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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팩트체크’할 수 있다면
  • 김헌태(경제·3)
  • 승인 2018.04.2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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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은 김일성 찬양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간첩 윤이상의 집안"이라는 문장. 이렇게도 완벽히 틀린 문장이 있을까? 작곡가 윤상의 본명이 '이윤상'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작곡가는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이며 해당 곡은 광주 민주화 항쟁에서 희생된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문장은 남북 예술단의 평양공연 수석대표로 발탁된 작곡가 윤상을 겨냥한 '가짜뉴스'다. 이는 손가락을 조금씩 더 움직인다면 누구나 쉽게 진위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장에 힘을 부여하는 것은 사람들의 ‘손가락’이다.

이른바 '가짜뉴스'들은 2016년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사회 관계망 서비스 등에서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신뢰성이 낮은 외국 사이트의 가짜뉴스가 출처 검증 없이 정식으로 언론에 보도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한 정당의 대표가 외국 대사를 만난 공식 석상에서 가짜뉴스의 내용을 언급해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단순 풍자나 흑색선전의 영역에 있던 가짜뉴스들이 공식적인 의사결정의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는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가짜뉴스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30조 원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가짜뉴스'라는 용어도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상태다. 사회 관계망 서비스에 도는 일명 '지라시' 정보는 '가짜뉴스'로 포함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가짜뉴스란 넓게 보면 거짓을 사실로 받아들이도록 포장된 모든 거짓 소식을 포함하나 좁은 의미로는 뉴스와 비슷한 형식으로 거짓 소식을 유포한 것만을 가리킨다. 가짜뉴스는 기존 언론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가진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편향된 인식을 형성한다.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 현재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가 주관하는 'SNU FackCheck' 사이트에서 가짜뉴스에 대한 '팩트체크'를 시행하고 있다. 이 팩트체크 기구는 국내 27개의 언론사와 제휴를 맺고 있으며 대학 연구소와도 협업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철 이외에는 인지도가 낮아 지금으로서는 각 언론사의 보도로 이뤄지는 팩트체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가짜뉴스를 겨냥한 규제도 논의되고 있으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진전은 적다. 같은 사유로 팩트체크 기구에 대한 국가적 지원도 어렵다.

현재의 방식은 더 가치 있는 정보를 생산해야 할 언론의 보도 비중을 소모하며 가짜뉴스를 둘러싼 논쟁을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다. 가짜뉴스는 각종 제재와 팩트체크에도 불구하고 형태만 바꾸며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팩트체크’를 의무교육 과정에 편입시키는 것이다. 기존의 공교육에서는 주어진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하지만 이제는 정보를 어떻게 생산하고 검증하는지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가짜뉴스는 정보화시대에 넘쳐나는 잘못된 정보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행태는 인류 보편적인 것으로 밝혀져 있다. 인류는 정보의 바다를 만들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꾸며두었지만, 지나치게 많은 정보 속에서 표류하고 있다. 언론뿐만 아니라 기존 전문가에 대한 불신으로 인한 반지성주의도 확산되는 추세다. 약을 쓰지 않고 아이를 키우자는 일명 '안아키'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런 추세라면 어떠한 조치가 성공해 가짜뉴스를 막을 수 있게 된다 하더라도 더 많은 잘못된 정보에 파묻히게 된다. 근본적으로 사람들이 스스로 정보를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할 때이다.

김헌태(경제·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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