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는 꿈을 판다. 우리가 잠잘 때 꾸는 그 꿈 맞다. 꿈의 대가는 꿈을 꾸며 느낀 감정의 절반이다. 그 감정은 다시 모아 유용하게 쓰인다. 백화점의 주인 달러구트가 말하길 세상에 헛되이 주어진 꿈은 없다. 꿈을 꾼 자의 깨달음이 일어난 순간 잠자는 동안의 시간은 그 어느 것과 바꿀 수 없는 진귀한 시간이다. 깨달은 꿈은 한 편의 책을 읽으면서 얻은 삶의 교훈일 수도 있으며 삶의 지혜다.

누군가 잠에 들면 잠든 영혼은 백화점에 출입해 꿈을 구입한다. 꾸고 싶은 꿈을 모두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꿈이 한정돼있는 경우도 있고 백화점 측에서 판매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고객의 최대 만족을 위해 이런 판매를 한다. 구입한 꿈이 헛되지 않길 바라면서 말이다.

꿈은 머리에 들어있는 재료로 만들어진다. 평소 자신이 신경 쓴 것들과 갈망하는 것들. 그 외에도 다양한 삶의 감정들이 머리에 녹아 꿈의 형태로 비친다.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은 필요한 만큼만 꿈꾸게 하고 늘 중요한 것은 현실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의 가게에서 구입한 꿈은 잠자는 시간이 헛된 시간이 아님을 증명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꾸는 꿈은 나의 무의식을 가공하여 만들어 주며 현실에 영향을 미친다. 달러구트의 꿈 판매 방식도 구매자의 현실 반영이 전부 들어간다. 꿈을 꾸고 일어나면 가끔 조금의 조각들로 꿈이 기억난다. 그런 꿈은 나의 현실을 움직인다. 오늘 꿈에 돼지가 나왔으니 복권을 사볼까? 고기를 잔뜩 먹는 꿈을 꿨는데 혹시 태몽이 아닐까? 이 장면 꿈에서 본 것 같다는 식의 꿈은 꿈을 꾼 자의 현실에 맞게 각색돼 받아들여진다.

꿈을 꼭 꿔야할까? 칠흑 같은 어둠만 보다 잠에서 깨어난 날들이 더 많을지라도 복잡하게 생각 것 없다. 그런 날은 꿀잠 잤다고 생각하자. 오직 잠에만 충실했으니 개운한 수면을 취한 것이다.

꿈은 보이지 않기에 오묘하고 신비한 매력이 있다. 그런 꿈을 파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영화 <인사이드 아웃>이 생각나기도 한다. 누군가 잠든 머릿속에서 영차영차 꿈을 상영해 주는 것이 무척 귀엽고 환상적이기도 하다. 또한 한국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같기도 하다. 잡화점 주인의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꿈을 주고받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사람들이 떠오른다. 꿈 백화점을 통해 현실에서 이어지는 인연이 생겨나기도 하고 백화점 손님들끼리 현실에서 엮이기도 한다. 뭉클하고 재미난 서술 방식을 지닌 매력적인 책이다.

두껍지 않은 분량에 상상력을 가미시키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꿈을 꾸고 싶은 날에 다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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