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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여행 #전주 맛집 #영화의 거리 #한옥마을
  • 정현석 수습기자
  • 승인 2017.05.22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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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여행하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만약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간다면 그곳은 두 사람을 연결하는 공간이 되며, 추억과 친밀도를 쌓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번에 전주로 떠나는 이지현(행정·3) 학우와 김윤경(사학·4) 학우가 전주라는 매력적인 장소를 여행하며 그들의 우정을 더욱 쌓길 바라며...

 

   
 

전주의 맛 - 다양한 먹거리와 새로움

전주는 맛있는 먹거리들로 유명하다.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처음으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던 찰나 우리 이야기를 들으신 택시기사님이 백송회관을 추천해 주셨다. ‘백송회관에는 조선왕조의 일상식에나 나올 법한 반상차림 12첩이 나왔다. 백김치, 된장찌개, 육회, 시금치 등 상을 한 가득 메운 반찬들은 우리를 놀라게 했다. 아주 잠시 왕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모두 육회비빔밥을 시켰는데, 양푼에 밥과 육회가 한가득 담겨 있는 육회비빔밥의 모습은 탄성을 자아냈다. 그 모습에 달려들어 입으로 한가득 넣자 육회는 사르륵 녹아내렸다. 전주에서 느낀 첫 번째 감동이었다.

어둑어둑 해가 졌을 때 우리는 막걸리 골목으로 들어섰다. 막걸리 골목엔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안주를 주는 막걸리 가게들이 모여 있었다. 우리는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피해 천지 주가로 향했다. 한가득 기대를 품고 들어간 천지 주가는 수많은 사람으로 왁자지껄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았다. 고생 끝에 마주한 그곳의 음식들과 막걸리가 그간의 기다림을 잊게 할 만큼 훌륭했기 때문이다. 그곳에선 맛뿐만 아니라 정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옆 테이블의 가족과 합석해 막걸리를 함께 마셨다. 낯선 분들과의 술자리가 불편할 거라 생각했지만, 그분들의 넘치는 에너지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우리는 금세 흥겨워졌다. 한참을 즐겁게 놀다 다음 일정을 위해 헤어져야 했던 우린 아쉬움에 그들과 번호 교환을 했다. 낯선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간 예상치 못한 즐거움, 그것이야말로 여행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묘미였다.

 

   
 

영화의 거리 전주국제영화제

백송 회관에서 10분 정도 걸어 영화의 거리로 갔다. 수많은 포스터들과 사람들로 꽉 찬 영화의 거리는 문화와 생동감이 흘러넘치는 장소였다. 사실 우리가 이곳을 향한 이유는 전주국제영화제 때문이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18주년으로 매년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전주 지역에서 열리는 영화제이다. 지현이는 평소에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고, 윤경이는 국제영화제에 한 번도 오지 못해 우리는 모두 영화제에 들떠있을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The Stairs”를 보았다. 이 영화는 토론토의 한 지역에 있는 마약 중독자들을 카메라로 담았다. 그렉, 마티와 성매매 여자들을 주인공으로 보여주는 데 그들의 상황은 열악하다. 노숙은 물론이고, 성 노동을 위해 살아가야 한다. 그들은 사회에서의 인식 때문에 이유 없이 핍박을 받고 존중을 받지 못한다. 그들은 한 단계 올라가기 위해 발버둥을 치지만 결국 밑바닥 인생을 이어가고 만다. 왜 하필 제목 ‘the stairs’를 계단 내려가기로 해석했을까? 그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걸어가지만 그들이 걷는 계단은 오로지 밑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는 내리막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아무리 노력해도 정해진 내리막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그들의 삶에 안타까움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다소 무거운 주제에 몰입하며 보느라 힘들어진 우리는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카페를 애타게 찾았다.

