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에서 책그림의 ‘인간vs기계‘라는 동영상을 봤다. 그 동영상은 머지않아 약한 인공지능(weak AI)이 터미네이터와 로보캅과 같은 강한 인공지능보다 훨씬 무서운 존재가 될 것이라는 내용으로 미래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창조하고 개발하는 자가 지식의 우위를 차지하고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직업을 선점하는 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준비라는 내용이다. 

필자는 대학 3학년 때 전공인 컴퓨터학이 별 재미없는 ’공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4학년 1학기에 만난 ’인공지능‘ 과목은 필자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중간고사 시험문제에서 ’철수와 영희가 소개팅에 만나 연인으로 진전될 수 있을까? 예 혹은 아니오 두 가지 모두 술어논리(predicate calculus)를 이용하여 증명해 보아라’(물론 두 사람의 성격, 이상형, 취미 등의 프로필이 주어짐)와 같은 문제가 나오기도 하고 ‘총 X 평의 방안에서 천정의 높이는 Y일 때, 키 Z인 침팬지가 천정에 달린 바나나를 따 먹을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하라’(여기에서도 방안에 상자가 몇 개 있고 바나나 개수, 상자의 크기 등이 주어짐)와 같은 과제가 나오기도 했다. 필자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런 문제를 증명할 수 있고 또 프로그래밍 할 수 있다는 게 놀랍기만 했다. 

이러한 계기로 시작한 AI 연구에서 석사는 전문가 시스템으로 박사는 AI와 Database를 접목한 데이터 마이닝 분야로 학위를 받았다. AI의 최근 역사는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크게 두 번의 jump-up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첫 번째는 90년대 초반에 Rakesh Aggrawal이라는 IBM 연구원의 ‘Mining association rules between sets of items in large databases’이라는 논문(이 논문은 피인용 횟수 19,876회이며 알고리즘을 개선한 1년 뒤 후속 논문은 피인용 횟수가 22,929이다. 놀랍지 않은가!)이다. 이 논문으로 AI 알고리즘이 확장성을 확보하여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한 의사결정시스템을 지원하는 핵심 알고리즘으로 사용되는 계기가 되었다. 의사결정은 원래 인간의 몫이지 않은가? 그런데 알고리즘의 실행으로 의사결정을 위한 잠재적인 정보가 수면위로 떠오르는 것이다. 

두 번째는 2010년도 중반의 ‘딥러닝 알고리즘’의 확산이다. 딥러닝 알고리즘의 핵심은 신경망 학습이다. 신경망 알고리즘은 이미 오래전 개발된 기계학습 알고리즘 중 하나였으나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 이유는 어떠한 결과가 나왔을 때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기존 데이터를 열심히 신경망 학습을 시켜 정보를 도출했고 이를 통해 의사 결정한다고 하자. CEO가 묻는다. ‘왜 그런 정보가 도출되었나요?’ 하지만 그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하기 어렵다. 그것이 신경망 학습의 큰 단점이었다. 그런데 왜 지금 딥러닝에 열광하는 것일까? 3년 전 딥러닝을 처음 접했을 때 ‘특징을 추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AI의 기계학습 알고리즘에서 특징을 추출하고 그 특징을 중심으로 학습을 시키는 것이 정해진 절차였다. 그러나 우리 인간이 학습하는 과정이 그렇듯 꼭 공부해야 할 필수적인 요소(특징)를 누군가 정리해 주고 “이렇게 학습해야 해.”라고 알려주는 것은 이미 선생님 같은 존재와 바이블이 있다는 가정이다. 그러나 현실의 AI 기계학습에 있어서는 그러한 것들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그러한 특징을 추출하지 않고도 너무나 정확하게 고양이, 강아지, 그리고 그 종까지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놀라웠다. 빅데이터 처리의 힘이다. 즉, 첫 번째 경우도 알고리즘의 확장성이 데이터베이스 분야의 기술에 힘입어 데이터 마이닝 분야가 만들어졌듯 딥러닝 알고리즘의 무시무시한 정확도는 빅데이터 처리능력이 확보되어 가능해 진 것이다. 앞으로 딥러닝 알고리즘은 서버에서뿐만 아니라 개인용 단말기에서도 처리가 가능해 질 것이다. 또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의 투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머지않아 세 번째 변화, 즉 인공지능 로봇이 엄마와 아빠, 그리고 친구의 의사를 대신해 주지 않을지 기대해 보며 미래를 준비하는 최대의 무기로 ‘인공지능‘을 감히 주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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