된다. 하지만 론이 바니를 괴롭히는 친구에게 해를 가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론은 폐기처분될 위기에 빠진다. 론은 폐기를 피하고자 숲으로 도망가고 개발사 버블은 이들을 찾으려 하지만 찾지 못한다. 론은 숲에서 잠든 바니를 데리고 마을로 데려온다. 이후 론은 버블로 잡혀가고 바니의 가족과 비봇의 개발자 마크가 중앙 데이터 실에서 론의 데이터를 찾아 이를 모든 비봇의 알고리즘에 적용한다.

현실에도 론과 같은 존재가 있다. 바로 소셜로봇이다. 소셜로봇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그리고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접목해 사람과 교감하는 감성 로봇이다. AI 비서 기능을 탑재해 인간과 정서적 교감을 하는 정서 로봇과 날씨와 뉴스 그리고 쇼핑 같은 일상생활 정보를 알려주는 생활 지원용 로봇 등의 기능으로 구분돼 있다. 실제 사례로 지난 4일 덴버대에서 사용자의 기분에 공감하고 스트레스에 맞춰 대응하는 공감형 동반 로봇 ‘라이언’을 개발했다. 이는 인지장애를 겪는 사람과 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고안한 로봇이다. 라이언의 개발자 마후어 교수는 “라이언을 이용한 프로젝트 목표는 인간화의 지점으로 옮기는 것이었다”며 “이는 인간의 기술이나 감정 그리고 어쩌면 인간의 의도까지 이해하는 것을 기반으로 맥락에 맞게 효과적 반응을 형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결국 소셜로봇은 론과 같이 인간의 친구가 되고자 만들어진 존재인 것이다.

영화는 론과 바니의 우정을 강조한다. 영화 속에 ‘우정은 쌍방향’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바니도 처음에는 론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네트워크 연결이 되지 않고 자동으로 정보를 학습하지 못하자 론을 불량품이라 치부했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길수록 점점 서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진짜 친구가 됐다. 이러한 방향이 비봇의 개발자 마크가 진정으로 원했던 사람과 인공지능의 관계였다. 소셜로봇의 목적도 마찬가지다. 사람과 공감을 통해서 사용자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마음의 안정을 주는 등 진짜 친구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고장난 론>은 영화 속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실제로 불가능한 상황이 연출된다. 하지만 소셜로봇과 론의 목적성이 같고 친구가 되고자 하는 마음 또한 같다면 머지않아 소셜로봇도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영화에 나온 비봇처럼 인공지능은 이제 우리 주변 어디든지 있다. 위에 언급된 소셜로봇이나 다른 인공지능이 앞으로는 우리의 동반자처럼 지내며 생활 전반적인 부분에 도움을 줄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안심하고 진정한 친구가 되기 위해 개발사는 AI 윤리 학습이나 개인정보 유출 같은 문제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사용자 또한 인공지능에 대해 수용적인 태도를 지니며 진짜 친구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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