 

   
 

전주의 문화 전주한옥마을

우리는 마지막 일정으로 전주한옥마을로 향했다. 일제 강점기,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가슴 아픈 훼손의 과정을 겪은 우리나라는 문화적, 전통적 자취를 잃어버렸다. 하지만 다행이다. 전주한옥마을엔 여전히 우리 전통의 가옥과 마을의 형태가 옛모습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한옥 안에서 그들을 보니 우리는 마치 옛 선조들을 바라보는 듯한 착시를 경험했다. 그들처럼 우리 또한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는 한복을 대여했고 마을을 활보하면서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입어보기 전, 한복이 그저 낯선 옷에 불과했지만, 막상 입어보니 생각보다 편했고, 입기 전 바람대로 옛사람이 된 기분이 들었다. 이토록 아름답고 편한 우리의 옷 한복이 정작 주인인 우리와 너무 멀리 떨어져있는 건 아닐까. 전주에서의 경험을 통해, 나는 한복 문화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ps. 하나의 헤프닝이라면 필자는 남자 기자이나 여자 한복을 입고 돌아다녔다. 내가 잘 어울렸는지 사람들이 나와 사진도 많이 찍고 큰 주목을 받았었다. 그리고 마지막 즈음엔 아침이 좋다라는 방송에서 인터뷰도 했다.

 

Epilogue

지현 : 사실 그동안은 윤경이와 이렇게 제대로 시간을 보낼 기회가 적었다. 하지만 시간은 참 빨랐고 그러한 기회가 오기도 전에 우리는 졸업하고 각자의 삶을 바쁘게 살아갈 것만 같았다. 고맙게도 윤경이가 먼저 이번 여행을 제안하였고 나는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윤경이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능력이 있다. 나는 윤경이가 생각하는 긍정적이고 재미있는 사고방식을 좋아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을 통해서 윤경이의 통통 튀는 매력 뒤에는 깊은 배려심과 꼼꼼함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항상 내 의견을 물어봐주고 경청해주는 윤경이 덕분에 우리는 말다툼이나 기 싸움 하나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했다. 또 윤경이가 일정과 예산을 꼼꼼하고 살뜰하게 챙겨주어 보다 수월한 여행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덧붙여 평소에는 시간에 쫓기느라 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 소중한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소중한 시간을 내어 예쁜 추억을 남겨준 윤경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윤경 : 지현이는 항상 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칭찬을 잘해준다. 그래서 같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알고 지냈는지도 몇 년이 되어가고 있는데 한 번도 여행을 가거나 학교에서도 잘 만나지 못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지현이와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이제 공시 준비, 취업 준비를 할 텐데 같이 고등학교 때 입시를 준비하고 대학교에 입학한 것처럼 나머지 준비도 같이 잘 해나갔으면 좋겠다.

 

Ending

고등학교 졸업한 지가 엊그제 같고 시간은 빠르게 흐르는 데 나는 늘 어느 한 부분에 멈춰있는 기분이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도 그대로인 것 같아 답답하기도 했고 조금씩 지쳐 갔다. 두 친구도 여행을 떠났기 전 나와 같은 마음이었다. 졸업을 앞두고 둘이 처음 가는 여행인 만큼 그들도 여유가 없는 채 바쁜 나날을 살아온 것이다. 서로 비슷한 불안의 감정으로 출발한 우리 셋은, 돌아오는 날 모두 같은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살면서 처음 낯선 사람들과 여행을 했다. 어색할 법한 우리 조합은 전주에서 같이 맛있는 것을 먹고 영화도 보고 여행지도 가면서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을 쌓게 되었다. 처음의 어색함은 같은 공감이 있어 친숙함으로 바뀌었고, 혼자보다 셋이서 갔기에 그 재미가 3배로 늘어날 수 있었다.

기억의 조각들이 모이고 모여 나의 일생이 되고 추억이 된다. 그리고 추억은 바쁜 일상을 견뎌낼 수 있게 해준다. 이번 전주 여행이 앞으로 남은 대학 생활에 두고두고 내 마음을 쉴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언젠가 나이를 먹게 되어 전주를 회상할 때, 하나의 추억이 될 것이고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줄 거란 기대를 한다.

정현석 수습기자  ingu627@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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