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관 실험실에서 박준수(경영·03) 학우를 만나봤다.
다산관 실험실에서 박준수(경영·03) 학우를 만나봤다.

본교 첫 DDP(Doctoral Dual Degree Program, 복수박사학위 프로그램) 과정 이수자 박준수(경영·03) 학우가 졸업 학사모를 썼다. 박 학우는 본교 박사과정과 핀란드 동부대학교(University of Eastern Finland)의 박사과정을 동시에 이수하고n졸업의 영예를 안게 된 것이다.

 

복수박사학위 프로그램이란?

Q. DDP과정을 마친 소감을 부탁한다.
A. 2011년 박사과정에 입학하여 지금까지 7년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일반적으로 4년에서 4년 반 정도가 걸리는 박사과정에서 약 3년이라는 시간이 더 소요됐습니다. 일반적인 박사학위보다도 기간이 긴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지만 복수박사학위 커리큘럼을 이수하면서 한국과 유
럽 양쪽의 다양한 학문과 학문의 접근방식을 배우면서 이를 잘 극복해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우리 학교 학우들이 이러한 DDP 과정을 알고 이를 통해 향후 취업 영역을 넓히고 여러 혜택을 챙겨 갔으면 하는 것이 저의 소감입니다.


Q. DDP에 관해 일반 학우들은 생소할 것 같다.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면?
A. 복수박사학위는 일반박사학위와는 달리 두 학교 모두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노력과 시간이 두 배로 듭니다. 그것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DDP 졸업요건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우선은 우리 학교와 핀란드 동부 대학교에서의 교육 학점을 모두 이수해야합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45학점 그리고 핀란드 본교에서는 20학점을 수료해야합니다. 또한 졸업을 하기 이전에 SSCI (사회과학 학술논문 인용지수) 저널에 두 편의 논문을 게재해야합니다. 한 편은 제가 제 1저자로 등재되어야하고 나머지 한 편은 제 1저자로 등재되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이러한 요건에서 저는 우리 학교의 김도영(경영) 교수님과 핀란드 동부대학의 타이나 사볼라이넨(Taina Savolainen) 교수님의 지도 아래에서 두 편의 SSCI급 논문을 제 1저자로 게재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국내 박사과정의 경우는 논문을 한 편만 게재하면 되고 국내 학술지여도 무방하기 때문에 이러한 엄격한 요건들이 제가 처음 박사과정에 입학할 때 부담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Tip. SSCI(사회과학 학술논문 인용지수)
사회과학분야에서 저널을 분류하는 기준으로 피인용수와 다양한 저널에서 많이 인용되는지를 지표로 수치화하여 선정하는 저널

 

Q. 많은 사람들이 DDP의 비용적 측면에서 궁금할 것 같다.
A. 제가 유학을 다녀온 핀란드 동부대학을 포함한 유럽권 대학교에서는 대부분 등록금을 받지 않습니다. 해당 과정 중에서는 우리 학교에 학적 유지비만 납부하면 됩니다. 따라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 비용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았습니다. 생활비와 같은 부분은 핀란드 정부장
학금을 지원 받아서 매달 200만원정도가 되는 비용을 유로로 지원받았습니다.


Q. 유럽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자한 이유가 있다면?
A.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박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미국으로 갑니다. 유럽으로 가는 것은 이례적이지요. 유럽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학비였습니다. 높은 등록금이 소요되는 미국과 달리 유럽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등록금을 낼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내가 어느 이름 있는 대학교에 다니는 것 보다는 얼마나 좋은 논문 혹은 얼마나 수준 높은 논문을 쓰냐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과감히 유럽에 있는 핀란드 동부대학교로의 진학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Q. 석사와 박사 대학원 과정이 길고 고된 과정이었을 것 같다.
A. 저도 사실 현재 대학원 과정에 재학 중인 다른 학우 분들이 느끼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래도 금전적인 부분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대학원에서는 공부와 돈에 대한 딜레마가 큽니다. ‘아르바이트 혹은 과외라도 해야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더러 있었습니다. 실제로 주변에서 그런 일을 하시는 분들도 많았고요. 그러나 저는 당장의 금전적인 유혹에 휘둘리기 보다는 지금은 조금 힘들더라도 내 연구성과에 좀 더 신경을 쓰자, 나의 연구를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2년이라는 시간을 지냈습니다. 이러한 생활이 제가 실제로 돈이 필요했던 핀란드 유학 과
정에서 핀란드 정부장학금을 지원받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건강에 대한 고민이 컸습니다. 아무래도 모든 박사과정에 계신 분들이 겪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저 같은 경우도 손과 발 그리고 허벅지 쪽에 수포가 나서 논문쓰기가 많이 어려웠어요. 체력도 신경쓰면서 공부를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때론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길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Q. 9월 달 부터 미국 콜롬비아 대학원(University of Columbia)의 연구원으로 간다고 들었다. 향후 어떤 일을 할 계획인지?
A. 2년 간 콜롬비아 대학원에서 연구원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실험을 진행하고 자료 분석 및 결과발표 등의 활동을 계속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에 지속적으로 연구 활동을 하여 논문 작성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2년 간의 과정 이후에는 핀란드의 모교 쪽에서 연구 혹은 취업을 해볼
까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굳이 모교가 아니더라도 저는 제가 연구할 수 있는 주제에 맞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 가서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습니다. 과거 경영심리 소학회의 5평짜리 실험실에서처럼 저도 작은 곳부터 한단계 한단계 성장하고 싶습니다. 그곳이 저의 모교인 아주대라면 더욱 좋고요.


Q 아주대학교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A 우리가 생각하는 ‘정도(正道)’라는 것이 있습니다. ‘정도’라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이지요. 우리는 그 길에서 약간 멀어지기 시작하면 불안해합니다. 저도 취업하는 동기들과 결혼하는 친구들을 보며 혼자 불안해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남하고 비교하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이 가는 길을 가지 않는다고 해서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굳이 비교하거나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자신이 하지 않는다고 해서 주변에서 가만히 두지는 않습니다. (웃음)

다른 사람들의 말과 시선에 대해 마음의 평정심을 가지세요. 미래는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사실 어떤 것이 정도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때론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길이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자신의 길을 찾아서 향후 그 고유성을 인정받고 남들보다 경쟁력이 있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이것이 다수로부터 멀어지는 길이라고 하더라도 계속 한 가지 분야에만 몰두한다면 결국에는 인정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마음을 먹은 학생이 있다면 조금 더 용기를 가지고 끝까지 가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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