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한국의 계절은 Δ봄 Δ여름 Δ가을 Δ겨울로 반복된다. 그러나 최근 여름 다음 겨울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계속 들려오고 있다. 여름 다음 겨울이라는 말 자체가 우리의 계절 주기로는 모순된 말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날씨는 체감적으로 가을보다는 초겨울의 날씨로 느껴진다. 지난달만 해도 한낮의 기온이 29도를 넘는 폭염이 지속되던 날씨는 열기를 감추고 영하의 기온으로 찾아왔다. 지난달 아침 한파주의보를 대비하라고 울린 재난 문자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사람들의 옷차림은 반팔에서 두터운 패딩으로 바뀌어 있었다.

문득 올해의 가을을 떠올려봤다. 가을의 대표적인 옷차림이라고 할 수 있는 트렌치코트를 보기보다는 패딩과 코트를 더 많이 봤다. 그리고 울긋불긋한 단풍과 은행을 본 기억이 없다. 작년에만 해도 10월 중순에 은행과 단풍을 보러 갔었는데 올해는 그 시기가 많이 늦춰지고 있다. 조금씩 사라져가는 가을의 모습들을 생각하며 정말 가을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가을이 점점 더 짧아지면서 우리나라 사계절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이 이면에는 지구 온난화의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일깨워주고 있다.

최근 기상청이 발표한 기후관측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반도의 기온은 백년 전보다 약 1.6도 올랐다. 이에 따라 겨울은 22일 줄고 여름이 20일 증가했다. 또한 가을은 9일 늦게 시작하고 약 69일 밖에 이어지지 않는 가장 짧은 계절이 되었다. 기후 변화가 아닌 기후 위기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 기후 정보 포털에 게시된 기후과학국 기후정책과 국립기상과학원 미래기반연구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기후 변화가 Δ대기 Δ해양 Δ빙권 Δ생물권에서 광범위하고 신속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제시했다. 또한 인간으로 인한 전 지구 지표면 온도 상승은 산업화 이전 대비 0.8~1.3도 올랐으며 2019년 대기 이산화탄소가 이백년 만에 최댓값에 도달했다. 인간으로 인한 기후 변화는 세계의 많은 기상·기후에 극한 현상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가능한 미래 기후로써 최소 21세기 중반까지 전 지구 지표면 온도는 계속 상승할 것이여 다가올 수십년 동안 이산화탄소와 다른 온실가스 배출량의 상당한 감축 없이는 21세기 중 1.5도, 2도 지구온난화를 넘어서며 재난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인간은 점점 편리해지고 있다. 그러나 편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발전하면서 그만큼 우리는 자연과 점점 공존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 결과 오늘날 전 세계가 노력해야 하는 심각한 문제로 초래되었고 우리는 일상 속에서 이상기후를 느끼고 있다. 더 이상 지구온난화는 미래에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깊숙이 우리 생활 속을 침범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무관심으로 인해 심각성을 인지하는 못하는 우리에게 10월의 한파주의보는 가을이 주는 경고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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