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위장전입 관련 논란으로 진통을 겪었던 이낙연 국무총리의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자질에 관한 야당 측의 의문이 거듭되며 향후 새로운 정부의 인사 청문회가 또다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선 전 문재인 정부는 ▲논문 표절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의 5가지 인사 배제 원칙을 내세워 청렴한 고위공직자들을 등용하여 나라를 운영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현재로서 문재인 정부는 선거 기간 동안 자신들이 내건 고위공직자 인사 관련 공약을 완벽히 이행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26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빵 한 조각과 닭 한 마리에 얽힌 사연은 다르다”며 앞선 절대적인 5대 원칙에서 현실적인 기준을 첨가한 수정된 기준에 의거하여 인사를 진행할 예정이라 밝혔다. 국정운영의 현실적인 기준과 선거 공약상의 기준은 기계적으로 같을 수 없다며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한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완벽한 인사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명확한 인사원칙의 부재, 현실성이 고려되지 않은 인사원칙으로 인한 혼돈은 고위공직자 청문회 과정에서 매년 그리고 매 정권마다 반복되고 있다. 이번 정권도 불행히도 이러한 국가적 ‘불운’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정권 초기마다 인사를 준비한 청와대의 모습이 청문회 과정을 겪으면서 점차 무기력해보이는 것도, 청문회에서 고성을 지르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야당의 모습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고위공직자 인사에 대한 정확한 매뉴얼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더 이상 수십년 간 같은 추상적인 인사원칙을 두고 갑론을박하는 행태가 이어져서는 안된다. ‘촛불 정권’이라는 명예로운 수식어를 달고 있는 현 정권은 이번 일을 계기로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인지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모색하여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닦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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