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반찬은 부실해도 성공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당청의 의지는 식탁 가득 넘쳐났다고... ㅎㅎ;; (반찬: 김치, 깍두기, 시금치...ㅎ)”

유명인들의 SNS는 일반인의 그것과 엄연히 다르다. 그들이 SNS를 통해 게시하는 글은 만천하에 공개되며 사회적 이슈로 거듭난다. 선전 효과는 물론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낳기까지 한다. 사소한 발언마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으므로 말을 내뱉기 전에 항상 신중해야 한다.

지난달 26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김치와 시금치 등으로 구성된 청와대 오찬 밥상을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문제는 그가 사진에 적은 코멘트였다. 청와대 밥상을 부실하다고 표현한 것이다. 네티즌들은 어디서 반찬 투정이냐며 문재인 정권을 비꼬는 것 아니냐며 거세게 비난했다. 박 의원은 반찬투정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부실하다는 표현을 소박하다고 바꿨다. 그럼에도 여론의 화는 식지 않았다. 결국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그의 발언을 옹호했다.

박 의원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가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일거수 일투족이 평가되는 국회의원은 매사에 처신을 조심해야한다. 국민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할 정치인이 국민들에게 혼란을 야기하는 것 자체가 소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국민들은 유명인들의 발언에 상당히 민감하다. 경제적 어려움이 극에 달한 현 상황에서 정치인들의 농담을 받아줄 여유가 없는 것이다. 높은 봉급을 받고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는 정치인들의 넋두리는 사치로 받아들여진다. 결국 박 의원의 반찬투정은 국민들을 헤아리지 않은 경솔한 발언이었다.

일부에서는 네티즌이 괜한 꼬투리를 잡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박 의원의 온라인 활동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이번 발언을 너그러이 넘어가기 어렵다. 그는 자신을 비판하는 한 네티즌의 글에 대해 ‘돼지발정제 옹호할 때 극우들이 쓰던 논리’라고 거침없이 표현했다. 댓글로 반기를 드는 네티즌에게 성함과 전화번호를 남기라는 등 공격적인 태도로 설전도 자주 벌였다. 갖가지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그의 모습은 국회의원 자질에 의구심이 들 정도다.

박 의원이 정말 반찬이 싫었는지는 당사자를 제외하고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은 확실하다. 이번 발언으로 그의 신뢰도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그는 이제 ‘관심종자’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옳은 소리 마저도 실 없는 소리로 들릴 것이다. 정치인으로서의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면 그는 말하려는 욕심을 참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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