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XOpolitics 유호현 대표와의 만남

정글같은 한국 정치에 변화의 신호탄을 던지다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했던 유호현 대표

그는 실리콘밸리의 합리적인 의견 도출 과정을 보며 한국에도 적용되길 바라곤 했다.

자신의 바램을 한국 정치계에 적용시키기 위해 동생인 유찬현 씨와 함께 OXOpolitics를 만들었다.

Q :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 안녕하세요. 저는 싸우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는 정치 플랫폼 OXOpolitics의 창업자 유호현입니다. OXOpolitics를 만들기 전 트위터에서 3년 에어비앤비에서 4년 실리콘밸리에 총 7년간 엔지니어로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5월에 OXOpolitics를 창업했어요. 원래 다니던 에어비앤비는 여행회사인데 여행이 없으니까 매출이 거의 나오지 않아 정리해고가 진행돼서 회사에서 나오게 됐습니다. 2년 동안 만들어오던 OXOpolitics를 지난 총선에 맞춰 출범시켰습니다.

Q : OXOpolitics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A : OXOpolitics는 싸우지 않고 의사소통을 하려고 만든 플랫폼 사이트입니다. 싸우지 않는 의사소통이라는 아이디어는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할 때 떠올렸어요. 실리콘밸리에는 A랑 B가 싸우면 누가 이기거나 지는 게 아니라 C를 만들어서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거예요. 처음엔 기업문화에 적응시키고자 노력했어요. 기업에 적용하려고 책도 썼는데 정치는 의사소통이 중요하니까 우리나라 정치도 이걸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정치인들과 일반 시민들이 이해하고 알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어요. 엔지니어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어요.

Q : 그러면 OXOpolitics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는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A : 첫 번째는 단순 정치 성향 테스트를 제공합니다. 두 번째 단계는 매일매일 현안과 관련된 질문을 통해 사람들의 의견을 모읍니다. 세 번째 단계는 진행 중인 프로젝트인데 소설 네트워크로써 모든 사람의 생각을 올릴 수 있는 거예요. 사람들이 참여형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게 세 번째입니다. 지금은 다섯 단계 중에 세 번째 단계까지 만들었습니다. 네 번째는 질문과 생각들을 모은 새로운 카드가 나올 거예요. 특정 사건에 대한 모든 이야기와 질문과 생각들을 모아서 보여줄 거예요. 이전에 누가 썼던 생각도 함께 추가해서 볼 수 있는 카드를 만드는 거죠. 다섯 번째 단계는 정치인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거예요. 국회의원과 만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려 합니다.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정도까지 도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Q : 정치 SNS를 운영함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을까요?

A : 전 세계 어디든 정치 사이트는 싸웁니다. 싸우다 보면 문제가 왜곡돼버리거든요. 그래서 나온 방법이 각 부족별로 분류를 하는 거죠. 서로 분류해서 싸우지 못하게 하고. 서로의 입장을 들어보는 거예요. 분리해서 이야기하면 부족별로 무슨 입장 물어보고 판단은 알아서 하는 거죠. 지금까지는 꽤 잘 만들어서 안 싸우는 커뮤니티가 된 거 같아요. 정치가 싸움이 나는 곳이라는 게 첫 번째 문제였는데 해결해나가고 있고 저희가 생각했던 것 중에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정치는 비수기가 있다는 거예요. 정치가 선거 때는 불이 붙어서 오르는데 나머지 시기에는 대부분 그렇지 않아서 지금까지 성공한 정치 사이트 사례가 거의 없어요. 저희가 총선 때 시작했는데 4천5백 명이 한꺼번에 모였거든요. 이후로도 꾸준히 인원이 늘어서 오늘 1만 2천5백 명 정도 회원이 있어요. 비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해결되는 것 같아요.

Q : OXOpolitics를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다면 어떤 사회적 변화가 있을까요?

A : OXOpolitics를 통해 사상별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어요. 다양한 사안에서 사건을 보고 해석할 수 있게 될 거예요. 지금까지 우리가 정치를 양극단에서 봤잖아요. 극단화된 이야기만 들으니까 생각도 그렇게 돼요. 극단화되다 보면 서로 대화가 안 되는 거죠. OXOpolitics를 통해 각자 나름의 논리가 있다고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OXOpolitics를 통해 중도파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수 있는 당이 나오는 걸 지향하고 있어요.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해줄 수 있어지면서 좋은 영향력이 생길 것 같아요.

Q : OXOpolitics와 같은 스타트업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질이 무엇일까요?

A : 스타트업을 성공할 수 있는 두 가지 경우가 있어요. 첫 번째는 사업에 타고나서 돈을 잘 버는 체질이고 두 번째는 무언가를 강하게 이루고 싶어서 세상을 바꾸고 싶고 그 방법을 알고 있어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에요. 제일 중요한 건 내가 하고 싶은 미션이 있느냐? 자질은 중요하지 않아요. 미션 없이 생계형으로 뛰어들면 괴로워요. 사업에 타고난 사람들은 아무거나 해도 잘하지만 타고나지 않았다면 괴로울 뿐이에요. 진정성도 중요해요. 시대가 요구하는 부분이거든요. 투명하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부분들이 필요해요. 실수는 인정하고 생각은 공개하며 오해가 있으면 풀어야 해요. 소통하는 자세나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것이 스타트업을 하면서 중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해요.

