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우리 학교 학우들이 가장 기다리고 바랐던 행사, 대동제가 지난 24일부터 3일간 진행됐다. 학생회와 동아리를 비롯한 많은 학생과 학교 관계자들은 즐겁고 풍성한 행사를 위해 성심성의를 다해 노력을 기울였다. 그에 맞게 학우들의 기대와 관심 또한 컸다.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축제 준비 과정을 정리하고 설문조사를 통해 학우들의 생각과 의견을 파악해보면서 이번 축제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더 나아가 앞으로 우리 학교 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 또한 모색하고자 한다.
 

3일간의 축제, 30여 일의 준비

 
 

4월 초 벚꽃축제가 끝난 직후부터 축제 준비가 시작됐다. 4월 10일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 축제 입찰을 요청했고 이후 중간고사 기간부터 자체적으로 ▲공연 진행팀 ▲낮 부스 진행팀 ▲야간 부스 진행팀 세 팀으로 나눠 축제 기획을 구체적으로 진행했다.

4월 중순 기획이 확정된 ‘카스 콘서트’를 제외한 가수 섭외 과정은 난항이었다. 총학생회장 채영주(경영·4) 학우는 “섭외를 담당하는 기획사 측에서 가수들과의 일정 조율이 늦춰졌고 이는 동아리와 소학회 무대 일정 조율 과정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아시스의 힐링 컨셉트에 최대한 충실할 수 있도록 기획사 측에 그에 맞는 가수들을 제안하는 등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총 축제 입찰 비용은 기존 예산 5800만 원과 재단에서 지원받은 2000만 원을 합한 7800만 원이었다. 올해 학교 예산이 10%씩 줄어든 만큼 작년 대비 축소된 예산이었다. 이러한 예산 부족을 타파하기 위해 총학생회는 본인들의 자금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예산을 가져올 수 있는 창구를 모색했다. 채 학우는 “총학생회는 학교 측의 도움을 통해 천막이나 테이블 등 부스 재료 마련에 필요한 금액들을 지원받게 됐다”며 “외부 푸드트럭이나 행사 업체를 기용해 축제 자금을 추가적으로 유입했다”고 밝혔다. 

 
 

동아리와 소학회 공연 준비 과정에서도 갈등이 발생했다. 우리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 ‘아주대학교 대나무숲’에서 일부 학우들이 총학생회의 일방적인 공연 시간 배정 및 순서 선정에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이에 채 학우는 “최대한 많은 학우가 축제에 참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했고 각 공연 당 주어진 시간을 줄여서라도 더 많은 학우가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며 “미흡했던 소통에 대해 동아리와 소학회 담당자들에게 정중히 사과했고 다시 회의를 거쳐 합의점을 찾았고 센토 측에도 양해를 구해 학우들의 공연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히며 해결 과정을 설명했다.

한편 대나무숲에선 외부인 참여 제한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에 채 학우는 “외부인 참여를 둘러싼 상반된 의견을 모두 만족시키기는 어려웠다”고 밝히며 “양쪽 의견을 최대한 만족시키기 위해 외부인을 환영하되 공연 무대 앞 아주인 전용 스탠딩석을 마련하는 등 아주인에게 메리트를 부여하는 등의 합의점을 내세웠다”고 말했다.

이어 총학생회는 축제를 돌아보며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서도 밝혔다. 총학생회 측은 “아주인이 중심이 되는 축제가 되기 위해선 플리마켓과 낮 부스 등에서도 우리 학교 학생들이 중심이 돼야 하지만, 이 부분들에 학우들의 참여도가 많이 적었다”고 말하며 “우리 학교만의 특별한 축제가 이뤄지기 위해선 보다 더욱 더 많은 부분이 우리 학우들의 참여와 노력으로 채워져야 한다”는 앞으로의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365일을 기다린 오아시스

이번 축제의 테마는 ‘오아시스’였다. 취업과 학업 등의 이유로 힘들고 지친 학우들이 3일간의 축제를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신나게 놀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취지였다. 오아시스라는 컨셉에 걸맞게 교내에는 다양한 놀 거리로 구성됐다. ▲방향제 ▲액세서리 ▲향수 등 교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물품들로 구성된 플리마켓과 품질이 보장된 외부 푸드트럭 등 학우들에게 보다 큰 만족을 선사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들이 마련됐다. 특히 올해에는 텔레토비 동산이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많은 학우가 돗자리와 파라솔에 앉아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고, 친구들과 연인들이 자전거를 타고 놀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학우들은 워터 슬라이드를 통해 더운 여름날을 잠깐이나마 탈출할 수 있는 묘미도 누렸다. 

