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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탕진잼을 즐기고 시발비용을 지불하는 젊.은.이.다.
  • 전선규 수습기자
  • 승인 2017.06.0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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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소비를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2030 젊은 세대 사이에서 ‘시발비용’, ‘탕진잼’등의 신조어와 함께 스트레스에 기인한 소비행태가 하나의 문화로까지 자리 잡았다. ‘탕진잼’은 재물을 전부 써서 없앤다는 뜻의 ‘탕진’과 재미의 줄인말인 ‘잼’이 합성된 신조어이다. 언뜻 전 재산을 모조리 지출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탕진잼에서의 탕진은 큰돈이 아닌 적은 돈을 마음껏 ‘잼’있게 쓴다는 의미이다. ‘시발비용’이란 ‘시발’과 ‘비용’의 합성어이다. 스트레스에 기인한 소비 형태로 홧김에 저지르는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 부제 : 티끌로 행복 찾기 젊은이들은 힘들다. 불투명한 미래와 좀처럼 오르지 않는 취업률로 고달프다. 그러나 5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부모님의 젊은 시절에도 그랬다. 먹고 살기 참 힘들었다고. 경기는 호황인적이 없고 물가는 떨어지지 않고 사회는 언제나 어려웠다. 젊은이가 마주한 힘든 현실은 비슷하지만 그에 대처하는 자세는 정 반대다. 기성세대가 티끌모아 태산이라며 근검절약을 생활화하고 강조했다면 현 젊은 세대사이에서는 티끌모아 티끌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것은 아무리 모아봤자 티끌일 뿐이라는 고통스러운 현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 젊은이들은 다르다. 궁극적으로 티끌로 행복해지겠다는 것이다. YOLO(You Only Live Once) : 인생은 한번뿐이다 Carpe diem : 현재를 즐겨라 등 많은 젊은이들이 정신적 모토로 삼고 있는 말이다. 원래 한번 뿐인 생. 지나가면 돌이킬 수 없는 현재. 누구나 꿈꾸는 행복한 삶의 실체가 실제로 존재하기는 하는 건지 현 젊은이들의 방식은 어쩌면 블랙 코미디 속의 유쾌한 비극이라고 일컬을 수도 있다. 적은 비용의 소비로 즐거움을 찾고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비단 오늘날만의 현상이 아니다. 스트레스에 기인한 행위가 옛날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현 젊은이들의 사고와 상황이 달라지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사회학과 이선이 교수는 “예전의 젊은이들은 자신의 부모세대보다 좀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라는 희망이 확실하게 있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결핍의 경험이 적은 세대인 현 젊은이들은 ‘과연 내가 부모님보다 잘살 수 있을까’라는 세대가 공유하는 상대적 박탈감이 있는 것 같다.”고 비교했다. 김 학우는 인형 뽑기를 통해 소소한 탕진잼을 누린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인형뽑기를 하거나 유튜브를 통해 인형뽑기 영상을 본다고 한다. 딱히 인형 뽑기에 큰 의미나 가치를 두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 순간과 인형뽑기 자체를 즐길 뿐이다. 혼자 노래방에서 시발비용을 지출하는 이 학우도 있다. 방음이 되어있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남의 눈치 안보며 소리를 지르고 마음에 안정을 찾는다. 남에게 기대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스트레스에 기인한 소비가 계획적인 소비 습관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우발적인 지출로 인한 후회가 더 큰 스트레스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모든 소비가 경제적이어야 하는가. 모든 지출이 계획적이어야만 하는 걸까.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개인적으로 걱정은 하나도 되지 않는다.”며 “애초에 시발비용, 탕진잼이라는 신조어 자체가 상당히 자기 성찰적이다. 문화라는 것이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활패턴을 나타내는 것인데 무조건 좋게 포장하는 것이 아닌 개인들의 삶을 비판적이고도 자조적으로 바라보는 젊은 세대의 태도가 신조어 속에 담겨있다”고 전했다. 부제 : 현재의 행복. 그 안에 있을 미래 어느 시대든 2030은 고달픈 세대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사회의 편견 섞인 시선일 수도 있다. 나와 함께 하는 친구들이 진짜로 고달파 보이는가? 1000원짜리 인형 뽑기에서도 도전과 성취의 짜릿함을 맛보는 이들이다. 아픔 또한 청춘이기에 유쾌하게 견뎌내는 2030 젊은이들이기에. 티끌정도는 나의 행복에 투자해도 되잖아? 라는 이들에게 누가 비난을 할 수 있을까. 물론 각성해야할 부분 또한 있다. 사회 전반에서 소비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보편적인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젊은 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이 운영되고 있다. 자본주의의 폐혜에 끌려 다니는 타깃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소비에 대한 자아와 균형 잡힌 경제관념이 더욱 중요시될 것이다. 생각해보면 시발비용과 탕진잼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짧은 기간에 빠른 속도로 생산되는 많고 많은 은어 중에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현재의 행복을 누린다고 미래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놈의 노오력, 노오력을 외치는 세상 속에서 노력해봤자 별거 있겠어?’라며 반기를 드는 것이 아니다. 노오력을 하고 있는 나도 좀 행복하겠다는 하나의 자유선언이리라. 후회 없이 살기위한 선택이리라. 시대가 만든 쓸쓸한 신조어 앞에서 우리는 생존하며 투쟁하고 즐거움을 누리며 지금의 행복을 추구한다. carpe diem! 그리고 YOLO!

전선규 수습기자  ivy9805@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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