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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정보의 홍수 속에 빠지는 최면효과
  • 박채현 수습기자
  • 승인 2018.09.1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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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식품 및 외식 프랜차이즈가 전공인 컨설턴트가 ‘맛집’에 대해 말한 기사를 보았다. 소위 ‘맛집’이라는 ‘맛’의 결정은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맹검(blind test)을 통해 ‘맛’의 대결을 해 본 ‘펩시의 도전’으로 잘 알려진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실험이 있다. 결과 펩시콜라가 완승했다. 그러나, 이런 실험결과에도 불구하고, 펩시의 실제 매출에 변화는 없었다. 재미난 사실은 맹검 때와는 반대로 브랜드를 알고 마실 때에는 사람들의 뇌를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라는 장치를 가지고 스캔해보면, 펩시에 보이는 반응이 코카에 비해 형편없이 낮아지더라는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절대미각’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한 대부분 사람들의 입맛은 혀끝으로 들어오는 물리적 자극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오히려 미각을 좌우하는 것은 많은 대중들이 찾는 브랜드, 소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비싼 제품이나 맛집 등으로 인한 최면효과로 영향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최면효과는 눈을 뜨면 쏟아지고 있는 데이터의 새로운 정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수많은 시간동안 쌓여있던 방대한 데이터들이 미래를 예측하고 결정하기 위한 중요한 정보로 쓰이게 되면서, 다양한 방법론들을 통해 데이터에 대한 정보전달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새로운 정보들은 신뢰할 수 있는 것인가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러한 과정이 생략되면서 왜곡된 결과가 상업적으로 이슈화되어 잘못된 사실들을 믿게 해버리는 최면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통계자료를 사용하여 사람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통계 조작이라고 한다. 몇 년 전에 미국통계학협회(American Statistical Association)의 어느 지부장이 통계 조작의 대부분은 사람을 속이기 위한 사기꾼의 심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무능 때문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통계자료의 왜곡과 조작이 언제나 전문 통계학자들의 손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통계학자의 책상 위에서 도출되는 순진한 숫자들이 영업 사원이나 광고 전문가, 언론의 기자들에 의해서 왜곡되고, 과장되고, 극단적으로 생략되며 임의로 선택되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통계의 기초는 수학이지만, 그 실제 내용은 과학이면서 동시에 예술이기도 한 것이다. 따라서, 때때로 통계학자들은 어떤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서 주관적으로 판단하여 자신에게 알맞은 방법을 선택해야만 한다. 상업상의 목적으로 통계를 이용한다면, 카피라이터가 광고주의 상품을 ‘가벼우면서도 경제적’이라고 쓰지 ‘부서지기 쉬우면서고 싸구려’라고 쓰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해당 사업을 불리하게 만드는 방법을 택할 리 없다.

학문적인 연구를 하는 학자도 자신의 가치 판단과 나름대로의 생각이란 것이 있어 자신의 이해에 무관심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신문이나 잡지, 책자 또는 광고에 나타나는 통계자료 또는 숫자들을 그냥 받아들이지 말고 한 번 더 자세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조심스럽게 살펴보면 엉터리나 속임수를 쉽게 찾아낼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통계적인 방법을 거부하는 것도 문제이다. 이는 마치 신문기사나 책 중에는 때때로 사실이나 관계를 밝히기보다는 오히려 이를 감추려는 것이 있다 하여 무턱대고 책이나 신문을 읽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과도 같다. 매일 매일 쏟아지고 있는 왜곡되었을 수 있는 통계정보들에 최면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통계적 관점의 시야가 반드시 필요하다.

박채현 수습기자  bcheyon99@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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