퓨처플레이, 정치 SNS스타트업 '옥소폴리틱스'에 투자

실리콘밸리의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보고

대한민국에 적용시키기 위해 글을 쓰고 스타트업을 한다.

 

 

Q : 트위터와 에어비앤비에서 어떤 직무를 맡았나요?

A : 저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다섯 단계가 있다고 치면 저는 두 번째 단계로 들어갔어요. 그러다 세 번째 단계인 시니어 엔지니어로 활동하다가 나왔어요. 군대로 치면 병장 같은 거예요. 그 정도 레벨에서 10년 정도 일하다가 나왔습니다.

Q : 한국 기업 문화와 실리콘밸리의 기업 문화가 많이 다른데 어떤 차이가 있었나?

A : 우리나라 기업문화에는 기본적으로 직원들을 못 믿는 문화가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에서 일 조금 하고 돈 많이 벌라는 말이 덕담이잖아요. 사실 실리콘밸리에 되게 이상한 말이에요. 제가 하고 싶은 건 일을 조금하고 돈을 많이 받는 게 아니라 일을 많이 하고 보상을 받는 거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연봉 서열 때문에 일을 해도 충분한 보상을 못 받아요. 실리콘밸리는 일을 많이 할수록 돈을 많이 받는데 커리어나 승진에도 영향을 받고 이직 기회도 생긴단 말이에요. 실리콘밸리에선 맘대로 하고 돈을 주니까 큰 차이인 것 같아요.

Q : 한국의 기업문화가 어떤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 단순하게 얘기하면 일한 만큼 돈을 주는 거예요. 능력만큼 일하고 받는 게 편하잖아요 능력 없는 사람이 계속 있다면 회사에도 안 좋고 본인도 괴롭죠. 그런 일이 없으려면 이직을 쉽게 할 수 있어야 하고 일을 한 만큼 보상이 돌아가야 합니다.

Q : 실리콘밸리에서 개발자로 일하고자 하는 학우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A : 유학이 제일 좋아요. 유학을 하면 취업하기 상대적으로 쉬워요. 제일 중요한 건 비자에요.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비자가 없으면 못 가요. 그러려면 미국에서 석사 학위를 따는 게 제일 좋겠죠. 실력 면에선 내가 성장하고 싶은 게 있어야 해요. 어떤 언어로 공부해야지 생각하지 말고 무엇을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게 필요해요. 내가 뭔가를 만들어보면 실무 경험을 쌓는 거잖아요. 제가 처음 만든 소프트웨어는 여자친구와 날짜 세는 소프트웨어에요.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나중에는 웹을 만들고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여러 사람이 쓸 수 있도록 만들어보고 팝업으로 뜨도록 만들어보니까 많은 스킬을 배웠어요. 그러면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된 거죠. 프로젝트 위주로 하는 게 저에겐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어요.

영문학과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직업을 생각하면 연관 없는 전공처럼 보이지만

유호현 씨의 삶에서 도움이 된 전공들이다.

Q : 한국에서 대학생활 미국에서 유학 생활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A : 가장 힘든 건 지금이죠. 평생 제가 어떻게 하면 경영을 할 수 있는지는 하나도 안 배웠어요. 새로운 분야에 맨땅에 헤딩을 해서 힘든 시간을 보냈었는데 굉장히 많이 성장한 것 같긴 해요.

Q : 학부로 영문학을 전공했고 석사로 문헌정보학을 전공했는데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는 직업은 어떻게 정하게 되셨나요?

A : 단순 작업을 하기 귀찮아서 계속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는데 어쩌다 보니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됐어요. 영문과를 다니면서 언어를 어떻게 자동으로 분석할지 생각하다 자연어 처리를 배웠어요. 문헌정보학과를 와서 문헌들을 어떻게 분류할지 생각하다 보니 검색 시스템을 배웠어요. 그런 식으로 분석하다 보니까 트위터에서 자연어 처리 엔지니어로 들어가게 됐어요. 영문과에서 배운 언어학과 문헌정보학과에서 배운 검색과 언어 처리 그게 트위터에서 필요했던 거예요. 그게 다 연결되다 보니까 합쳐져서 된 거죠.

Q : 마지막으로 아주대학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A : 제가 대학생분들께 얘기하는 건 목표를 향해 뛰어가지 말고 방향을 향해 걸어가라고 전해주고 싶어요. 제가 목표를 향해 뛰어갔다면 지금의 저는 실패한 인생이에요. 그렇지만 지금 저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어요. 목표를 향해 뛰어갔다면 전혀 못해봤을 것들을 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목표를 향해 가다 보면 실패할 인생이 될 확률이 너무 커져요. 좀 유연하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 2개 있어요. 첫 번째는 한 분야에서 상위 1%가 되는 거예요. 두 번째는 3개의 영역에서 상위 25%가 되면 돼요. 그럼 상위 1%와 경쟁할 수 있어요. 저는 후자의 케이스였던 거죠. 언어학과 엔지니어링 그리고 프로그래밍 등 여러 가지를 최고는 아니지만 상위 25% 정도론 할 수 있으니까. 그걸 조합하면 상위 1%만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도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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