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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하신, 당신의 운명
  • 박채현 수습기자
  • 승인 2018.09.17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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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그저 질문하는 자일 뿐. 운명은 내가 던지는 질문이다. 답은 그대들이 찾아라.

- 드라마 ‘도깨비’ 中 -

운명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이다. 운세는 그 운명이 닥쳐오는 기세이다. 운명은 개인마다 다르기에 특수성을 띤다. 그래서 이상하고 아름답다.

당신은 신과 운명을 믿는가? 운명은 정해져 있고 그대로 흘러간다고 생각하는가.

이상하고 아름다운 운세

운세를 보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관상 ▲사주 ▲타로 ▲포춘 쿠키 등이 있다.

먼저 관상은 사람의 얼굴을 보고 운명을 알아보는 것이다. 특히 조선 시대 때 관상 보는 것을 즐겼다. 영화 ‘관상’에서의 “내가 왕이 될 상인가”와 같은 장면에서 나타나듯 자신의 관상을 중요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관상의 변화를 위해 화장법을 바꾼다고도 한다. 예를 들어 차분하고 온순한 관상을 강조하기 위해 눈썹꼬리 끝을 처지게 그린다거나 성실함을 어필하기 위해 눈썹을 짙게 그린다는 것이다. 심지어 ‘관상 성형’도 있다고 한다. 관상을 좋게 해 운명을 바꾸기 위해 성형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상가들은 큰 의미가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관상학에서 관상의 평가 기준은 그저 외모뿐만 아니라 골격과 언어 그리고 걸음걸이 등 다양한 부분을 복합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사주는 사람이 태어난 생년월일과 시간으로 그 사람의 전반적인 인생을 예측하는 것이다. 사주를 통해 ▲청년 ▲중년 ▲장년 ▲말년의 운과 주변 사람에 대한 것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대운이라고 해서 5년 주기의 운을 보는 것도 있다. 이러한 동양의 사주는 서양의 별자리 운세와 원리가 같다. 근본적으로 이 둘은 점성술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점성술에서는 사람의 생년월일과 관련된 별이 인생을 주관하고 태양계 행성 중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과 해와 달이 위치를 바꿔가며 이 별에 영향을 주는 정도에 따라 운명이 바뀐다고 본다. 사주는 이러한 점성술에 영향을 받아 발전해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다. 특히 요즘은 사주 카페라고 해서 먹을거리와 사주를 함께 즐길 수 있다.
타로는 카드를 뽑아 그 그림을 통해 운세를 알아보는 것이다. 과거에는 화가들이 그림을 직접 그렸기 때문에 부유층만 이를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카드를 목판화로 제작될 수 있게 되고부터는 많은 이들이 즐기게 됐다. 타로는 대 아르카나, 소 아르카나로 두 종류가 있으나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전자이다. 요즘은 ▲금전 운 ▲사업 운 ▲연애 운 ▲재물 운 등과 같이 다양한 운세를 볼 수 있다. 다만 사주와 달리 6개월 정도의 단기간만 예측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포춘 쿠키는 쿠키 안에 있는 메시지를 보는 것이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포춘 쿠키’를 검색하면 클릭해서 운세를 알 수 있다. 이 포춘 쿠키의 유래설은 매우 다양한데 그 중 대표적으로 ‘중국 기원설’이 있다. 14세기 중국 원나라 말에 중국인들이 원나라를 몰아내고자 봉기를 시도했다. 이때 이를 동족들에게 알릴 방법이 없어 고민하다가 월병에 쪽지를 넣어 전했다고 한다.

궁금하신, 운세?

드라마 ‘도깨비’에서 도깨비 신부인 지은탁은 “인간에겐 씨를 뿌리는 생, 뿌린 씨에 물을 주는 생, 물 준 씨를 수확하는 생, 수확한 것들을 쓰는 생 이렇게 네 번의 생이 있대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필자의 생이 어떤지 호기심이 생겼고 다양한 운세 중에서 사주를 봤다.

근래에는 카페 분위기의 공간에서 사주를 볼 수 있는 ‘사주 카페’가 많아졌다. 필자는 많은 사주 카페 중에서 명동의 ‘신비안’을 갔다. 사주가 인생의 전반적인 운을 알려준다는 것에 대해 설레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두렵기도 했다.

사주 풀이를 들으면서 때때로 나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소름이 돋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전과나 복수전공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주 풀이에서 내년에 전과나 부전공을 할 수도 있다고 나왔다. 다만 조금 우울했던 것이 결혼 시기가 30대 후반으로 나온 점이었다. 사실 원래 결혼을 그쯤에 하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왠지 울적했다.

마지막에 풀이의 내용이 나의 정해진 운명이라는 말을 들었다. 사주 풀이가에게 필자는 의문을 던졌다. ‘그러면 저는 이대로 살아가나요?’라고.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 어느 정도의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그렇게 운명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고.

