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게 #감성이라며 #감성카페

당신은 왜 카페에 가는가? 커피를 음미하기 위해서? 친구와의 대화 장소가 마땅하지 않아서?

요즘에는 카페에 가는 새로운 이유가 생겼다. 예쁜 인테리어와 감성 있는 분위기에서 ‘인증샷’을 찍기 위해서 간다는 것. 요즘 사람들은 음료를 사러 가기보다 분위기를 사러 간다. 

감성 카페란 무엇인가?

감성 카페는 카페만의 개성 있는 인테리어나 디저트가 있는 카페 즉 예쁜 카페다. 카페의 목적이 다른 요소보다 매장의 분위기와 ‘감성’에 집중하는 카페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하 SNS) 특히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파됐다. 인스타그램에 감성카페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1백3만 건이 나온다. 

감성 카페의 인기는 카페 투어로도 이어진다. 이 또한 SNS에서 만들어진 감성 카페 문화의 일종이다. 과거에는 지역의 랜드마크를 투어 했다면 이제는 카페다. 많은 사람들이 감성을 소비하기 위해 카페를 찾는다. 전국 각지에는 카페거리가 우후죽순처럼 조성되고 있다. 경상북도는 지난 3일 여행객을 위한 인싸 카페 탐방 지도를 만들기도 했다. 카페 방문을 목적으로 한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과거에는 강원도 춘천시를 방문하면 닭갈비를 먹는 것이 필수라고만 생각했지만 요즘 젊은 층들은 춘천의 카페거리와 SNS에서 핫한 감성카페를 방문하기 위해 춘천으로 향한다. 

하지만 SNS 속 감성 카페는 카페의 분위기와 감성에만 집중을 한 나머지 음식의 맛이나 휴식적 측면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온라인상에서는 허리가 꺾일 듯한 낮은 의자와 더 낮은 테이블을 배치한 요즘 카페 인테리어를 꼬집은 글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표했다.

 

감성 카페가 왜 인기인가?

감성 카페의 인기는 SNS를 통해 형성됐다. SNS가 유행함에 따라 자신들의 일상들을 올리는 사람들이 늘었다. 밥을 먹기 전에는 인증 사진을 찍어야 하고 사진은 정방형으로 찍는 것이 하나의 센스가 됐다. SNS가 일상이 된 지금 이왕 카페에 갈 거면 분위기가 예쁘고 사진이 잘 나오는 감성 카페를 찾는 것이다.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한 카페 ‘소소감성’ 사장 이은나(29) 씨에 의하면 카페에서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의 존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씨는 “손님들이 주로 SNS 게시물을 보고 오기에 사진이 잘 나오는 포토존이 손님들의 sns 업로드를 부추기고 소통할 수 있게 만든다”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한 카페 운영자 A(30) 씨 역시 자신의 카페에 포토존은 따로 없지만 햇빛이 예쁘게 비치는 카페의 유리창에서 손님들이 사진을 많이 찍다고 말했다. A씨는 이러한 감성 풍조에 “SNS에 업로드되는 ‘인증샷’이 손님 유치에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한 청년이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면서 커피 한 잔으로 분위기 좋은 공간을 찾으려는 욕구가 반영된 문화라는 주장도 있다. 지금 청년들은 연애와 결혼과 출산 그리고 건강과 희망 등을 포기해 최소한의 삶만 사는 N포 세대의 청년들이다. 이런 포기와 실패에 익숙한 그들은 마음의 만족을 우선시하는 ‘가심비’적인 소비 패턴을 보인다. 

실제로 감성 카페를 이용한 N포 세대 청년 신지민(20) 씨는 “예쁘면서 분위기 좋고 사진도 잘 나오는 장소가 ‘가심비’ 있는 선택지라고 생각한다”며 “일반 카페보다는 값이 비싸지만 그 배의 분위기와 감성을 누릴 수 있으니 돈으로 좋은 분위기와 추억을 구입한 격이다”고 말한다. 이렇게 가심비 좋은 음료와 디저트는 비싼 가격과는 별개로 N포 세대 청년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만든다. 그래서 보기 예쁜 음료와 디저트가 감성카페의 주요 메뉴고 분위기 좋은 인테리어 역시 중요한 인기 요소다.

 

마냥 감성만 가득하면 곤란하다

이러한 감성 풍조에 대해 부천에 위치한 프렌차이즈 카페 운영자 이현(30) 씨는 “그 카페를 찾아가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이다”고 전한다. 이 씨는 “비싸고 예쁘기만 한 것을 선택하는 것도 결국 소비자이기 때문에 그것 또한 하나의 ‘장사의 기술’이다”고 말했다.

‘소소감성’의 사장 이 씨는 “가격이 비싸지만 앉아있기 불편한 카페는 카페를 차리기 전까지는 좋아했지만 다시 갈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며 “오히려 사장님도 친절하고 디저트가 맛있는 그런 카페에 마음이 많이 가게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덧붙여 “자신의 이전 카페는 인테리어는 예뻤지만 자리가 협소하고 손님들이 오래 앉아 있기에 불편해 손님들이 장시간 머무른 적이 적었다”며 “사람들이 오래 앉아있고 안락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곳으로 카페를 이전했다”고 말했다. 

최근 제주도 스타일의 감성 카페에 다녀왔다가 불만이 생긴 신 씨는 “인스타그램을 보고 궁금해서 가봤는데 생각보다 좋지 않은 것 같다”며 “대부분의 메뉴가 6천 원이 넘는데 커피 맛이 그에 비해 좋지 않았다”고 한다. 신씨는 “의자랑 책상이 너무 불편하고 (카페에) 들어가자마자 인스타그램을 위한 허례허식을 위한 누군가를 보여주기 위한 카페라고 생각했다”고 카페에 대해 부정적이게 말했다. 그는 “일행이 서로 옆으로만 앉아야 하는 테이블만 있어 불편했고 바닥에 깔린 자갈에서 걷기 어려워 넘어질 것 같았는데 자갈 사이에는 벌레도 많았다”며 손님의 편의보다는 인테리어에만 신경 쓴 카페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신 씨는 이런 감성카페에 대해 “손님의 불편함을 초래한 채 감성과 분위기만을 판매하는 감성카페는 너무 불편했기에 다시 갈 생각이 없다”고 생각을 밝혔다.

카페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다. 사람들이 편하게 있어야 하는 공간이다. 지나친 분위기와 감성 추구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손님들이 있다면 애초에 카페가 가지는 의미를 저버리는 것이 아닐까. 분위기와 감성을 신경을 쓸 수 있지만 머무르는 사람들의 편의도 중요하게 고려되는 카페가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 SNS 일상 피드에 신경을 줄이며 분위기와 감성만을 추구하지 않는 우리의 올바른 소비개념도 함께하여 더 나은 카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은 어떨까?

저작권자 © 아주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