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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끝에서] ‘국민청원 게시판’, 현재와 미래를 돌아봐야할 때
  • 손형근 기자
  • 승인 2018.06.3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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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의 지향점으로 ‘국민청원 게시판’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정부 정책이나 사회 문제에 대한 청원을 제기하고 있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청원의 수는 하루에도 수백 건에 달하며 청원의 대상과 그 내용도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국민들은 그중 자신들이 공감하는 청원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20만 명의 추천을 받은 청원에 대해 청와대가 답하도록 요구한다. 이렇게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지난 5일까지 약 1년간 총 32건의 청원에 대한 답변을 게시했다.

이러한 국민청원 게시판이 갖는 가장 큰 순기능은 청와대와 관계 부처가 여론을 확인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거나 관련 법령과 배경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해준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첫 청원 답변이었던 ‘소년법 폐지’ 건에 대해서 청와대는 해당 법 개정이 어렵지만 관계 부처에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음을 밝힌 바가 있다. 최근에는 ‘K-9 자주포 참사’에 관한 청원이 20만 명의 추천을 받자 국가보훈처가 청와대보다 앞서 피해 장병이 국가유공자 지정 요건에 해당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국민청원 게시판 허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오히려 순기능이 가려지고 있다. 게시판을 이용하는 국민의 수가 늘어남과 비례해 게시판의 부정적인 단면도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속해서 게시되는 장난식 청원들과 게시판상에서 잇따라 자행되는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과 같은 행위들은 국민청원 게시판의 현 상태가 어떠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국민청원 게시판은 본 목적과 의도가 잊힌 채 ‘가벼운’ 공간이 돼버렸다.

국민청윈 게시판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청원’들을 제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20만 명 추천제’가 있다지만 이는 수천 개의 청원 중 가장 건설적인 청원으로 국민들의 시선을 집중시켜줄 뿐이다. 사실상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청원’들이 게시되고 노출되는 것을 걸러낼 장치는 전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결국 언론과 야당에서는 게시판이 국민들의 ‘놀이터’가 됐다는 비판을 제기하면서 게시판의 실효성에까지 의문부호를 붙이고 있다.

이에 지난달 30일 정혜승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은 청와대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국민청원 게시판은 장난스럽고 비현실적인 제안도 가능하다”며 “국민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그 과정에서 공감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고 개설 목적을 이야기하며 국민청원 게시판의 긍정적인 부분을 피력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국민청원 게시판의 현 상황을 국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해서 비단 낙관적으로만 볼 때가 아니다.

일각에서는 국민청원 게시판의 청원 게시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게시판의 시스템을 개선해달라거나 게시판을 폐지해달라는 청원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게시판의 폐지는 문재인 정부의 신조인 ‘국민과의 소통’을 저버리는 행위이며, 장난으로 청원을 게시하는 이들을 처벌하는 것 또한 검열의 시비 여지가 있다.

다만 실명제 도입에 대해서는 검토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물론 이에 대해서도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박이 있지만 실명제 도입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실명제를 통해 게시판 이용자들에게 책임감을 실어주며 건설적인 공론화의 장을 마련할 수 있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손형근 기자  sonh34@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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