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한 해의 끝을 알리는 듯한 678호다. 종강호인 만큼 선거 관련 기사와 매니페스토 기사 그리고 교내의 다양한 소식을 중점적으로 읽을 수 있었다.

1면에서는 학생회 선거 결과를 다뤘다. 해당 기사는 투표 일자와 방법과 당선인단의 소감, 단과대학별 투표율과 학생 자치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총학생회와 3개 단과대학의 선거가 무산됐다는 소식은 4면부터 8면까지 이어지는 매니페스토까지 꼼꼼히 살펴보게 한다. 매니페스토는 다소 딱딱해 보일 수 있지만 학생회별로 주요 공약 수와 실현한 공약 수를 짧게 요약해 가장 잘 보이게 배치했고, 각 공약 옆에도 가시적인 기호를 더했다. 색이 더해진 기호 덕에 내용이 한눈에 들어와 부담 없이 읽혔다. 주요 공약과 실행 여부를 통해 대학 생활과 학생 자치의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다만 필자는 학생들이 투표에 참여할 이유가 될 학생 자치의 방향이나 가치를 구체적으로 상상함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필자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 입학해 대부분의 학기를 보낸 20학번이기에 대학 생활에 좁은 이해를 갖고 있다는 점도 이유일 것이다. 소제목으로도 제시된 학생 자치에 대한 위기감이 부연됐다면 투표와 학생자치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관심을 가질 수 있었을 듯싶다. 저조한 투표율과 후보자 부재와도 연관이 있는 문제인 만큼 조금 더 지면을 할애해 설명해 주길 바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보도면은 아주대학교(이하 아주대)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밀접하게 연관된 주제들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재정여건 악화 MS 원드라이브 용량 축소 천원의 아침밥 사업 교내 흡연문화에 대한 제언 PM관리부실 교내 와이파이 단계별 개선 분리수거 문제에 대해 다루었는데 아주대 소속으로서 무엇 하나 지나칠 수 없는 기사들이었다. 특히 캠퍼스 내 PM 이용 증가로 인한 불편은 이미 수 년간 지속된 문제인지라 주의 깊게 읽었다. 총무팀에서 관련 대책을 마련한다는 소식이 있는 만큼 향후 소식을 이어 볼 수 있길 바라본다.

10면 기획 기사 ‘문화계의 PC바람’을 읽으면서 반가운 한편 마음이 무척 조심스러워졌다. 필자는 PC가 인터넷 용어에 가깝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다. 현실에서 이러한 주제로 대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사를 읽으면서 PC에 대한 논의 진전이 어려운 것은 PC가 작품 내에 등장하고 활용되는 방식에 대한 지적을 기업이 현존하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지적으로 탈바꿈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회적 소수자 캐릭터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의의는 있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PC를 지지하는 이들에게 그런 캐릭터가 ‘등장한 것만으로 감지덕지해야 하는’ 이상한 선택을 강요하기도 한다. 기업의 섬세하지 못한 전략은 대중에게 논의의 맥락을 빼앗는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대중의 반발 역시 PC 자체에 대한 반발로 나타난다. 기존의 차별적 발언이 위세를 떨치거나 역으로 작품과 현실 세계에의 숙고 자체를 중단하고 자신은 중립이라는 사실상의 판단중지 선언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특히 성의 없는 ‘PC를 위한 PC’가 대중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마지막 문단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어떠한 논란도 일으키기 두려운 요즘 많은 고민을 거쳐 쓰인 기사를 읽고 함께 고민할 수 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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