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경영학부에 재직자들을 위한 새로운 학과인 글로벌 경영학과의 신설에 대한 공청회가 진행됐다.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신설학과는 아직까지 확정 사업은 아니지만 학교 측이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다. 표면적으로 일반적인 학생들과 달리 바로 취직한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의 기회를 한번 더 제공해주자는 취지에서 진행하려는 해당 사업은 실질적으로는 학교 측의 재정 안정성·학생들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진행하는 사업으로 보인다.
지난 해 7월 이화여대의 미래라이프 사업이 불거졌다. 소위 뷰티과와 미용과 등 기존의 학부체제와 무관한 학부를 창설하여 학위장사를 한다는 것이 논란의 시작이었다. 이에 학생들은 분노했고 교수들에게 적극적으로 항의를 해 평화로운 캠퍼스 교정 안에 경찰병력이 배치되기도했다.
이번 우리학교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경영학과’ 신설은 이러한 이화여대의 미래라이프 대학과 차별점을 학문성에 두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일반적인 경영학과와 이화여대가 추진한 뷰티과 미용과 등의 학문성과 깊이의 차이가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에 불구하고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학교 측에서 재직자 전형을 신설하여 얻을 수 있는 효익은 많다. 정부의 지원금을 통해 신설되는 학과의 학생 뿐만 아닌 타학과 학생들을 위해 자금 전용을 하여 기존에 거론된 재정적 위기를 일시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또 다양한 학내 구성원을 받아들임에 따라 기존에 있는 학부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재직자 전형의 신설 혹은 유사 전형의 신설과 관련된 문제는 단순히 학생 수의 증가와 정부 지원금 확대의 문제가 아니다. 재직자 전형으로 신설되는 학과의 학문성 뿐만 아니라 신설을 통해 학우들이 얻을 다양성 문제 등의 실익에 대해 분명히 고려해야하며 향후 재직자 전형으로 졸업하는 학우들의 진로까지도 고려해야한다.
경영대학은 새로 만드는 전형의 입학자들에 대해 명확한 기준과 자격에 근거하여 선발해야한다. 이에 경영대 학우들과 학생회 측은 학교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조언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맡아야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제2의 미래라이프 사업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명확한 기준과 판단이 없는 단순히 재직자 전형을 신설하는 것은 또 다른 학위 장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