다양한 행사들을 통해 축제를 즐기던 학우들은 공연을 통해 그 즐거움을 배로 누릴 수 있었다. 해가 뉘엿해지기도 전에 많은 학우가 노천극장으로 몰려들었다. 단순히 가수의 공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우리 학교 학우들의 무대도 적극적으로 즐길 줄 아는 학우들의 열정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열정은 무대 위 공연하는 학우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우리 학교 대표 응원단 센토의 단장 오민석(교통·4) 학우는 “응원제를 몇 년간 해오며 느낀 것은 많은 학우가 우리와 함께 응원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었다”며 “다른 학교 응원제보다 우리 학교 학우들의 응원력과 열정은 압도적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이 너무나 자랑스러웠고, 그들 덕에 무대에서 정말 행복했다”고 전했다.

학우들의 열정은 가수들의 공연에서 절정에 달했다. 모든 학우가 하나 되어 가수들의 노랫말을 떼창으로 따라 불렀고, 지치는 기색 없이 무대에 열광했다. 축제 마지막 날 공연을 한 가수 ‘산이’에게 다시 한번 대동제에 참석할 의향을 묻자 그는 “이렇게 열정적인 학우들이라면, 무조건이다”고 답했으며 “나와 함께 노래한 예은 학생이 무대 위의 순간을 즐겼던 것처럼 아주대 학생들도 주어진 순간들을 즐기고 행복해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학우들에게 전했다. 

공연과 나란히 축제의 꽃으로 불리는 야간 주점은 단연 돋보인 행사였다. 주점을 진행한 학우들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주점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가장 눈에 띈 부스는 간호학과 주점이었다. 간호학과 주점은 얼마 전 많은 사랑을 받으며 종영한 tvN ‘윤식당’을 패러디했다. 그에 맞게 학우들은 휴양지 주민들을 연상케 하는 반다나와 복장을 착용하고 있었다. 간호학과 학생회장 전유미(간호·3) 학우는 “간호학과 주점은 학생회뿐만 아니라 일반 학우까지 총 42명이 참여한 학과 전체의 관심이 집중된 행사였다”며 “주점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다음 학기 학우들에게 더욱 질 높은 행사를 선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주점들이 곳곳 등장해 학우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건축학과 주점은 호랑이 얼굴을 입구에 큼지막하게 걸어 먼발치서부터 시선을 끌었다. 건축학과 학생회장 신영혜(건축·4) 학우는 “건축학과의 가장 큰 장점은 손재주에 있다”며 “시트지와 같은 값싼 재료들을 활용해 색다른 빛의 조명을 마련하는 등 차별화된 노력을 기울여 사파리 컨셉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국어국문학과 학우들은 독특한 분장으로 많은 학우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국어국문학과 김성주 (국문·2) 학우는 “국어국문학과 주점은 인원들이 처녀 귀신과 좀비 등으로 분장해 여름밤의 더위를 날릴 공포 컨셉으로 진행하게 됐다”며 “주점을 찾은 손님들의 술잔에 미친 박사가 주사기로 홍초를 첨가하는 등 색다른 이벤트로 재미를 도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즐거운 축제가 이뤄질 수 있었던 건 안전성이 확보된 덕이었다. 학교 측은 이번 축제에서 안전이 최대한으로 보장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총학생회장 채 학우는 “안전한 축제가 이뤄지기 위해 공연 시간에는 노천극장 양 끝의 출입구를 철저히 차단했으며, 학우들이 걱정 없이 주점 부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주민등록증 검사를 필수화하고 아주 지킴이와 KT텔레캅 등과 함께 쉴 새 없이 학교 전체를 돌아다녔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 끝에 올해 대동제는 별다른 사건 사고 없이 즐거운 추억의 한 조각으로 남을 수 있었다. 

 

 
 

올해 축제를 돌아보며, 내년 축제를 내다보며

대동제가 마무리되고서 우리 학교 학우 150명을 대상으로 ‘올해 대동제 만족도 및 대동제의 방향 제시’의 주제를 갖고 지난 30일부터 2일까지 4일 간에 걸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먼저 축제 참여도에 대해서는 ▲3일 참여(39.3%) ▲2일 참여(36.7%) ▲1일 참여(16.7%) ▲1일 미만 참여(4.7%) ▲불참(2.7%) 순으로 집계돼 대부분의 학우들이 축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만족도에 대한 설문을 한 결과 ▲만족(46.7%) ▲보통(38.0%) 두 답변이 가장 많이 집계됐다. 작년 대비 상대적 만족도는 ▲보통(50.7%) ▲만족(26.1%) ▲아쉬움(16.2%) 순으로 높게 집계됐다. 많은 학우들이 올해 대동제를 성공적으로 인식했고 만족도 또한 높았지만 작년과 비교했을 때의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동제 만족도에서의 전체 만족 답변과 전체 불만족 답변의 차는 42.7%였으나 상대적 만족도에서의 차는 7.1%였다.

