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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늘에 빛이 들어야 한다
  • 이지예 기자
  • 승인 2021.11.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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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는 범죄 심리학과 교수 이수정과 프로파일러 김경옥이 쓴 책이다. 2016년 첫 출간될 당시 많은 사람들의 충격을 안긴 내용으로 화제가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범죄심리학이 보다 대중에게 가까워졌고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범죄의 원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범죄 심리학의 필요성을 대중이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조금은 잔인할 수 있지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범죄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 두었을 때 범죄를 조금이라도 예방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범죄의 순환 고리를 끊을 수도 있기 위한 기대가 담긴 전문가의 대중 서다. 현대 복잡해진 사회와 전통적인 인간관계의 해체로 인해 사람의 심리는 더욱 종잡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사회에서 일어난 범죄는 길거리나 공공장소에서 성행한 적도 많고 가정 폭력과 같이 본인의 행동이나 개인적인 원한과는 일절 관계없는 범죄 또한 당할 수 있다. 이러한 원인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 범죄에 대해 대중은 범죄자를 악마로 인식하곤 한다. 어떠한 원인을 이해하려고도 혹은 해결책을 강구하려고도 하지 않고 운명론적인 관념에 의지한다. 그러나 모든 범죄자의 심리에는 분명 심리적인 원인이 존재하고 이를 단서로 이후의 같은 범죄를 사회적인 체계에서 예방할 수 있다. 이 책은 사회에 대한 많은 기대를 안고 출간되었다.

책이 사회에 끼친 영향은 상당했다. 프로파일러와 같은 직업에 선호도가 늘어났고 이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많아지기도 했다. 사람들이 프로파일링의 필요성을 더 많이 인식하게 되면서 수사에 프로파일링의 비중이 늘어나는 등 입지가 늘어나기도 했다. 살인 범죄 관련 영상들에 사람들은 더 이상 악마에 대한 공포를 가지지 않는다 범죄자의 범죄 심리에 대한 궁금증과 예방책에 대해 더 많은 논의가 오가고 많은 대중의 변화들이 법의 변화로 또 이어졌다. 대부분의 사이코패스가 가정폭력 피해자이거나 어릴 적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법 제도에서도 가정폭력에 대한 엄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 책이 범죄 심리의 입지를 넓혀줬지만 아직도 세상에는 범죄들이 만연하다. 연쇄 살인의 수는 많이 줄었지만 이는 수사 기법이 늘어서 일뿐 연쇄 살인의 범죄 심리적 특성을 가진 범죄자들은 매우 많이 늘었다. 책이 출간되는 해인 2016년 묻지 마 범죄가 아주 성행하던 해였다. 강남역 묻지 마 살인사건은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연쇄 살인의 특성대로 범죄자와 피해자의 일면식조차 없는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올해 강윤성이 벌인 살인사건 또한 살해당한 두 명의 피해자와 원한 관계로 인한 살인이 아니었다. 이외에도 등산객 살인사건, 인제 살인사건, 분당 택시기사 살인사건 등등 아직도 묻지 마 살인사건은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이 책이 출간되고 4년이 지난 지금. 묻지 마 살인사건이 꽤나 자주 등장하는 하나의 뉴스가 되어 버렸다. 요즘의 관점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은 남녀 갈등이다. 묻지 마 살인 사건에서는 주로 남성이 여성을 살해하는 범죄가 많았고 그중에서는 강간도 포함되는 살인 사건이 많다. 그런 특성 때문인지 살인사건에 대한 대중의 반응 중에는 남녀 갈등이 조장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일반적인 남녀 갈등의 주제로 볼 수 없는 단순한 범죄 심리의 문제이다. 연쇄 살인자에게 여성은 죽이기 좋은 약자로 보이기 때문에 주로 여성이 살인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남녀 갈등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남녀가 상관없이 누구나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은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범죄 예방이 되지 않으면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된다. 물론 수사 기법이 발전하고 다행스럽게도 묻지 마 살인이 연쇄 살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줄긴 했지만 묻지 마 살인과 같이 쉽게 예방할 수 없고 원한관계로 판단할 수 없는 범죄를 경계해야 한다.

책에서 한국형 범죄로 강조했던 범죄 중 하나인 가정 폭력은 지금까지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고 예방이 잘 안되고 있는 범죄이다. 특히 가정폭력에 대한 관점은 우리나라의 가정사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사적인 분야이며 참견해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강한 만큼 감시의 눈이 많지 않다. 가정폭력은 한순간에 일어나는 재난이 아닌 서서히 잠식되어 가는 듯이 조금씩 발생하는 그러나 무엇보다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범죄이다. 지금은 그래도 이전보다 가정폭력에 대한 이슈가 커지면서 법도 같이 바뀌고 있다. 그러나 정인이 사건,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사건 등등 이슈가 되는 만큼 많은 가정폭력이 일어나고 있다. 더 많은 관심만 있었더라면 예방할 수 있었을 범죄들이 저질러졌다.

책에서 언급되는 범죄들을 보면 사회의 과제가 보인다. 지금도 꾸준히 일어나는 범죄는 사실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예방이 가능하다. 이 책을 읽으면 범죄는 예방이 될 수 있고 일상의 그늘에는 빛이 찾아올 수 있다.

이지예 기자  jieyelee@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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