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2.11.21 월 16:43
상단여백
HOME 사회
현실과 이상 사이, 대학구조개혁
  • 김홍일 기자
  • 승인 2014.05.23 00:22
  • 댓글 0

지난 1월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이 어떻게 실행될 것인지 알아보고 문제점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 출처 : 연합뉴스

교육부는 지난 1월 대학구조개혁안을 발표했다. 정부차원에서 대학구조개혁을 실시하게 된 배경에는 학령인구 감소와 고등교육의 질적 향상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2018년부터는 대입정원과 입학자원이 역전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0년 이후에는 대입정원과 입학자원의 차이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돼 대학들의 정원충원 위기가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글로벌 경쟁이 확대됨에 따라 고등교육의 질적 향상과 경쟁력 제고가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현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방안은 수도권과 지방 대학 사이의 불균형을 야기하고 ‘비인기 학과’나 ‘기초 학문’이 통폐합·폐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구조개혁, 무엇이 문제인가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사이의 불평등 심화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안이 발표되자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사이의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개혁안이 발표되자 지방 대학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실제로 얼마전 경상대교수회는 대학구조개혁안에 대한 철회를 요구했다. 경상대 정보통계학과 안상진 교수는 "교육부가 지난 1월 발표한 대학구조개혁안이 나라의 온 대학을 혼란과 갈등의 도가니로 빠뜨리고 있다"며 "대학 자율성을 훼손하는 구조개혁안을 즉시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10년간 정부의 대학 입학정원 구조조정 결과를 살펴보면 이것이 지방대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구조조정으로 10년 동안 11만 명의 입학정원이 감축됐는데 감축된 정원의 83%가 지방대학인 만큼 그 편중이 심했다. 이에 반해 수도권 대학의 입학정원 비중은 33.6%에서 37%로 확대되며 극명히 대조를 이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기존의 지방대학에 불리한 정량지표 외에 정성평가를 통해 평가방식을 개선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평가방식이 주관적이다. 교육부가 정성지표로 예를 든 대학발전계획, 학사운영, 사회공헌 등은 객관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지방대학이 정성지표를 통해 수도권 대학과 충원율, 취업률 등의 정량지표 차이를 뛰어넘기는 어렵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강원대 공공행정학과 정정화 교수는 “교육부는 충원율 폐지 등 평가지표의 개선으로 지방대학이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 말을 곧이 믿는 지방대학 구성원은 아무도 없다”며 “구체적 평가지표와 반영비율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교육부가 예시한 내용만 놓고 봐도 교육시설, 교육성과, 교직원 등의 항목에서 지방대학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 대학구조개혁에 따라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수도권 대학은 자율적 정원감축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비교적 낮은 평가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은 지방 대학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정원 감축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학문간 불균형 심화시켜
교육부의 ‘특성화사업 추진계획’을 보면 구조조정할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평가지표는 충원율과 취업률이다. 학생 충원이 어렵거나 취업률이 낮은 ‘비인기 학과’나 ‘기초학문’은 통폐합 또는 폐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의 학과 통폐합은 대학의 특성과 발전전략, 대학구성원과의 합의 등과는 상관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 문제는 평가지표 외에도 대학구조개혁안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학구조개혁안을 특성화사업에 반영해 정원을 감축한 정도에 따라 특성화사업 평가에서 가산점이 부여된다. 구조개혁을 통해 정원을 줄이면 특성화 사업평가에 가점을 줘 정부지원에 있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며 이는 현 대학구조개혁안이 학문간 불균형 심화를 부추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본래 특성화 사업의 취지는 창의·융합을 근간으로 한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려는 목표인데 현 구조개혁안은 이와 상충된다. 정 교수는 “현 구조개혁안은 학문의 다양성과 균형적 발전을 저해하고 교육부의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는 분야 위주로 특성화가 진행될 우려가 있다”며 “지역산업이 열악한 곳에서는 특성화 사업도 뾰족한 대안을 찾기 어렵고 동일 지역에서 서너 개 대학이 유사한 특성화 주제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 내 민주주의와 의사소통 저하 초래해
마지막으로 교육부 구조조정이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점은 대학 내 민주주의와 의사소통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평가에 따른 경쟁논리 때문에 구성원의 건전한 비판이나 논쟁이 이뤄지지 않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대학 자체적으로 대학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비판할 수 있는 요소가 사라지게 될 수 있다.

김홍일 기자  hongkim1111@ajou.ac.kr

<저작권자 © 아주대학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홍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주요뉴스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