학우들이 가장 만족했던 프로그램은 ▲학과·동아리 주점(34.75%)이었고 반대로 가장 아쉬웠던 프로그램으로는 ▲연예인 공연(22.23%)이었다. 의외인 점은 학우들이 많이 기대하는 연예인 공연보다 학과·동아리 주점의 만족도가 더 높았다는 것이다. 올해 연예인 라인업 공개가 늦어지고 학우들 사이에서 전년도와 타 대학에 비교했을 때의 라인업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연예인 공연은 학우들이 가장 아쉽다고 느낀 프로그램으로 나타났다.

만족도 조사 다음으로는 우리 학교 대동제의 방향 제시에 대해 설문을 진행했다. 대동제 전부터 우리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인 ‘아주대학교 대나무숲’에서 이슈가 됐던 타 대학 학우 및 중·고등학생의 출입 여부에 대해서는 ▲출입을 자유롭게 하되 축제 참여에는 어느 정도 제한을 둔다(73.0%)는 답변이 가장 높게 집계됐다. 이는 학우들 사이에서 우리 학교 대동제는 곧 지역의 축제이며 모두의 축제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한편으로 작년 축제를 찾았던 고교생들이 학우 집단 폭행했던 사건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인의 출입을 완전히 막거나 자유롭게 출입을 허용하게 하자는 답변과 다르게 상대적으로 중간에 속하는 답변에 다수의 학우들이 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부인의 출입 제한의 찬반 여부에 대해서는 ▲반대(41.4%) ▲찬성(31.0%) ▲잘 모르겠음(27.6%) 순으로 집계돼 출입 여부와 달리 외부인 출입의 제한 여부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일부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티켓 판매제의 도입 시 티켓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 물어봤다. 이에 대해 학우들은 ▲없음(39.7%) ▲있음(34.9%) ▲모르겠음(25.3) 순으로 답했다. 의사가 없다고 한 쪽은 불확실성과 등록금과 학생회비와의 중복 지불을, 의사가 있음을 표시한 쪽은 축제 퀄리티의 향상 도모를 그 이유로 밝혔다.

 

[화살촉] 아주대만의 차별화된 대동제를 만들어나가야…

앞선 설문조사에서 ‘다른 학교의 축제와 차별화되는 우리 학교 대동제의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는 질문을 했다. 설문 결과 해당 질문에 ‘없다’와 ‘모르겠다’에 답한 학우는 전체 150명 중 총 65명으로 전체에서 약 43%였다.

매년 이맘때 또는 9~10월이 되면 언론에서는 대학 축제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내곤 한다. 최근 이러한 기사들은 축제 중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면 이를 중심으로 해 대학 축제의 문제점에 논점을 맞춘 것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된 비판의 초점이 축제의 문제점에서 형태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러한 기사들은 대부분의 대학 축제가 주점과 연예인 공연을 중심으로 하는 천편일률적인 틀에 갇혀 결국 대동제가 각 대학만의 고유한 특징을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주변 대학 대동제의 모습을 둘러봐도 그렇다. 대부분의 대학이 축제 기간 동안 연예인을 섭외해 공연 무대를 열고 길목마다 주점을 열어 축제를 방문한 사람이 먹고 마시는 분위기로 대학 축제가 열리고 있다. 우리 학교의 대동제 또한 이러한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올해 대동제도 여느 축제와 다름없이 축제 기간이었던 3일 동안 저녁마다 초청 가수들의 공연이 열렸고 그 옆에서는 각 학과 및 동아리의 주점들이 학우들과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의 대동제 속에서 우리 학교만의 차별화된 점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설문조사에 응한 학우 중 43%가 우리 학교 축제만의 차별화된 점이 없다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변한 것도 이를 대변한다. 기타 의견 중 일부 학우가 원천관 앞의 플리마켓이나 텔레토비동산의 워터슬라이드 및 푸드트럭을 제시했으나, 사실 이는 다른 학교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우리 학교 축제만의 차별화된 점이라 할 수 없다.

우리 대학이 내세울 수 있는 점으로는 공대 중심이라는 특성이 있다. 아주대의 시초가 공과대학이었고 대표적인 학문 분야가 공학이라는 점을 활용하면 주변 대학과 다른 우리 대학만의 대동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다른 대학과 연합해 축제를 진행하거나 교류전을 여는 것이 있다. 대표적으로 매년 정기 교류전을 여는 ‘고연전’과 ‘카포전’이 있다. 이와 같이 우리 대학도 이러한 성격의 축제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하대와의 ‘아인전’이나 수원 지역 대학의 교류전이 대표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카포전과 같은 대학 교류전이나 동일 지역의 대학 간의 교류전이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대학 축제의 새로운 문화 선도에도 앞장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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