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통일교육주간을 맞아 우리 학교에서 2017 와글바글 장마당이 열렸다. 와글바글 장마당은 북한 장마당을 재현한 행사로 북한 주민의 삶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그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취재 차 장마당에서 본 북한의 음식은 우리가 먹기엔 너무 싱거운 맛을 가졌고 물품은 너무 구식이었다. 우리에게는 너무 부족한 이것마저도 그들에게는 큰 의미라는 것에서 그들의 상황이 새삼 느껴졌다. 

꽃제비 공연은 북한의 어두운 실상을 더 잘 드러냈다. ‘꽃제비’는 먹을 것을 찾아 거주지 없이 떠돌아다니는 북한의 어린 아이들을 의미한다. 식량을 놓고 싸우는 꽃제비들, 친족을 잃은 꽃제비를 재연한 공연은 잔혹했다. 극심한 식량난으로 발생한 은어인 ‘꽃제비’, 하루하루 끼니마다 구걸이나 소매치기를 통한 그들의 삶의 연명하는 과정에서 어떤 도덕적 잣대가 존재 할 수 있을까. 그들은 단순히 생존을 위해 야생의 동물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몇 십년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개발 등 북한의 군사적 도발은 계속됐다. 잦은 도발로 인해 북한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북한에 대한 분노로 바꿔졌고 북한 인권에 관한 우리의 관심은 줄어들었다. 

북한의 기득권 독재 시스템을 붕괴시키려는 국제 외교가 계속돼 북한이 국제 사회에서 고립된다면 가장 먼저 붕괴되는 것은 북한 사회의 하층민, 즉 꽃제비일 것이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기득권의 이윤을 위한 전쟁이 민간인을 죽이는 셈이다. 그러므로 북한 인도지원을 위한 남북간 민간 교류는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인도주의적 차원의 남북 민간 교류마저 모두 단절됐지만 다행히 새 정부의 출범으로 인도지원, 종교지원단체의 북한 주민 접촉신청이 승인됐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인도적 지원은 인간의 고통을 대하는 인류 보편의 가치이므로 정치적 고려와는 별도로 해야 한다”고 말해 북한과의 교류 가능성을 제시했다. 

통일부는 앞으로 남북 교류를 위해 북한지원 반대자를 설득하고 더 많은 교류를 기획해야 한다. 또한 제도적으로 북한 취약계층 식량 지원 또는 영양개선 사업 등을 진행하여 굶고 있는 북한 아이들을 보호해야한다. 정치적 이유 등 어떤 이유라도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삶 역시 동물과 다를 바 없는 삶 아닌가.
저작권자 © 아주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