사주를 보고서 비교적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타로도 보았다. 인계동 ‘사적인 거리’ 카페를 갔다. ▲사업 운 ▲재물 운 ▲적성 운 ▲학업 운 등 다양한 운세를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그중에서 필자는 적성 운을 보았다. “학보사를 하고 있는데 저랑 잘 맞는 것일까요”라는 의문을 던졌다. 결과를 풀어보니 “시간을 소비하는 것에 비해 결과물이 좋지는 않지만 적성면에서는 잘 맞아요”라는 답이 나와서 되게 신기했다.

또한 운세는 특정 장소를 직접 찾아가야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요즘 사회인들이 필수품이 된 휴대폰으로도 운세를 볼 수 있다. 그중에서 ‘헬로우 봇’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은 운세와 사주 등을 볼 수 있고 운세와 관련된 다양한 테마도 준비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금전 운과 연애 운도 있으며 ‘해외 나가면 어떨까’ 와 같은 색다른 운세도 볼 수 있다. 그중 필자는 오늘의 운세를 봤다. 운세 결과는 “오늘 네 마음의 여유가 없네”라면서 대화하는 느낌으로 오늘의 운세를 말해줬다.

또 다른 애플리케이션인 ‘점신’도 사용했다. ▲관상 ▲꿈 해석 ▲정통사주 ▲토정비결 등 여러 가지를 볼 수 있는데 필자는 정통사주를 보았다. 사주 풀이가 휴대폰으로 진행돼 사람이 하는 것에 비해 굉장히 빠르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사주 풀이에서는 ▲나의 전성기 ▲대운 분석 ▲주의가 필요한 시기 ▲평생 총운 등이 나와 있는데 그중 필자의 전성기는 50대다. 재산의 가치가 늘어나고 투자 등에 성공한다고 한다. 사주카페에서 들었던 나의 전성기는 30대부터 시작이라고 했기에 해석이 달라지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다.

실제로 많은 학우가 운세를 보기도 했다. 유상빈(정외·2) 학우는 “사주가 궁금해서 직접 우리 학교 근처 ‘동막골’ 맞은편에 작은 사주·타로 집을 찾아갔다”고 말했다. 유 학우는 심리테스트처럼 모두에게 보편적인 결과를 기대했으나 생각보다 복잡하고 자세한 결과를 받았다고 한다. 유 학우는 사주 풀이에서는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왔으며 앞으로 인생이 어떻게 될 것이다’와 같은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맞는 것도 있었지만 다른 것도 있어서 사주를 완전히 믿으면 안 되겠다”고 전했다. 장은진(정외·1) 학우도 피키캐스트 별자리 운세를 본 적 있다. 장 학우는 “그날의 운세가 매일 맞는 것은 아니고 간간이 맞아서 재미로만 본다”고 밝혔다. 어느 날은 타로가 “많은 사람과 미팅을 하는 경우에 이상형을 만나지 않을 거야”라고 말했는데 정말 그런 상황이 와서 신기했다고 전했다.

방망이로 두드리면 무엇이 될까

"17번 문제 답 4라고 알려 줬는데 2라고 적었더라"

"전 아무리 풀어도 2더라고요. 답을 알아도 여전히요. 그래서 차마 못 적었어요

그건 제가 못 푸는 문제였거든요"

"아니 넌 아주 잘 풀었다.

너의 삶은 너의 선택만이 정답이다"

"아~ 그런 문제였구나"

- 드라마 ‘도깨비’ 中 -

‘운명이 존재한다면 자유란 불가능하다. 만일 자유가 존재한다면 운명은 없다’ 즉, 운명과 자유는 공존할 수 없다.

당신은 평소 자유 없이 물 흘러가듯이 사는가. 그렇지 않다. 아이스티가 먹고 싶으면 아이스티를 먹고 버블티를 먹고 싶으면 버블티를 먹을 것이다.

결국 삶에 있어 당신은 운명이 아닌 선택에 따라 살고 있다. 손을 놓고 나 몰라라 하면서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모든 것은 운명이 알아서 해줄 거야’라는 식의 모습은 운명 안에 자신을 속박하고 자유의지 없이 사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포기하는 것이다.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면 인간은 그 본질인 운명에 따라 살아야 한다. 하지만 애초에 인간에게 이미 정해진 운명, 그런 순리는 없기에 우리들은 온전한 자유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운명이 아닌 선택의 자유를 느끼며 사는 것이다. 삶에 있어 선택하는 주체는 바로 나 ‘자신’이다. 삶의 주인공은 자신이다. 나 자신이 곧 운명이라는 말이다.

운명과 운세를 보면서 위안을 얻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혹은 초월적이라 느껴져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삶이 각박하고 힘들 때 잠깐 운세에서 자신에게 좋은 말을 툭 던져주면 그간 힘들었던 것이 사라지며 기분이 좋아진다. 혹은 지인들과 재미로 보면서 하하 호호 할 수 있다. 그렇게 자신이 운명과 운세에 얽매이지 않고 재미로만 보라는 것이다. 결코 삶의 주체가 그들이 되어서 안 된다.

박채현 수습기자  bcheyon99@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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