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에 입사하기까지 수많은 고민과 망설임이 있었다. 바쁘고 힘들다고 알려진 본보에 들어가게 되면 딱히 버겁지 않았던 학교생활이 크게 바뀔 것 같았다. 본보의 SNS에 모집 일정을 물어놓고 1년 동안 지원하지 못했던 것도 그 이유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힘들면 바로 그만둬야지’ 같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막상 직접 경험해 본 본보의 활동은 예상대로 전혀 가볍지 않았다.

바쁜 마감 일정과 다른 기자들의 열정에 필자의 책임감은 무거웠고 작성한 기사 또한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제 막 입사한 필자는 선임기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취재하고 기사를 써냈다. 마무리된 기사를 보며 만족감을 느끼기보다 제때 신문에 올렸다는 안도감만 들었다. 스스로의 글에 대한 자신이 없었기에 많은 이의 도움이 달가웠다. 그러나 필자의 이름을 달고 나간 기사를 쓴 주체는 필자가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꼈지만 ‘나의 글’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나의 글’이라는 의미가 무색해질 때쯤 679호의 문화 기사를 맡게 됐다. 문화 기사를 쓰는 것은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부담이었다. 필자의 기사만으로 신문의 한 면을 채워야 했다. 이제 겨우 두 번의 마감을 겪은 수습기자였던 필자에겐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었다. 소재를 정하고 취재요청서를 보낼 때는 여전히 선임기자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라진 점이 있었다. 선임기자들의 지시와 피드백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던 모습에서 글을 쓰는 ‘주체’가 됐다. 스스로 긴 기사의 플로우를 작성해 두고 취재원의 인터뷰와 조사 내용을 통해 필자만의 방식으로 기사를 채워나가면서 ‘나의 글’이 완성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후 해당 기사를 마감하고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께 메일로 기사 링크와 함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예상치 못하게 감사 메일을 드린 교수님으로부터 기사에 대한 칭찬과 격려의 답장을 받았다. 그동안 도움만 받던 수습기자에서 한 명의 기자로 인정받은 것 같아 울컥하기도 했다. 이제 한 번의 마감만을 마치면 정기자가 된다. 그간의 경험을 거름 삼아 필자는 본보에 ‘나의 글’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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