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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된 법과 제도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변호사 전경능을 만나다
  • 김홍일 수습기자
  • 승인 2014.03.28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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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능 변호사를 보기 위해 대법원이 보이는 곳에 자리한 전동빌딩서관으로 향했다. 처음 본 전경능 변호사의 모습은 평소 생각하던 법조인처럼 딱딱하거나 어려워 보이지 않았고 편안하고 친근하게 맞이해 주었다. 변호사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앞에 전경능 변호사의 스케줄 표가 보였다. 12월 한 달도 빽빽이 차 있었다. 이렇게 바쁜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경능 변호사는 “변호사라면 이 정도 일은 해야 한다”며 “나보다 더 바쁘고 열심히 일하는 변호사들도 많다”고 말했다. 대답을 들으니 그가 겪어온 변호사로서의 삶이 궁금해졌고 곧바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Q. 서울대학교에서 계산통계학을 전공했다고 들었다. 언제부터, 어떻게 변호사를 하게 됐나
A. 군대에서 제대한 후 4학년 때 처음으로 변리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때부터 변리사 공부를 시작했다. 원래는 변리사가 전망이 좋다는 말에 시작했지만 공부를 하다 보니 적성에 맞기도 했다. 그러나 변리사 공부를 하다 보니 변리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돼 있음을 깨닫고 소송과 관련해 더 많은 일을 해보기 위해 사법고시를 준비하게 됐다.

Q. 2007년 한 해 동안 법률자문 등 300시간이 넘는 봉사활동을 했다고 들었다. 어떤 일을 했나
A. 무료법률상담 업무, 법원의 국선변호인, 헌법재판소의 국선대리인, 중·고등학교에서 명예담임교사를 했다. 지금도 4개의 중학교에서 명예담임교사를 하고 있는데 이 일이 가장 보람 있다고 생각한다. 명예담임교사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자치위원회)가 열리면 어떻게 할 것인지 회의를 하는 주체인데 명예담임교사를 하면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자치위원회에 소집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 아이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워 가정에서도 잘 보살핌 받지 못하고 있어서 안쓰러웠고 아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아래 지속적으로 명예담임교사를 하고 있다.

Q. 변호사를 하면서 소송 뿐만 아니라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재능 기부를 하고 있는데, 시간 관리를 하는 비결이 있나
A.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식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일이 많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은 아니다. 국선변호인과 국선대리인 활동을 할 때는 평상시에 생각날 때마다 준비하다 보니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었다. 또한 옛날에는 오프라인 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요즘은 전산화를 통해 온라인상으로 업무를 처리 할 수 있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는 않는다.

Q. 2011년 공직선거법이 인터넷을 활용한 선거운동에 적용되면 헌법에 위배된다는 위헌 결정을 이끌어내셨는데 어떻게 된 것인가
A. 2011년 서울시장 선거 기간 때 있었던 일이다. 고려대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이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자신의 블로그와 미니홈피에 게시했다. 이에 대해 남대문경찰서는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냐며 수사를 진행했다. 공직선거법에서는 선거일로부터 180일 전부터는 각종 선전물을 통해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경찰은 블로그에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학생이 법을 어겼다고 판단해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을 온라인 선거운동에 적용하는 것은 선거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헌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했고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을 이끌어 냈다.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선거와 관련 없는 사람들은 트위터에 정치적인 의사표시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해당 판결이 나고부터 정치적 자유가 눈에 띄게 확대됐다. 요즘 인터넷에 들어가면 연예인들과 운동선수들 모두 자유롭게 자신의 정치의사를 표현하는 모습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보면 뿌듯하다.

Q. 2012년 6월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하면 다시 시험에 응시할 수 없게 했던 전남도 교육청의 공고가 위헌이라는 결정을 이끌어 냈다. 어떻게 위헌 판결을 이끌어 냈는가
A. 고입검정고시를 한번 보게 되면 성적이 좋던 나쁘던 고입이 결정된다. 최근에는 특목고 등의 고등학교가 많이 있어서 고입경쟁이 치열한데 점수가 되지 않아서 고입검정고시를 다시 보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다. 중학교를 다니지 않는 학생의 경우 평가할 수 있는 수단이 고입검정고시 밖에 없는데 학교 측에서는 고입검정고시의 성적이 좋지 않으면 탈락시켰을 것이다.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고 응시기회를 다시 부여하지 않으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해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는 행복추구권과 학습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었고 위헌판결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Q. 변호사라는 직업으로서의 신념이나 철학이 있다면
A. 다른 직업에 비해 생각할 시간이 많고 사회봉사의 시간과 사회참여의 시간이 많다. 성직자들도 그렇지만 변호사라는 직업은 자기 의사표현을 할 수 있으면서 자기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직업이다. 물론 우리가 대부분 국선 대리인이나 국선 변호사로서 봉사활동을 하지만 불합리한 제도와 불합리한 법 때문에 고통 받고 있고 제대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다른 직업에 비해 많이 가질 수 있어서 좋다.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모순된 법 제도를 찾아서 그것 때문에 고통

김홍일 수습기자  hongkim1111@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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